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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회사에 다니는 남편, 초등학교 저학년인 아들과 셋이서 리모델링한 낡은 아파트 2층에 살고 있습니다.


어느 주말 오후, 남편이 덧문을 닫으려고 아들 방 창문으로 아파트 뒷마당을 보았을 때 일입니다.

뒷마당과 야외 주차장 사이 공간에서 50~60대 정도 돼 보이는 여성이 반려견과 함께 서 있었다고 합니다.


꽤 추운 날이었는데도 그 여자는 사람 한 명 없는 뒷마당에 우뚝 서서 제 아들 방 창문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있었다…고 남편이 말했습니다.

남편은 그런 식으로 쳐다보고 있으니 당연히 수상하다고 생각해서 창문을 열고 말을 걸었습니다.


"무슨 일이세요? 여긴 사유지입니다."


그러자 여자는 남편을 노려보고는 말했습니다.


"TV 보면서 깔깔 웃고만 있지 말고, 애 손 좀 꼭 잡고 있어요!!"


이렇게 알 수 없는 말을 반쯤 고함 지르듯이 거친 어조로 쏘아붙였습니다.

그리고는 개를 안고 돌아서서 주차장에 세워둔 낡은 차에 올라타고 힘차게 떠났다는 겁니다.


그때 아들과 저는 다른 방에서 놀고 있었는데, 나중에 남편에게 이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여기는 조그마한 아파트라서 남편도 이웃에 누가 살고 있는지 거의 다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여자는 여기 사는 사람이 아니었을뿐더러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었다고 합니다.


"개똥 처리하느라 곤란하던 차에 당신이 쳐다봐서 민망했던 거 아냐?"


저는 처음에 그렇게 웃어넘겼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걱정스러운 듯 말했습니다.


"수상한 사람이라기에는 생긴 것도 말쑥하고 평범한 아주머니 같았어. 그래도 어쩐지 좀 소름 끼치네. 미안한데 시간 날 때 근처 파출소에 얘기 좀 해 줘."


저도 그 말을 듣자 빈집 털이나 유괴 같은 범죄에 연루되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다시 들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이 여성에 대한 얘기를 파출소에 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장을 보는 겸 상가에 있는 찻집에 들렀습니다.

가게에 들어가자 찻집 아주머니가 제 얼굴을 보고는 안색이 싹 바뀌었습니다.


"아, 다행이다. 지금 와서 정말 다행이야, 잠깐만."


아주머니는 저를 안쪽 부엌으로 끌어당기고 다른 손님들이 듣지 못하도록 속삭이기 시작했습니다.


"요전에 60대 정도 아줌마가 자기네 집에 갔었지?"


어떻게 그걸 알고 있느냐고 놀라자 아주머니는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이름이 나츠에라고 하는데, 내 사촌이야."


찻집 아주머니는 우리 가족이 지금 사는 집에서 예전에 사셨던 노부부의 친척뻘 되는 사람입니다.

노부부는 이미 오래전에 세상을 떠나셨지만, 그분들의 따님이 지금은 이웃 마을에 사는 나츠에 씨라고 합니다.

다시 말해, 나츠에 씨는 오래전에 우리 집에 살았던 사람이라는 겁니다.


나츠에 씨는 예지몽을 잘 꾸는 체질이라고 합니다.

주변 사람들의 심각한 사고나 죽음을 미리 알게 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합니다.

평소에는 아주 평범한 사람이지만 강한 꿈을 꾸기 직전이나 직후에는 쇼크 때문인지 무아지경 상태처럼 되어 버려서 언뜻 보기에는 정신이상자처럼 보인다는 겁니다.


"요전에 나츠에 씨한테서 전화가 왔었어.

어렸을 때 살던 집이 꿈에 나왔는데 집안에 또 다른 아이가 보였대.

그리고 그 아이가 차에 부딪히는 모습을 똑똑히 봤다는 거야.

그래서 자기네 애기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지.

근데 내가 자기랑 직접 알고 지내는 사이가 아니니까 충고를 못 하고 있었는데.."


너무 갑작스러운 이야기라 얼굴에 핏기가 싹 가시는 기분이었습니다.

어쨌든 차를 사서 집에 간 뒤 아들한테 학교 갈 때나 평소에나 항상 자동차를 조심하라고 타일렀습니다.


그리고 이틀 뒤.

남편이 아이와 같은 시간에 출근하던 날.

아들이 앞에 있는 친구를 발견하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남편은 스마트폰을 확인하면서 걷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때 대형 승용차가 아들과 부딪히는 사고가 일어나고 말았습니다.


아들은 크게 밀려서 어느 집 산울타리에 부딪혔습니다.

다행히 주택가라 차가 서행중이어서 충격은 크지 않았습니다.

아들은 병원에서 검사받았지만 가벼운 염좌 정도로 끝났습니다.


나츠에 씨는 이 사고랑 똑같은 꿈을 꿨던 걸까요?

아무리 생각해도 저는 이 사고로 일어날 수 있었던 최악의 상황이 바로 나츠에 씨의 꿈인 것 같습니다.

나츠에 씨가 미리 충고해 주어서 아들이 경상으로 끝나고 목숨을 잃지 않을 수 있었던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찻집 아주머니에게 이 일을 말했지만, 아직 나츠에 씨를 직접 본 적은 없습니다.

고맙다고 말하고 싶지만, 찻집 아주머니 말로는 평범한 꿈이랑 예지몽을 구별하지 못하고 고민하느라 항상 잠이 모자란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이 꿈 얘기를 하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하네요.


언젠가 감사하다는 말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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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