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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개 귀신…?을 본 적 있습니다.

벌써 20년 전 일이지만, 그 이후로 지금까지도 개라면 질색입니다.


그 당시 저는 주말에 회사 동료들과 골프를 치러 가곤 했습니다.

차를 타고 이동해 골프장에서 집합, 그리고 해산.

마침 저만 집이 다른 동료들과 반대 방향이었기 때문에 같이 차를 타고 갈 필요도 없었습니다.

편하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는 나 홀로 여행이었죠.


어느 더운 여름날, 경기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는 밤길을 혼자 운전하고 있었습니다.

오후 10시가 넘었을까요?

평소에는 집에 좀 더 일찍 가는데, 그날은 경기 후에 저녁 식사 모임도 있어서 늦어졌습니다.

밖은 당연히 깜깜합니다.


가벼운 고갯길 같은 곳에 이르렀을 때였습니다.

그곳을 지나면 거의 집에 다 왔다는 뜻이기 때문에 긴장이 풀렸는지도 모릅니다.

문득 정신을 차리자 헤드라이트 불빛에 목줄을 찬 서양 개가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그리고 다음 순간 쿵 하는 충격과 함께 타이어가 무언가를 밟고 지나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차로 쳤구나, 아이고.’


동시에 ‘큰일 났다’라고도 생각했습니다.


들개나 너구리 같으면 무시하고 그냥 갔을 텐데, 방금 그건 누가 기르는 개였겠죠.

근처에 주인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우선 상황만이라도 확인하려고 차를 세우고 차에 비치해 둔 손전등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레 개를 쳤던 곳으로 돌아갔습니다.


개를 쳤던 곳 근처에는 분명히 핏자국 같은 게 있었습니다만…

정작 개 사체는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걱정했던 주인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도로 양옆은 숲처럼 나무가 빽빽해서 개나 다른 동물들이 숨을 수 있는 곳은 많습니다.

분명 개는 무사하고 깜짝 놀라 숲으로 도망갔을 거야.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습니다.

아무 일도 없었어, 사고니 뭐니, 과장해서 생각할 필요가 없어.

그렇게 억지로 낙관적인 생각을 하고는 서둘러 차를 몰고 그 자리를 떠났습니다.


이상하다고 느낀 건 그로부터 몇 분 후였습니다.

숲을 통과하는 길이 이상하게 길었던 겁니다.


평소에는 2~3분이면 휙 지나가고도 남는 길입니다.

그런데 벌써 10분 가까이 달리고 있는데도 빠져나갈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골프 끝나고 집에 오는 길에 몇 번이나 다닌 길인 데다, 쭉 일방통행인 도로라서 길을 잃었을 리도 없습니다.

예감이 좋지 않았던 저는 액셀을 꾹 밟았습니다.

시속 60km가 넘었던 것 같아요.

누가 봐도 제한속도 초과였지만, 그때는 그냥 숲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때였어요.

헤드라이트 불빛에 또 개가 보인 겁니다.


그 개와 순간 눈이 마주쳤습니다.

목줄을 찬 셰퍼드 같은 서양 개.

아까 치었던 개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습니다.

개는 다가오는 차를 피하기는커녕 꼼짝도 하지 않고 길 한복판에 서 있었습니다.

영문도 모른 채 저는 있는 힘껏 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왼쪽으로 꺾었습니다.

그 직후 제 차는 도로 옆 숲으로 돌진했습니다.

순간 엄청난 충격이 있었던 것만 기억합니다.


그 후 정신을 차려 보니 저는 구급차 안에 있었습니다.

나중에 경찰한테 들은 얘기로는 제 차가 고갯길 숲속에서 나무를 들이받은 모습을 보고 누군가 신고하고 구급차를 불렀다고 합니다.


경찰은 제게 사고 원인이 무엇인지 물었습니다.


"길 한복판에 있던 개 때문에 깜짝 놀라서 핸들을 잘못 꺾었어요."


저는 그렇게만 대답했습니다.

같은 개를 두 번 치었다고 해봤자 도저히 믿어주지 않을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경찰에서도 그 얘기를 듣고 납득했는지 더 이상 캐묻지 않았습니다.


다행히 부상은 그리 심하지 않았고 보험 처리도 됐습니다.

이 사건 이후로 저는 개를 싫어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셰퍼드처럼 귀가 뾰족한 서양 개는 정말 질색이에요.


저는 아직도 무슨 일이 일어난 건지 잘 모르겠습니다.

요즘에는 그 개, 아니면 둔갑한 여우나 너구리한테 홀렸겠거니 하고 납득한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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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