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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가 21살 때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저는 아직 학생이었고, 아르바이트하며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휴대폰으로 전화가 왔습니다.

전화는 받자마자 끊겼습니다.

그 당시엔 장난 전화가 유행이었다고 할까, 어쨌든 비슷한 놀이가 있었는데 그거겠거니 생각해서 별로 신경 쓰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전화가 걸려 오는 횟수가 점차 늘어났고, 받자마자 끊기던 전화는 수십 초 동안 아무 소리 없이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예 작정하고 나한테 장난치고 있구나, 라는 확신이 들자 저는 젊은 혈기에 그만 오기가 생기고 말았습니다.

저쪽이 먼저 그만둘 때까지 철저하게 상대해 주겠다고 다짐한 것입니다.


장난 전화는 사흘에 한 번꼴로 점점 빈도가 높아졌고, 한 달 반 정도 지났을 무렵에는 매일 전화가 걸려 오기 시작했습니다.

상대방의 끈질김에 혀를 내둘렀지만, 차단하면 왠지 지는 것 같아서 계속 받아 보았습니다.

수업 중이든 아르바이트 중이든 상관없이 전화가 걸려 왔고 음성사서함으로 넘어가도 아무 말 없이 침묵뿐이었습니다.

'엄청 끈질기네…'라고 생각하면서도 지고 싶지 않아 고집스럽게 상대했더니 드디어 장난 전화가 뚝 끊겼습니다.


"내가 이겼다!!"


저는 마침내 뭐라 형언할 수 없는 성취감을 품고 평화로운 나날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생각했는데 며칠이 지나자 지금까지는 낮에 걸려 오던 전화가 밤늦게 걸려 오기 시작했습니다.


또 이러네…싶으면서도 계속 상대해주고 있었지만, 전화가 오는 건 항상 자정이 막 지났을 무렵.

매일 자려고만 하면 전화 때문에 잠에서 깼고, 결국 저는 화가 잔뜩 나서 전화를 받았을 때 소리를 지르며 끊어버렸습니다.


"야, 적당히 좀 해!! 끈질기네 진짜!!"


하지만 다음 날 같은 시간에 전화가 다시 왔습니다.

전화를 받은 저는 다시 한마디하고 끊었습니다.


"진짜 적당히 해라!! 머리 돌았냐!! "


그러자 이번에는 전화 대신 문자가 한 통 왔습니다.


[ 그러면날봐줘 ]


어? 하고 멍해 있는데 문자가 한 통 더 왔습니다.


[ 네가봐줄때까지포기하지않아영원히 ]


문자를 읽는 순간 핏기가 가시는 것 같았습니다.

아마 그 전화의 정체는 장난 전화가 아니라 스토커였던 모양입니다.

저는 급하게 핸드폰을 끄고 이불 속으로 숨어들어 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 일어나서 핸드폰을 켜보니 부재중 전화도 문자도 없었습니다.


그날부터 저는 더 이상 장난 전화를 받지 않고 밤에는 휴대폰을 꺼두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러고 나서 밤에 잠자리에 들려고 방의 불을 끄고 핸드폰에 손을 뻗으니, 문자가 왔습니다.

예감이 안 좋았지만, 내용을 확인해보았습니다.


[ 오늘은벌써자니 ]


어디선가 보고 있어!

무서워서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커튼을 열고 밖을 내다볼까 했지만, 만약 거기에 사람이 있으면 더 무서울 것 같아 창문 가까이 갈 수도 없었습니다.

아무튼 저는 핸드폰을 끄고 이불 속으로 기어들어 갔습니다.


다음날부터는 밖에 있든 집에 있든 무서워서 견딜 수가 없었습니다.

당시 살던 집 주변에는 숨을 곳도 마땅치 않아서 혹시 도청당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어디밖에서 지켜보고 있는 건 아닌지 모든 게 다 의심스러웠습니다.

의심 암귀에 빠진 저는 최대한 핸드폰을 끄고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그 후로는 일주일 정도 전화나 문자가 오지 않았습니다.

스토커가 아니라 단순히 나를 겁주려고 그런 건가?

조금은 마음이 놓여 아르바이트를 마치고 집에서 핸드폰을 보니 문자가 와 있었습니다.


[오늘은늦었네잔업있었나봐]


역시 어딘가에서 보고 있어!

무엇보다 '오늘'이라는 말이 너무 무서웠습니다.

상대방은 제 행동을 파악하고 감시하고 있는 걸까요?

슬슬 위험하다고 느끼던 와중에, 다음 날 서점에 들렀다 나온 직후 문자를 받았습니다.


[그책참좋아하더라]


부모님이나 친구들과 상의해 봤지만, 근처에서 스토킹 피해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했는지,


“그냥 놀리는 거야”


“우연이 몇 번 겹친 거겠지.”


라며 상대해주지도 않았습니다.

경찰에 신고하려고도 했었는데, 남자가 스토킹을 당한다는 얘기를 진지하게 들어줄지, 만약 스토커가 내 행동을 지켜보고 있다면 경찰에 신고했다고 화가 나서 공격하는 건 아닐지 걱정되어서 경찰에 신고할 수는 없었습니다.


그 후로는 학교와 아르바이트를 왔다 갔다 할 뿐 어디 놀러 가는 것도 삼갔습니다.

친구까지 엮일까 다른 사람들과 행동하고 싶지 않았고 핸드폰도 자주 사용하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었습니다.

장난 전화를 차단할까도 생각했지만, 상대방의 비위를 거스를까 봐 차단도 하지 못했습니다.


아무 말 없는 전화는 계속 왔지만, 핸드폰을 꺼놔서 예전처럼 자주 오지는 않았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그 전화가 부재중 전화 목록에 들어왔지만, 더 이상 전화를 받을 엄두가 나지 않았습니다.

반년 정도 지나자 상대방도 포기했는지 마침내 평범한 생활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정말로 스토커였을까요?

아니면 다른 사람들 말처럼 누가 장난친 게 우연히 들어맞았을 뿐일까요?

뭐가 맞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때 기억을 떠올리면 지금도 공포가 되살아나면서 속이 메스껍고 숨쉬기 힘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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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