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마지막이네요. 이어서 쓰겠습니다.

“앉아!”
다시 소리치는 무당의 목소리를 따라 전 관 옆에 무릎을 꿇고 앉았습니다.
혹시 예전에 김정일 사망했을 때의 관 모양 기억하십니까?
나무로 만들어진 관에 얼굴 부분만 유리로 만들어져 안이 보이는 관.
무릎을 꿇고 앉으니 그 관과 동일하게 얼굴부분이 유리로 되어있어 그 여자분의 얼굴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 다방 이후 이제서야 다시 보는 그 여자분의 얼굴.
유리를 통해서 본 그 여자분의 얼굴은 믿기 힘들게 생기가 돌고 있었고 여전히 하얀 피부지만 혈색마저 있는 듯 입술까지 붉었습니다.
그날 내가 버스에서 말을 걸었던 그 모습 그대로였습니다. ‘이게 죽은 사람의 얼굴이라고?’ 이런 생각을 하고있는데
이 자세 그대로 무당이 제 주위를 돌며 굿 같은거를 하더군요. 무심코 고개를 들자
“숙여!”
라고 고함치는 무당의 목소리에 굿이 끝날 때까지 여자분의 얼굴을 보고 있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차마 계속 볼 수 없어 전 눈을 감고 있었습니다.
그리 길지 않은 것 같은 시간이 지나고 무당이 제 주위를 도는걸 멈추더니 이제와는 다르게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이제 이동합시다.”
현장에 있던 사람들이 버스로 타기 시작했습니다.
버스로 들어가보니 일반 좌석버스와는 다르게 양쪽에 한줄씩 의자가 놓여있었고 가운데 통로 부분이 넓게 배치되어있었습니다.
사람들이 모두 버스에 오르고 남은 남자들이 관을 버스 안으로 들고 들어와 통로부분에 고정했습니다.
그리고 우린 또다시 길을 따라 산 깊은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영혼결혼식 -3

이미 날은 어두워졌습니다. 우리는 어디가 끝인지도 모를 산길을 따라 깊이 한참을 들어갔습니다.
길을 따라 갈수록 안개가 짙어졌습니다. 사람들은 말이 없어 버스 내부는 고요하다 못해 적막했습니다.
엄마는 단지 제 손을 꼭 잡고만 계셨죠.
“멈춰!”
무당이 갑자기 외치자 버스가 급정거를 했습니다. 무당이 저를 불러 다시 차분한 목소리로 얘기하더군요.
“여기가 그 여자가 세상을 등진 곳이다. 이제 너 혼자의 길이다.
혼자 버스에서 내려 이 길을 따라 앞으로 가야 한다. 명심할 건 앞으로 가다 보면 누군가 네 옷을 잡을 것이다.
이때 절대 뒤돌아보면 안된다. 어떠한 유혹이 있어도 절대로 뒤돌아 보면 안된다.
만약 뒤돌아 본다면 그 여자가 너를 데리고 같이 저승으로 갈 것이고, 뒤돌아 보지 않는다면 네가 인연이 아니구나 생각하고 세상의 미련을 버리고 저승으로 홀로 갈 것이다. 명심해라.”
라고 말하며 손에 빨간색 부적이 달린 열쇠를 쥐어줬습니다.
“절대 손에서 놓지마.”
저는 혼자 버스에서 내렸습니다.
스산한 공기와 혼자 있다라는 공포가 몸을 휘감았습니다.
엄마와 눈을 한번 마주친 후 길을 따라 가기 시작했습니다.
뒤에서 버스 라이트가 길을 비춰 줬지만 짙은 안개 때문에 발밑이 겨우 보일 정도였습니다.
앞으로 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느 정도 길을 따라 걸은 것 같은데 아무도 날 안 잡는겁니다.
그래서 뒤를 돌아봤습니다. 버스 앞문 유리창으로 절 보고 있는 무당에게 손짓으로 ‘아무도 날 안 잡는다.’ 라고 신호를 보냈으나 무당은 그냥 가라는 손짓을 할 뿐이었습니다
‘빨리 끝내자.’
다시 길을 따라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순간 진짜 누가 내 왼팔 옷깃을 잡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온몸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다리는 떨리고 발걸음은 안 떨어 졌죠.
‘절대 뒤돌아보지마!’ 라는 무당의 말이 귓가를 맴돌았습니다.
그런데 몸이 저절로 뒤로 돌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누가 강제로 당기는 것도 아닌데 제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돌아갔습니다.
공포에 눈을 질끈 감았습니다.
몸이 다 돌아갔다는게 느껴졌지만 아무 일도, 아무 소리도, 아무 느낌도 나지 안았습니다.
살짝 눈을 떠봤습니다.
있어야 할 버스 라이트가 안보였습니다.
이 공간 안에 나밖에 없다. 라는 걸 직감적으로 알겠더군요.
눈앞엔 누구도, 아무것도 없이 안개만 보일 뿐이었습니다. 무당이 말한 그 여자는 없었습니다.
‘뭐지? 왜 아무것도 없지? 여기가 저승인가?’
라고 생각하며 사방을 둘러보다 무심코 아래를 보니 작은 상자 하나가 놓여져 있었습니다.
그 상자를 열면 안된다는 걸 직감적으로 느꼈지만 이미 몸은 그 상자를 들고 있었죠.
상자는 잠겨있었습니다. 한 손에 무당이 준 열쇠가 생각났습니다.
그 열쇠를 상자에 넣고 돌리자 딸깍 하는 소리와 함께 상자가 열렸습니다.
그 상자를 열어보니 쪽지 하나가 들어있었습니다. 조심스레 그 쪽지를 펴보니 그 쪽지 안에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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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척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