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크닉가방

장터말을 지나는 시골길은 너무 한적한 동네라 카페라 할 만한 장소가 없습니다.
다행이 내린 곳에 4층짜리 나홀로 상가건물이 있어 건물 2층에 위치한 카페가 아닌 다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다방은 칙칙한 분위기가 아닌 요즘 카페와 비슷한 분위기였고, 평일 낮이었음에도 두세 테이블 정도 아줌마와 아저씨 손님들이 앉아있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 여자분과 전 입구 쪽 가운데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그런데 평소 찐따스러움이 가득했던 전, 말 거는데 용기를 다 써버린지라 도무지 무슨 말을해야 할지 모르겠는 겁니다. 그 여자분도 말이 없으셨습니다. 한참을 침묵속에 서로 마주보고 앉아있는데 그 여자분이 먼저 말을 꺼내셨습니다.

“저 화장실좀 다녀올께요.”

그렇게 그 여자분이 화장실을 간 사이 전 친구들과 약속 파토의 문자를 보낸 후 무슨 얘기로 호감을 살지 두뇌를 풀 가동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게 10분이 지나고, 30분이 지났습니다. 아직 여자분은 오지 않으셨습니다. 입구쪽에 자리를 잡은지라 건물 복도 화장실이 보이는 자리였는데 들어가는 모습은 봤는데 나오는 모습은 보지 못했고 여자분 자리에 여자분이 들고 있던 피크닉가방이 여전히 놓여있는지라 ‘장이 안좋으신가?’
어쩔수 없는 모쏠찐따의 생각으로 더 기다려보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한 시간이 지났습니다. 한 시간이 지나니 걱정이 짜증으로 변하더군요.
‘도대체 소지품을 두고 어디를 갔길래 안 오는 거지?’
문득 건너편에 놓여있는 저 피크닉 가방 안에는 뭐가 들어있는지 궁금해졌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열어볼 순 없죠. 그렇게 30분을 더 기다렸습니다.
이젠 여자분이 왜 안오나 라는 생각보다 저 가방 안에 뭐가 들었나? 라는 생각이 머리 속에 가득했습니다.
복도 화장실을 살짝 보니 여자분이 나올 기색은 안보였습니다. 그래서 살짝만 열어보기로 마음먹었습니다.
양쪽으로 열리는 피크닉가방의 한쪽을 살짝 열어본 저는 소리를 지르고 말았습니다.
피크닉 가방 안에 아기 시체가 들어있는 것이었습니다. 한눈에 봐도 시체구나 라고 알 정도로 피크닉가방 안의 모습은 섬뜩했습니다.
제가 지른 소리를 듣고 다방 손님과 사장이 제 자리로 모였습니다. 가방 안을 확인한 사람들은 절 제압했습니다. 전 당황해 소리질렀죠.
“저 아니에요! 저랑 같이 온 여자 보셨잖아요 그 여자 가방이에요!”
하지만 다방 사장의 신고로 전 인근 경찰서로 가게 되었습니다.

경찰서.

한 4~5시 즘. 저녁시간이 되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경찰서에서 전 조사 중 이었습니다.
경찰서라기보다 파출소가 맞겠네요. 작은 파출소였습니다. 파출소에서 조사중인 전 혼란스러웠습니다.
“저 아니에요! 그 여자가 가져온 가방이에요!” 란 말만 되풀이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여자 경찰분께서 오시더니 침착하게 오늘 있었던 일을 순서 데로 말해보라며 절 진정시켰습니다.
덕분에 흥분한 마음을 진정시키고 휴가를 나와 친구를 만나러 가기 위해 12번 버스를 타는 것부터 이야기를 시작했습니다.
시간 순서 데로 이야기를 하는 도중 여자분이 버스를 탔을 때까지 이야기가 왔을 때 여자분의 인상착의를 듣고 경찰분들의 표정이 변하는걸 보았습니다.
그리고 제 이야기를 멈추고 컴퓨터로 뭔가를 찾기 시작하더군요. 그리고 절 모니터로 부르더니 이 여가자 맞냐고 물어봅니다.
모니터에는 오늘 나와 다방을 가고 화장실에서 돌아오지 않은 그 여자 사진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이 여자 맞아요! 이 여자에요!”

전 소리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잠시 후 다시 오겠습니다.


1편 보기 : http://web.humoruniv.com/board/humor/read.html?table=fear&pg=0&number=8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