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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제가 아직 초등학교에 다닐 때 얘기입니다.

아빠의 일 때문에 우리 가족은 새로운 곳으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저도 친구들과 헤어지는 게 죽을 만큼 싫긴 했지만, 당시 5살이었던 남동생에게는 유치원 친구들과 헤어진다는 것이 큰 충격이었던 모양이라 이사 가기 전에는 가기 싫다고 통곡하는 지경이었습니다.

동생은 이사하고 나서는 말도 잘 안 하고 집에서 혼자 놀기만 했습니다.

새 유치원에 가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그런 동생을 위해 엄마는 어떻게든 기분을 풀어줄 겸 같이 동네 산책도 하고 장을 보러 가기도 하며 늘 곁에 있었습니다.

저도 누나로서 엄마를 도와 동생을 최대한 챙기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는 동안 동생이 유일하게 좋아했던 게 바로 근처 어린이 공원에 가는 것이었습니다.


이사 간 집에서도 가까운 작은 공원이었습니다.

미끄럼틀 한 대 외에는 별다른 놀이기구도 없었고, 가지를 쭉 뻗은 큰 나무가 몇 그루 자라 있을뿐입니다.

동네 아이들에게 인기도 없어서 갈 때마다 우리 말고는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 한적한 공원이었는데 이상하게도 동생은 좋아해서 거의 매일같이 그 공원에서 놀게 되었습니다.


한번은 동생에게 그 공원이 어디가 그렇게 좋냐고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이 공원 어디가 그렇게 맘에 든 거야?"


"그야 나무 아줌마가 있는걸."


"그게 뭐야, 아줌마?"


"아줌마네 애기가 없어졌대."


"엥?"


그때 저는 동생의 말을 진지하게 듣지 않았습니다.

그저 영웅놀이나 소꿉놀이 같은 어린애 특유의 놀이 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사한 지 한두 달이 지나자 동생은 차츰 웃음을 되찾았습니다.

새 유치원에도 잘 가서 엄마랑 저는 안심했습니다.

이대로라면 곧 예전처럼 기운을 되찾을 거라고 기대했습니다.


그런데 얼마 안 가 동생이 갑자기 고열이 나서 쓰러졌습니다.

엄마가 병원에 데려가 약도 많이 먹이고 주사까지 맞았는데도 열은 전혀 가시지 않았습니다.

엄마는 항상 동생 곁에 붙어 간병하셨고, 저도 할 수 있는 한 집안일을 도와드렸습니다.


그리고 동생이 쓰러진 셋째 날 저녁.

엄마랑 동생, 그리고 초등학교에서 돌아온 저까지 3명이 집에 있었는데 누군가가 초인종을 울렸습니다.


아빠가 돌아오시기엔 너무 이른 시간이고, 친구들이 놀러 오기로 한 적도 없었습니다.

의아해하며 현관문을 열었더니 낯선 여자가 서 있었습니다.

블라우스에 검정 치마를 입고 싱글벙글 웃고 있는 30대 정도의 낯선 아줌마였습니다.


"누구세요?"


제 질문에 여자가 대답했습니다.


"이 집 남자아이가 아프지 않나요? 제가 맡아드릴게요."


여자는 그렇게 말하곤 다짜고짜 집 안으로 들어오려고 했습니다.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하지만 어린 마음에도 이 여자를 집에 들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어 필사적으로 온몸을 써서 여자를 막으며 엄마를 소리쳐 불렀습니다.


"엄마!!! 모르는 아줌마가 집에 들어오려고 해!!!!!"


"자, 아드님은 어디 있나요? 걱정 마세요~ 제가 맡아 드릴 테니까요~”


"엄마!! 엄마아아아아!!!!"


여자는 제가 막거나 말거나 전혀 신경 쓰지 않았고, 심지어 이쪽을 보지도 않았습니다.

저는 온 힘을 다해 여자를 힘껏 밀었지만, 여자는 오히려 엄청난 힘으로 저를 밀어 넘어뜨리고 집에 들어오려고 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엄마가 복도 안쪽에서 엄청난 기세로 뛰쳐나오시더니, 여자에게 달려와서는 힘껏 뺨을 때렸습니다.


"당신 누구야!!!!?? 나가!! 빨리 나가!!!! 맡기긴 누가 맡긴다는 거야!!!! 다시는 우리 애 근처에 얼씬거리지도 마!!!!!"


평소 매사에 소극적인 엄마가 그렇게 화를 낸 건 처음이었습니다.

엄마의 기세에 눌렸는지 여자는 얻어맞은 얼굴을 부여잡고 뒷걸음질 치더니 그대로 도망쳤습니다.


그 후 여자는 다시 오지 않았고 동생의 병도 무사히 다 나았습니다.

하나 이상했던 점은 병이 나은 후로 동생은 그렇게나 좋아하던 그 공원에 전혀 가고 싶어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왠지 모르게 공원을 피하고 멀리하는 나날을 보냈습니다.


그로부터 한참 후에 새로 사귄 제 친구가 가르쳐 준 건데….

그 공원이 사실 동네에서 유명한 심령 스폿이었다고 합니다.


우리가 이사 오기 1년 전,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한 어머니가 공원 나무에 목을 매 자살한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 여자 귀신을 봤다는 소문이 끊임없이 나돌았고, 동네 주민들은 그 공원을 피하게 됐다고 합니다.

사람이 목을 맨 나무는 꺼림직하다는 이유로 공원에 있는 모든 나무를 베어버렸다는데, 그게 때마침 동생이 아파서 쓰러진 시점이랑 똑같았습니다.


그때 우리 집에 왔던 여자가 그 자살했다는 귀신인지 아닌지 엄마도 저도 잘 모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어머니는 강하다는 사실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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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