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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내가 영원히 행복속에서 살 줄 알았어.
사업은 잘되었고 날 사랑하는 사람도 많이 있었지.
내가 할 일이라곤 기세 좋게 돈을 써가며 날 쫒아다니는 여자들 중 하나만 고르면 되는거였어.
그래. 그냥 비슷하게 예쁜 여자들을 쭉 둘러보다가 한 여자한테서 뭔가 다른 느낌을 봤어.
뭐랄까? 붉은 오로라가 아름답게 피어나는 여자라고 할까?
말로 표현할 수는 없었지만 무언가 달랐지. 난 그 여자를 선택했어.
돈많은 사업가가 미모의 여인과 결혼했으니 앞으로의 인생이 어땠겠어?
한번 상상해봐.
행복했을까? 그때 내가 정말 행복했을까?
글쎄. 적어도 잠깐은 그랬겠지만 돌이켜보면 시작부터 잘못되어있었어.
사업이 커지니까 욕심이 생기고 마음에 여유가 사라졌어.
게다가 결혼 후 아내를 처음 볼 때 느꼈던 그 예쁜 오로라는 보이지 않았지.
그저 욕심많은 불여우만 남아있을 뿐이었어.
왜 그때 느꼈던게 사라졌을까?
그때는 알수 없었지만 한가지 확신한건 아내는 이제 내게 아무것도 아니었다는거야.
그 덕에 집에 있는 시간이 적어졌고 성격은 날카롭게 변했지.
내 아내는 외모만큼 마음씨가 예쁜 사람이 아니었으니
부부사이야 순식간에 얼어붙을 수밖에.
아내는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돈을 썼고.
난 그걸 감당하기 위해 다시 회사에 매달리고.
각방을 쓰는데는 딱 3달.
아내가 바람핀건 그보다 빨랐을거야.
내가 믿었던 행복은 시작부터 그렇게 어긋나 있었던거지.
그래. 난 아내를 사랑하지 않았어. 처음본 느낌은 그저 내 착각이라 생각했지.
사랑에 빠지는 오로라라니 그런게 있을 리가 없잖아.
그렇다고 이 삶을 망치고 싶지는 않았어.
진짜가 어찌되었건 다른 사람들은 날 행복하다 믿게 하고 싶었지.
내가 바랬던건 그냥 사회적으로 성공한 인생이었을 뿐일지도 몰라.
하지만 집착을 할수록 멀어지는건지 내가 행복해지려 할수록 일은 어긋났어.
난 미친 사람처럼 일에 매달렸지만 결국 차압딱지가 붙었고
그제야 돌아본 아내는 이미 나에게서 완전히 마음이 떠난채 이혼서류를 들고 있었어.
몰락한 사업가의 인생이란게 다 그렇듯 난 정말 끝없이 추락했지.
행복이라 믿던 모든 것이 사라진 채,
지하단칸방에 혼자남은 내겐 두가지 선택지만 남아있었어.
첫 번째는 많은 것을 가졌던 그때를 추억하며 이방 한가운데 목을 매다는 거고
두 번째는 이 한심한 내꼴을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는거야.
사실 두 번째는 고려하고 싶지 않았어.
너무 많은 것을 가져봤기 때문에, 추하게 살고 싶지는 않았거든.
그런데 그때, 문득 네 모습이 떠올랐어.
아내와 결혼한 순간부터 완전히 잊고 있던 너.
그래. 붉은 오로라. 붉은 오로라는 아내가 아니라 너였구나.
내가 사랑했던건 아내가 아니라 너였구나.
죽기 직전에서야 내가 진정 사랑했던게 뭔지 알게 된거야.
난 생각했어.
너무 늦었지만, 지금 내겐 아무것도 없지만,
이런 나라도 네가 손을 잡아줄까?
확신은 없었어. 내가 다시 행복해 질 수 있을지.
하지만 결국 너를 가지게 된거야.
넌... 너무 아름다웠어. 아내의 미모는 거짓이야. 네가 진짜지.
내 눈을 간지럽히는 새빨간 오로라.
새하얗고 부드럽고... 사랑스럽지.
왜 내가 널 사랑한단 사실을 몰랐을까?
왜 처음부터 널 선택하지 않았을까?
괜찮아. 조금 늦었지만 이젠 함께니까. 지금은 너무 행복하니까.
모든걸 가졌을때는 몰랐던 행복을 모든걸 잃은 후에야 알게된거야.
그래. 그때부터 진짜 나를 찾아가기 시작했어.
일에 치여 살면서 잊고있었지만 난 조용히 산책하는걸 좋아하는 사람이야.
어릴때는 애인과 손을 잡고 조용히 걷는걸 즐겼다는 것도 기억해 냈지.
아내와는 그런적 없었어. 사실 둘이 같이 외출한것도 손에 꼽았지.
하지만 이젠 내가 원하던 산책을 즐길 수 있어.
찬바람에 손이 시렵지 않도록 손을 맞잡고 주머니에 넣은채 조용히 걷는거야.
이거보다 더한 행복이 있을까?
대화는 필요 없어. 그저 함께 손을 잡고 걷는 이 시간이 중요한거지.
시간. 맞아. 함께할 시간이 중요하단것도 알았어.
잠시도 떨어지지 않는다는게 어떤의미인지.
너의 손길을 느끼며 잠이들고 눈을 뜨면 눈앞에 네가 있었어.
함께 잠을자고 함께 일하고 또 돌아오는 길에 같이 장을 보고 같이 식사를 해.
산책을 하고 여가를 즐기다가 좁은 욕실에 같이 들어가 살을 부대끼며 씻고
마지막 잠드는 순간까지 함께 하는 것.
그래. 행복해. 정말 당당하게 행복하다고 말할거야.
내가 너에게 뭘 해줄 수 있을까?
당장 결혼식을 올리지는 못하지만, 뭐라도 해주고 싶었어.
그래서 조금 무리해서 반지를 산거지.
너의 붉은 오로라와 잘어울리는 루비가 박힌 반지.
비록 값진건 아니지만 내가 널 사랑한다는 증표로 삼고 싶었어.
그래. 너의 네 번째 손가락에 끼워진 반지는 세상 무엇보다 아름다웠어.
마음없는 수천만원짜리 반지 따위보다 훨씬더.
내 진정한 사랑이 담긴 반지니까.
너도 기쁘지? 나와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하다 느끼고 있지?
그래 분명 그럴거야. 이게 나만의 감정일리 없어.
우리의 행복이지.
비좁은 단칸방에서 부대끼며 살지만.
간신히 끼니나 떼울 정도로 부족하지만.
그리고 아무도 나를 찾지 않지만.
우리는 행복하잖아? 그치?
제발.. 그렇다고 말해줘.
날 떠나지마. 사라지면 안돼.
약속해줘. 나랑 약속하자.
절대 사라지지 않기로.
알겠지? 자 손가락 걸고 약속하자.
약속한거지? 이제 다시는 날 혼자 남겨두지마.
좋아. 그럼 같이 산책가자. 손을 꼭잡고 걷는 거야.
난 말이야. 항상 내손은 왜이렇게 차가울까 생각했어.
나도 따뜻한 손을 가지고 있었다면 좋을텐데.... 라는 생각.
그런데 지금 생각하니 내손이 차가워서 참 다행이다 싶어.
네 손을 차갑게 식혀주니까 오래오래 잡고 있을 수 있잖아.
맞아. 난 처음부터 널 만날 운명이었던거야.
비록 너무 멀리 돌아왔지만 이제야 널 마주하게 된거지.
아니 어쩌면 그게 다 널 만나기 위한 과정이었는지도 몰라.
돈을 많이 벌어서 아내를 만나게 된거고.
그래서 너도 알게 된거잖아.
그리고 모든걸 잃었을 때, 아내에게서 널 구해낼 수 있는 용기가 생겼어.
잃을게 없는 난 뭐든 할 수 있었으니까.
아 미안해. 이혼한 사람을 아내라고 부르면 안되지.
그냥 미친여자야. 맞아. 그 여자에게 넌 과분해.
그래서 그녀에게서 널 잘라낼 때 쾌감마저 느꼈지.
가장 예쁜 손목 위쪽을 아주 깔끔하게 도려내서 얼마나 기뻤나 몰라.
그 여자는 널 가질 자격이 없어.
너의 진가를 모르고 항상 이상한것만 바르고 다니다니.
네가 가장 아름다운 순간은 붉은 오로라가 빛을 낼 때야.
새빨간 매니큐어를 바른 고혹적인 모습이 진짜지.
그 붉은 빛을 보면 내 심장이 뛰어.
넋 놓고 바라보게 되는 아름다운 오로라...
누구는 광적인 성도착이라 하겠지만 난 이렇게 말하겠어. 진정한 사랑.
처음 그 여잘 봤을 때 평소같지 않게 빨간색을 칠했던걸 생각하면
우린 역시 이렇게 만날 운명이 맞는 것 같아.
붉은 손톱과 붉은 반지. 그래. 눈물이 날정도로 아름다워.
이게 진짜 사랑이야. 이게 진짜 행복이지.
고마워...
내 손을 잡아줘서.
By. neptun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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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5 [22: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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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쿨쿨피스 |
그래서 그녀에게서 널 잘라낼 때 쾌감마저 느꼈지. 가장 예쁜 손목 위쪽을 아주 깔끔하게 도려내서 얼마나 기뻤나 몰라.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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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8 15:4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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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냥 |
멀까ㄷㄷ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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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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쿨쿨피스 |
그래서 그녀에게서 널 잘라낼 때 쾌감마저 느꼈지. 가장 예쁜 손목 위쪽을 아주 깔끔하게 도려내서 얼마나 기뻤나 몰라. ㄷㄷㄷ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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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0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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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구지역대장 |
키라 요시카게같은 사람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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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1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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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헌 |
어쩜 이런 발상을 생각하시는지 ㄷㄷ 대단하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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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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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탕소년단 |
아 중간부터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만드는 필력이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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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7-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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