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가위눌리는 이야기는 너무 흔한 이야기이고 한두번 눌려본것도 아닌지라 그러려니...하는데 이건 내가 겪은 역대급 가위 이야기야.
계절은 아마 딱 이맘때쯤이었겠다.
그러니까 한 10년전에 부모님이랑 같이 살 때였는데
나는 머리를 항상 벽쪽에 두고 자는 편이야. 그런데 그날은 내가 거의 한 3일만에 자는 날이었어. 오후 4시? 5시에 잠들어서 자다가 뭔가 기분도 이상하고 좀 춥다고 해야하나? 그래서 눈을 딱 떴는데 완전 한밤중이야. 어두컴컴해. 딱
바로앞에 사람 얼굴이 하나 둥둥 떠있는거야. 그러니까
이렇게 말야.
그래서 "어 시ㅂ 뭐야 이거"라고 소리치려는데 목에서 바람빠지는 소리만 나고 몸이 안움직이는거야ㅋㅋㅋ조진거지 눈앞에 커신이 있는데 피할수가 없잖아
슬슬 숨도 안쉬어지고 커신 얼굴은 점점 가까워지고 에라 시팔 될대로되라 하는 생각으로 남은 숨 있는 힘껏 들이쉬어서 "엄마!!!"했음. 엄마가 못듣더라도 아버지, 또는 동생들이 도와줄것같았거든.
그러니까 진짜 방 문이 열리고 엄마가 밖에 서있는걸 봤어. 동시에 커신 얼굴도 없어졌고 목소리는 나오는데 몸은 계속 마비야. 뭔가 이상하잖아.
"엄마 나 몸이 안움직여요..이상해"
"....."
"엄마 나 몸이 안움직인다니까요"
"....."
"엄마?"
"....."
엄마가 방 문 앞에 서있기만 하는거야. 이상한데 이럴리가 없는데...하면서 그 어두컴컴한 와중에 자세히보니 얼굴이 엄마가 아니라 아까 그 커신인겨.
거기서부터는 이제 공포가 아니야. 체념 비스무리한 감정이 들더라고. 그냥
"하 좋됐다...이대로 가는구나 십.."
그러니까는 이 커신이 방으로 다시 들어와. 맘대로 해라 싯팔 나는 모르겠다.....싶은 와중에 누가 후려친것처럼 정신이 갑자기 번쩍 들면서 몸이 다시 움직여.
"그래 싯팔 좋되긴 뭐가 좋됐다는거야"
그대로 자리 박차고 일어나서 안방으로 뛰어가니까 아버지 혼자 티비를 보고 계시는거야. 근데 내가 식은땀 흘리면서 헉헉대니까 아버지가
"얌마 너 왜그래?"
하시는데 존나 이상하잖아.
"아뇨아뇨..근데 엄마는요?"
"엄마? 친구들이랑 저녁먹는다고 나갔어. 너 잠들고 얼마 안되서."
"네? 지금 몇신데요?"
"시계 안보이냐. 6시 반이잖아. 배고파서 일어났냐?"
그때서야 창밖이 보여. 아직 어둡진않아. 해가 길어. 근데 내 방만, 아니 내가 있던 그 시간동안만큼은 완전 한밤중이었던거야.
진짜 너무 무서워서 그대로 옷입고 나가서 아침에 다시 들어왔어. 그 이후로 그 집에서 가위에 눌린적은 없지만 5년쯤 뒤에 자취방에서 가위눌렸을때 또 그 커신 나오드라.
만약 5년이 쿨타임이라면 올해중으로 또 나올거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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