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장이나 거짓이 섞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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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전에 삼성 일가 집에서 땅을 파니 해골이 나왔더라는 뉴스 본 사람 많을 거임. 난 그걸 듣고도 별 생각이 없었는데, 무덤가에 뭔가를 올리는 건 오래된 도시에서는 참으로 흔한 일이라 그래.

예를 들어 전주시같은 경우도, 예전에는 연고지 없는 시체를 매장도 안하고 그냥 내던져 버렸다는 진흙밭도 지금은 아파트 들어서고 그러거든.


전주는 오래되기로는 어디가서 꿇리지 않는 도시임. 사람 죽은 곳도 많고 나름 도시 전설 같은 괴담? 무섭지는 않으니 그냥 기담? 도 많고.

괴담 백일장이라기에 이걸 좀 써볼까 해서 씀. 옛날 이야기 좋아하던 전주시 토박이들은 다 알 이야기이기도 해.

처음은 사형터 이야기임.

다시 쓰는데, 실화를 기반한 허구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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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 한옥마을 입구에 가면 풍남문 이라는 성문이 있습니다. 전주성의 남문으로, 일제가 전주성을 모두 허물면서 유일하게 남은 전주성의 일부입니다.

한옥마을 말고 전주 시내 관광을 해 본 분이 있으실까 싶은데, 전주성은 전쟁 목적이 아닌 행정목적으로 세워진 성이라 매우 작습니다. 성터에 따로 표시가 되있는데, 빨리 걸으면 동남서북 다 도는데 15분도 안 걸립니다.

태조대왕의 어진을 모신 경기전이나, 전라감영, 전주부, 풍패지관 등 행정기관의 보호가 목적인 성입니다. 당연히 일반 시민들은 밖에서 살았고 부자들은 동문과 서문에, 서민들은 남문에 살았으니 그 흔적이 풍남문 아래 남부시장과 한옥마을입니다.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에는 당연히 여흥거리가 생깁니다. 비단 조선만이 아니라 중세시대 최고의 여흥거리는 범죄자의 처벌입니다. 그 중 백미는 단연 사형이구요. 전주 풍남문 앞 저잣거리에는 사형터가 있었습니다.


조선 말 천주교도들도 바로 여기서 사형당했습니다. 오늘 날 전주 한옥마을 관광지로 유명한 전동성당이 바로 그 자리입니다. 순교자들의 피가 묻은 자리를 이어가겠다는 의지 표명입니다.

그리고 전동성당을 지으려던 때, 수상한 일이 생깁니다.

일제의 전주성 철거입니다.


지금 한옥마을을 보면 전동성당 바로 건너편에 경기전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그 사이에 전주성곽이 있었습니다. 일제는 전주성을 부쉈고, 그 돌은 고스란히 전동성당의 건축재료로 쓰입니다. 뿐만 아닙니다. 전동성당은 경기전 주변 건물들에 비해 유독 높습니다. 경기전은 조선시대에 소중히 여긴 공간이기에, 당시 왕궁들처럼 경기전을 내려다보는 식으로 건물을 지어서는 안됐습니다.

천주교를 탄압하던 조선의 상징（경기전）이, 세월이 흘러 보호하던 성곽도 해체당한 채 천주교에 짓눌린 모양새가 된 것입니다.

전동성당은 조선왕조의 권위를 뭉개고 싶던 일제와, 탄압을 이겨내고 건재해진 천주교의 기묘한 만남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때부터 도시전설이 생겨납니다.

옛날 무당들 보면, 귀신 내쫓을 때 급급여율령 이라 합니다. 왕명의 힘을 빌리는 겁니다. 장화홍련 보면 귀신들은 억울함을 풀겠다고 관아로 갑니다. 한마디로 귀신의 힘보다 왕들의 권위가 더 높았다는 건데, 이 사건으로 조선의 권위가 무너지면서 왕권으로 귀신을 못 억누르게 됩니다.

사형터의 귀신들이 사형터에서 삐져나온건데 시장가랑 한옥마을로 빠집니다.

그래서 나온 뭐 여러 잡다한 이야기들이 많습니다만, 별 이야기들은 아니고 한가지 주의사항만 기억하면 됩니다. 근방에서 취하지 마세요.

실제로 오늘날 남부시장에는 다른 지역 시장들과 다르게 술마시기 좋은 먹자골목 같은게 없습니다. 술은 팝니다만 남부시장에서 취할만큼 먹지는 않습니다. 귀신에게 홀린다는 이야기도 있고, 해코지를 당한다는 이야기도 있고, 괜한 다툼이나 곤란에 처한다는 말도 다양합니다.

개인 경험을 묻자면, 저는 친구들과 술 먹다가 취해서 잠깐 잠들고 일어나니 뒤통수에서 피가 흐르더라구요. 이건 진짜에요. 머리를 다친 이유는 같이 먹은 친구들 아무도 기억을 못합니다. 괜히 술먹고 필름끊긴 채 누구와 싸웠는지, 제가 맘에 안들던 친구가 제 대가리를 후린건지, 귀신이 장난을 친건지 저는 모릅니다.

여튼 전주 놀러오면 조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