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일은 누나가 겪은 일이며 2006년 이사와서 2010년까지 지냈던 집에서 일입니다.

누나는 이 날에 대해 물어보는 것을 끔찍히 싫어해서 미미하게나마 부모님이 기억하는 내용과 제가 직접보거나 들은 부분들만 추려서 얘기한다는 점 양해 부탁합니다.

우리가족은 내가 중학생 무렵부터 가세가 기울어 셋방을 전전하며 지냈었습니다. 

그러다가 제가 고3이었던 2006년 여름, 어머니 식당이 장사가 잘되고 집안사정이 나아지면서 우리 가족은 집을 장만하게 되었었죠.

비록 사진처럼 옛날 8~90년대 옛날 슬라브주택이 끝없이 즐비한 동네의 한 낡은 주택이었지만 그래도 주인 눈치 안보고 우리가족만의

공간이 생겼다는 점에서 좋았고 뭔가 정착했다는 안정감도 들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집안은 벽이 칙칙한 나무벽이었고 천장도 나무, 바닥도 나무였기에 밤에 불을켜도 집안은 어둑했었죠. 아버지께서는 우리들만의 공간도

생겼으니 좀더 예쁘게 집안을 꾸며보자고 제안하셨고, 우리가족은 똘똘 뭉쳐서 집을 새로 고쳤습니다. 칙칙한 나무벽에 하얀 벽지도 바르고

괴랄한 무늬가 들어간 나무 천장은 전부 뜯어서 하얀 천장으로 바꾸면서 조명도 새로 달고 몰딩도 했었죠. 기존의 방문도 새 문을 달은 것처럼

페인트를 예쁘게 발라주었고 집 외부도 새로 페인트를 발라주었습니다. 옛날 구식 철제 유리문도 전부 뜯어내서 하이샷시를 설치했었죠.

마당의 칙칙한 나무는 전부 잘라서 꽃도 심어줬습니다.

집을 소개해줬던 부동산 아저씨는 며칠 뒤 우리집의 모습을 보더니 그 때 그 집이 맞냐며깜짝 놀라셨죠.

（그 덕에 나중에 집을 매매했을때 똑같이 생긴 옆집보다 2000만원 가량 웃돈을 받았었죠..）

서론이 너무 길었군요. 본 내용에 들어가겠습니다. 아무튼 그래서 우리 가족은 저 집에 살았던 4년 동안을 좋은 추억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단 한명, 저희 누나를 제외하구요. 먼저 이해를 돕기 위해 집 구조를 그려보았습니다.

그림과 같은 구조인데 그 당시 신기했던 것은 누나 방에는 외부로 바로 나갈 수 있는 문이 하나 있었다는 것입니다. 당시엔 몰랐기 때문에 저런 구조가

신기했었네요. 집안 구조상 부모님방이 안방이었는데 오히려 누나방이 안방보다 조금 더 컸었죠. 그런데 우연히 시기가 맞아 떨어진 것 인지

누나는 이 집에 이사 온 후, 여러모로 안 좋은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처음 일은 이사 온후 한달 정도 후 일어났습니다.

한명의 남자로부터 시작 되었지요. 누나는 건축학과로, 극 남초 학과였습니다. 학교는 가족이 살던 지방에 있던 대학이었죠.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당시에 유행했던 싸이월드 방명록에 누군가가 비밀글로 계속 안부를 묻는 글이 올라왔더랍니다. 누나는 이름이 어딘가

들었던 것 같은데 당시엔 누군지 몰랐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같은 과에 다니던 동기였다 하더군요. 전혀 친하지도 않고 혼자서 조용히 학교를 다니는 남자라서

의외였답니다. 그 남자에 대해 아는 것이라고는 인천에 산다는 것 뿐 이었습니다. 누나는 크게 대수롭지 않게 무시하며 학교를 다녔답니다.

시간이 흐르고 누나는 방학기간에 여동기와 함께 PC방을 간적이 있었답니다. PC방에서 게임을 하다가 배고파서 친구와 라면을 사먹게 되었죠.

누나 : 무슨 PC방에 신라면이 없냐? 나는 신라면 아니면 라면 잘 안먹는데..

친구 : 그냥 아무거나 대충먹어 라면 맛이 다 거기서 거기지

누나 : 야 근데 너 그거알아? 우리과 XX이 있잖아. 걔 자꾸 내 싸이홈피 들어와서 비밀글 남겨

친구 : XX? 들어본것 같은데? 어떻게 생겼지? 걔 싸이홈피 들어가서 얼굴 봐야겠다.

누나 : 얼굴 봐서 뭐하게? 

친구 : 야... 얘 뭐하는 애야..? 소름끼쳐..

친구의 컴퓨터 화면을 본 누나는 소름이 쫙 끼치며 몸이 굳어버렸습니다. 친구의 컴퓨터 화면에는 그 남자의 싸이 홈피화면이 띄워져 있었고, 화면 속 다이어리의 그날의 일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고 합니다. "그녀는 신라면을 제일 좋아한다."

누나는 벌떡 일어나 PC방 전부를 둘러봤더랍니다. 하지만 그 남자는 없었다고 합니다. 이해할수 없었겠죠. 방학한지 몇 주가 이미 지났고 그 남자는

200Km 이상 떨어진 본가였던 인천에 있었을 테니까요. 그리고 친구와 그날 학교앞에서 만난다는 것을 알 리가 없었죠.

더 소름 끼치는 일은 일주일 뒤에 일어났습니다. 누나는 집에서 저녁을 먹고 침대에 누워 뒹굴거리며 친구와 통화를 했었습니다. 

같이 카페를 가자며 대화를 나누었는데 누나는 친구에게 자기는 치즈케이크 좋아하니까 그것도 같이 먹자고 얘기를 했었답니다. 그리고 통화를

마치고 한 2~3시간 지났을까 밤은 깊어가고 누나는 잘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늦은 시간에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었답니다. 

누나 :여보세요? 

XX : 나야, XX

누나 : 어.. 어~ 무슨.. 일인데?

XX : 잠깐 볼수 있을까?

누나 : 어? 지금? 왜?

XX : 잠깐이면 돼. 

누나 : 시간 늦었는데, 담에 보면 안될까? 

XX : 너 보려고 나 인천에서 여기까지 왔는데.. 잠깐이면 돼.

누나는 너무 꺼림칙했지만, 멀리 인천에서 왔다는게 맘에 걸려서 아주 잠깐만 보면 되겠지 생각하고 일부러 집에서 조금 거리가 있는 초등학교로

오라고 했었답니다. 초등학교에 가보니 정문에 시동 걸린 차가 한대 있었답니다. 그 남자의 차였죠. 누나는 무슨 일인지 내려서 얘기하자 했지만

남자는 아주 잠깐이면 되니 조수석에 타라고 했었답니다. 누나는 무서웠지만 일단 조수석에 탔고, 남자는 옆에 앉은 누나에게 뭔가를 

건내줬답니다. 

XX : 자 이거 먹어.

누나 : 뭔데? 

XX : 치즈케이크. 너 좋아하자나

누나 : .. 니가 이걸 어떻게 아는건데? 

XX : 일단 먹어 어서

누나 : 나 이거 못 받겠어. 부담 돼

XX : 일단 빨리먹어.

누나 : 집에 가져가서 먹을게.

XX : 나 이거 주려고 인천에서 달려왔어. 내가 보는 앞에서 한입만 먹어.

남자의 소름끼치는 눈빛에 안 먹으면 해코지 당할까 싶었기에 누나는 억지로 한입 베어 먹었고, 그러자 남자는 언제 그랬냐는 듯 금세 표정이

밝아지면서 누나를 보내줬답니다. 누나는 집 앞에 케이크를 버리고 집에 들어와서 한동안 오들오들 떨었다더군요.

시간이 흐르고 여름방학의 끝자락. 누나는 모처럼 늦잠을 자고 있었습니다. 누나는 아침잠이 많아서 항상 늦잠을 잤죠. 그런 누나가 막 

동이 서서히 트려는 늦은 새벽에 이상한 시선이 느껴졌답니다. 소름이 끼치는 기분에 눈을 바로 뜨질 못하고 파고드는 공포감에 온 몸이 굳어지는 듯 했었답니다. 누나는 한참 있다가 용기내서 눈을 확 떴는데 평소에 닫아 놓던 창문이 활짝 열려있고 창문 너머로 누군가 후다닥 도망 나가는 모습이 

잠깐 보였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누나의 머리맡 쪽 침대 한구석에는 누가 앉아있었던 것 같은 온기가 온전히 남아있었다고 합니다.

아침이 되고 누나는 이 집에서 이사 나가자고 온갖 생떼를 부렸고 엄마는 단순히 안 좋은 꿈 꾼것이라며 말리고 난리난 적이 있었는데 나중에 들어보니 그때가 바로 이 일 때문이었더군요. 그 뒤에는 누나가 어떻게 했는지는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시간이 좀 더 흐른 뒤 이제 누나는 미스테리한 존재들에게 시달리기 시작했습니다. 화장실에 있는데 노크하는 소리가 들려서 “나있어!”라고 했지만 계속 노크를 해대서 화가나서 나가면 집에는 아무도 없다 던지, 멀쩡한 전신거울이 혼자 엎어져서 깨진다던지, 사소한 일들이 많았지만 누나가 진짜 이사가자고 극성을 부리게 만든 일이 한번 벌어졌습니다. 그날은 온 가족이 잠든 새벽이었습니다. 누나는 방에서 자다가 거실에서 들려오는 

탁탁! 소리에 잠에 깨고 말았답니다. 한창 새벽이라 너무 졸립고 귀찮아서 눈만 감은 채 소리에 집중만 했다고 하더군요. 

탁탁! 나무로 된 바닥을 가볍게 두드리는 듯한 소리. 누나는 집에서 키우던 강아지가 또 새벽에 깨서 돌아다니는구나 생각했답니다. 

강아지의 발톱이 거실바닥을 가볍게 두드리면 비슷한 소리가 났었거든요. 그리고 그 탁탁! 소리는 거실에서부터 점점 자신이 있는 방으로 향하며

점점 소리가 가까워졌었답니다. 당시 우리가 키우던 강아지는 종종 새벽에 깨서 부모님 방 침대와 누나방의 침대를 여러번 왔다갔다 하면서 

잠을 잤기 때문에 자기 전에는 항상 문을 약간 열어두었답니다. 그리고 그 소리가 가까워지는 것을 듣고는 아, 강아지가 이제 내 침대로 오는구나. 

생각했답니다. 그리고 그 탁탁! 소리는 누나의 침대 머리맡 옆 방바닥에 멈췄습니다. 당시 키우던 강아지는 침대에 있는 사람이 

올라와! 라고 허락을 해야만 올라오게끔 훈련이 되어 있었습니다. 때문에 누나는 올라와! 라고 말했죠. 그런데 침대 높이 정도는 가볍게 올라오던 

녀석이 계속해서 몸부닥질만 치고 올라오질 못하는 겁니다. 누나는 짜증이나서 직접 침대 위로 들어주려고 몸을 일으켰지만 아무것도 없었답니다.

누나는 소름이 끼쳐서 겁에 질리고 말았지요. ‘아냐 이거 동생이 지금 장난치는 걸거야.’ 누나는 제가 골려준 것이라 생각하고 벌떡 일어나 제 방으로 

들어왔었습니다. 그리고 누나는 자는 척 하지 말라며 저를 깨워댔었죠. 그런데 제 등에 고스란히 남은 이불자국을 보고는 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럼 개가 왔다가 다시 돌아 간건가? 누나는 부모님 방으로 향했습니다. 그러나 부모님 방은 문이 닫혀있었고 강아지는 부모님 방에서 

자고 있었습니다. 누나는 다시 겁에 질리기 시작했습니다. 강아지가 닫힌 문을 열고 왔다갔다 할 수는 없으니까요. 재빨리 방에 들어와 이불을 뒤집어

쓰고 몸을 바들바들 떨다가 잠이 겨우 들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꿈을 꾸게 됩니다.

꿈에서는 공중에 떠있는 듯이 집안을 내려보았고, 3인칭으로 자기 자신이 보였다고 합니다.

‘내가 유체이탈을 한건가?’ 신기해 하고 있는데 탁탁! 아까 자기가 들었던 소리가 거실에서 들려왔다고 합니다. 이동해서 거실을 보니 충격적인 

모습이 벌어져 있었습니다.. 머리가 헝클어지고 온몸이 피곤죽이 된 남자가 명치 아래로는 몸이 없는 모습으로 팔꿈치를 이용해 거실을 빙글빙글 

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팔꿈치가 바닥에 닿을 때마다 그 정체 몰랐던 탁탁 소리가 요란하게 울렸죠. 이윽고 거실을 빙빙돌던 남자는 냄새를 

맡는 듯한 제스처를 취한 뒤 누나방으로 기어갔습니다. 그리고 침대밑에서 누나를 가만히 올려다보고 있었습니다. 이윽고 자고 있던 누나가 

올라와! 라고 말하자 그 남자는 침을 질질 흘리며 어떻게든 침대위를 올라가려 안간힘을 썼다고 합니다. 누나는 충격을 받고 꿈에서 벌떡 깼고

다시 자지도 못하고 이불을 뒤집어 쓴채 온몸을 떨기만 할 뿐이었죠. 그 일이 있고 얼마 지나지않아 우리가족은 더 큰집으로 이사를 가게 되었고,

그 이후 더 이상 누나에겐 별일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후에 알았지만 누나방에 외부로 나가는 문이 따로 있었던 것은 누나 방만 별도로 세를 주고

셋방살이 하는 공간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우리가족이 이사 오기전까지 전 주인이 그방을 셋방으로 썼었다는데, 그 때에 셋방살이를 하던 사람은

다름아닌 무당이었다고 하더군요. 그게 누나가 겪은일에 영향이 있던건지 그냥 우연히 그랬던 것인지 알 수 는 없지만... 

누나는 아직도 그 날에 일을 떠 올리기 싫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