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회사에서 잘렸다.
경력으로도 안쳐줄 단순노동직이라 앞날이 캄캄했다.
밤새도록 하루종일 울었고, 오늘도 물 한모금 마시지 않고 울고있다.
이젠 눈물도 잘나오지 않아 멍하니 누워있었더니, 잊고있던 허기와 갈증이 돌아왔다.
힘없이 일어나 냉장고를 열어봤더니 김치 한 포기에 달걀 3개 물 1L짜리 한병이 전부였다.
그 자리에서 물을 전부 마셔버리고 다시 침대에 누웠다.
너무 배고팠다.
달걀과 김치로 허기를 때우고 싶지 않아 어기적 옷을 걸치고 나가기로 했다.
편의점에서 10분을 넘게 고민해봤으나 선택한 건 결국 컵라면이었다.
당장 한달뒤 월세도 고민 될 판에 차마 비싼건 살수가 없었다.

"계산해주세요"
"@#%^#（#&?"

뭐라는 거야.
알수없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점원을 바라보았다.

"@#%^#（#&?"

그 곳에는 눈꼬리와 입꼬리가 거의 붙을 정도 웃고 있는 기괴한 얼굴이 있었다.
그 얼굴을 멍하니 지켜봤더니 다시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가 들렸다.

"#&@*? ^#^÷^#）^?"
"당신 대체 뭐야?!"

기괴한 무언가는 계산대를 돌아 점차 가까이 오기 시작했다.
순간 잡히면 안된다는 생각이 들어 출입문쪽으로 달려나갔지만 문은 아무리 밀어도 열리지 않았다.

"거기 누구 없어요?! 사람살려! 문이 안열려요. 여기 이상한 괴물이 있어요! 누가 좀 도와주세요!!"

"#&@*! &^*（@%@$^#$"
"으아아아아악!!!!"

무언가에서 기괴한 촉수가 나와 내 어깨를 건드렸다.
그 뜨거운 촉수가 내 안의 무언가를 건드리고 있다는 걸 깨알았을 때 옆에 있던 의자를 집어 그 순간까지 사라지지 않는 기괴한 웃는 얼굴을 내리쳤다.
수없이 내리치고 문마저 부순 나는 거리로 나왔다.
그러자 그 곳에는 지옥이 있었다.
양복을 입은 남자가 네 발로 기어다니며, 한쪽에선 어린아이들이 누가 더 멀리치여 날아가는지 내기를 하며 차에 뛰어들었다.
길 건너편에선 두 커플이 서로를 뜯어먹고 있었고, 바로 뒤에는 새빨간 살덩이들이 나를 비웃고 있었다.
그 광경을 보자 문득 웃음이 나오며 안도감이 들었다.
이정도로 엉망이 된 세계에서 월세나 취직따위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 곳이라면 미래를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여기라면 실패자가 아닌 정상으로 살아갈 수 있다.
큰 안도감에 휩싸여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사람도 동물도 거리도 기괴하게 변해 어디가 집인지 알수없게 되었다.
혹시나 말이 통하지 않을까 사람일 거 같은 것에 물어보자
직진 후 오른쪽으로 꺾으라고 들었다.
아직 건물명도 알려주지 않았는데 친절한 거 같다.
감사의 인사 후 우리집으로 들어갔다.
문이 녹이 슬어 잘열리지 않았지만 매우 쾌적했다.
혹시 나한테도 새로운 능력이 생기지 않을까, 이 세계가 이렇게 된 비밀을 탐구할지 고민하며 내일을 기다렸다.
앞으로가 너무 기대되어 참을 수가 없었다.
나는 이제 이세계의 주인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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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9세뉴스의 기자 한경태입니다.
어제 오후 8시경에 편의점에서 점원을 살해 후 도주한 김씨가 경찰에 잡혔다고 합니다.
김씨는 도주과정에서 지나가는 행인들을 붙잡고 말다툼을 벌이고는 한 가정집에 무단침입 후 살해한 하였습니다.
신고를 받고 충동한 경찰을 보고 저항하지 않고 웃고 있었다고 하여 정신에 이상이 있다 의심된다고 합니다.
김씨는 원래는 .....였으며..........하여 현재는..........]

하룻밤 사이 모든게 달라졌다.
세상이 기괴하게 변하고, 사람들이 괴물로 변하며, 건물도 뒤틀렸다.
지금 내가 있는 곳은 좁고 추우며 어두운 곳이였다.
마치 이야기 속의 던전 같았다.
이곳을 공략하면 다른 곳도 가봐야지.
처음엔 많지 두려웠지만 이젠 두렵지 않다.
나는 이 세계에서 유일한 정상인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