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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약 20년 전 여름
아버지의 여름 휴가 기간에 맞춰
아버지,어머니,나,동생 넷은 시골 할머니 댁으로 가게 되었다..
경북 영해에 거주하셨던 할머니 댁은 경기도에서 가기엔 너무나 멀었고
차가 막히면 운전하기 힘들다는 아버지의 의견에 따라,
새벽 4시에 출발했고, 아침 8~9시 즈음 도착했다.
아침 일찍 할머니 집에 가면 심심하다며 바다 먼저 보고 가자는 아버지.
어딘지도 모르는 곳이었지만 아버지의 고향인 만큼 길을 훤히 알고 계셨다.
중학생 때 자전거 타고 왔다는 둥, 친구들과 고동을 땄다는 둥.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며 어느 정도 해안로를 따라 달리다
갓길에 차를 세웠다.
아침이라 그런지, 바닷가라 그런지, 그 날 따라 그런 건지..
바람이 몹시 많이 불었고, 나를 제외한 셋은 춥다며
차에 탔었고 난 바위에 파도가 치는 모습이 좋아
계속 바라보고 있었다. 사춘기였나 보다.
식별만 가능할 정도로 조금은 먼듯한 바위 위에서
한 남자가 낚시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도 바닷가 사람이라 낚시를 좋아하셨고,
차에 계신 아버지께 그 사람을 손으로 가리키며
" 아빠 저기 누가 낚시해요 " 라고 말했더니,
아버지는 "아침 낚시 하시나 보네" 와 비슷한 대답을 하셨고
이윽고 다시 바라봤을 땐 낚시꾼은 보이지 않았다.
별 생각 없이 차에 다시 탔고 할머니 댁으로 향했다.
그날 밤 밤바다가 좋다며, 다시 가족을 데리고 나온 아버지는
고래고기를 꼭 먹어봐야 한다며 바닷가 포차를 데려가셨고,
고향 사람들을 만난 아버지는 신이 난 모습이셨다.
어렸을 때 여기는 이랬다, 저랬다 고향 얘기에 젖어 있는 동안
주변 아저씨가 말했다.
오전 10시쯤 동네 사람이 바위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걸 보았고 신고했으나,
이미 사체였다고 했다. 익사 사고라고 들었다고 했다.
나는 별 생각없이 보라색（또는 파란색）옷에 조끼 입은 아저씨에요?
라고 물었는데 그 아저씨는 놀라셨고, 순간 포차안은 정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