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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한 달 동안 회사에서 파견 근무 명령을 받고 지방 도시로 간 적이 있습니다.

회사에서 마련해 준 아파트에서 한 달 동안 머무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아파트는 직장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었습니다.


낯선 장소와 낯선 사람들뿐이라는 환경에 더해 출퇴근 시간이 2시간이라는 게 솔직히 힘들었습니다.

그래서 직장 근처에 있는 숙소를 알아봤습니다.


그 동네는 특별한 관광명소 같은 곳이 아니라서 호텔이나 여관은 없었습니다.

뭐 한 달 동안 참아보자…하고 포기하려고 할 때, 파견 근무지 쪽 사무실 직원이 말했습니다.


"여기서 15분 정도 걸리는 데가 있는데요."


그러면서 제게 옆 동네에 있는 임대 아파트를 소개해 주었습니다.

저는 부리나케 부동산으로 뛰어가서 입주 수속을 밟았습니다.


그곳은 주변 건물과는 어울리지 않는 고층 아파트였습니다.

부동산 중개인과 같이 빈 집 문을 열고 들어가니 썰렁한 공기 속에 섞여 곰팡내가 났습니다.

등 뒤에서 뭔가 오싹한 인기척이 느껴져서 뒤돌아봤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팔짱을 끼고 방안을 둘러보니 확실하진 않지만 뭔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긴 했습니다.


"이 집밖에 없나요?"


그렇게 물어봤는데, 아무래도 그 집밖에 없는 것 같았습니다.

어쩔 수 없이 저는 이 집에 입주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부동산 중개인에게 하나밖에 없다는 집 열쇠를 받았습니다.


다음 날 아침, 저는 엘리베이터에 올라 1층 버튼을 눌렀습니다.

출근하기 싫다~라고 생각하는 동안 어느새 1층에 도착해서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고 했습니다.

그때 저는 처음으로 한 여자가 저와 함께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어라? 언제 탄 거지? 엘리베이터가 어디서 멈췄었나?’


제가 엘리베이터에 탔을 때는 확실히 아무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어제는 원래 살던 아파트에서 여기까지 이사하느라 밤늦게까지 깨어있었습니다.

그래서 잠이 덜 깬 거겠지, 못 본 사이에 탄 거겠지, 라는 생각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습니다.


일과를 마치고 아파트로 돌아온 저는 엘리베이터를 기다렸습니다.

문득 아침에 있었던 일이 떠올라 주위를 둘러보았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확실히 저 혼자였습니다.


아무도 없는 엘리베이터에 올라 13층 스위치를 눌렀습니다.

엘리베이터가 13층에 이르렀을 때 문이 열렸고, 막 내리려는 찰나…

아침에 봤던 그 여자가 또다시 타고 있었습니다.


"어?!"


너무 놀라서 소리를 내버렸지만, 여자를 향해 안녕하세요, 하고 작은 목소리로 인사했습니다.

그리고 엘리베이터에서 내렸습니다.

머릿속이 두려움과 놀라움으로 가득 찼습니다.

분명히 아무도 타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여자가 눈앞에 확 나타난 겁니다.


다음 날 아침, 아무래도 엘리베이터를 타기에는 무서웠습니다.

하지만 13층에서 계단으로 내려가면 힘들 것 같아서 그냥 엘리베이터를 타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 여자와 마주치는 일은 없었습니다.


"뭐야, 역시 내가 착각한 건가?"


저는 안도의 한숨을 쉬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어느 날, 저는 야근을 하느라 밤늦게 집에 왔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바로 집에 들어가서 어두운 방 안의 불을 켠 순간…

등 뒤에 강렬한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거기에 사람이 있을 리가 없습니다.

하지만 등 뒤에서 사람의 숨결이 생생하게 느껴졌습니다.

식은땀이 흐를 정도의 긴장과 공포 속에서 저는 마음속으로 헤아렸습니다.


‘하나…둘……’

‘셋!’


그리고 과감하게 휙 뒤를 돌아봤습니다.


등 뒤에는 엘리베이터에 타고 있던 그 여자가 서 있었습니다.


저는 비명을 지르며 집을 뛰쳐나갔습니다.

그리고 가장 가까운 파출소로 뛰어가 경찰관과 함께 아파트로 돌아왔습니다.


집에 들어가려는데 분명히 활짝 열어두고 나간 문이 잠겨 있었습니다.

하지만 열쇠는 제 옷 주머니 속에 얌전히 있었습니다.

자동잠금식 아파트가 아니라서 열쇠로 잠가놓지 않으면 문은 열려 있는 게 정상입니다.

경찰관과 함께 방안을 샅샅이 뒤졌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많이 피곤하신 것 같은데 잘못 보신 거겠죠."


그 말을 남기고 경찰은 돌아갔습니다.


그날 밤은 너무 무서워서 집에 있고 싶지 않았지만 벌써 시간이 꽤 늦었습니다.

그래서 일단 하룻밤을 보내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때, 조용한 집안 어딘가에서 갑자기 여자가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안 되겠다. 여기 분명히 뭔가 있는 거야."


그렇게 확신한 저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염불을 외며 시간이 흐르기를 기다렸습니다.

그날 밤은 틀림없이 제 인생에서 가장 무서운 순간이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저는 아침 일찍 부동산에 찾아갔습니다.

지금까지의 상황을 숨도 쉬지 않고 얘기하자 부동산 중개인은 미안한 듯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실, 그 집은 사람이 죽은 집이라서 원래는 내놓는 물건이 아니에요. 하지만 사장님께서 너무 간절히 부탁하시길래 그만…"


그리고 예전에 그 집에 살던 여자가 자살했다는 것,

엘리베이터에 혼자 타서 13층 버튼을 누르면 여자가 나타난다는 소문이 있었다는 것,

13층 집은 세입자가 들어와도 금방 나간다는 것 등을 얘기해 줬습니다.


"역시, 여자가 나타난다는 건 사실이었군요..."


부동산 중개인은 혼잣말처럼 중얼거리고 있었습니다.


그 여자가 왜 이 집에서 자살했는지는 모릅니다.

여자랑 같이 살고 있던 남자가 있었다고는 하는데, 그 남자도 비슷한 시기에 다른 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래 2개 있어야 하는 집 열쇠가 1개밖에 발견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원래 살던 아파트로 돌아온 저는 무사히 파견 근무를 마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이후 그 지역을 찾아간 적은 없지만, 그 아파트는 아직도 거기에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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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