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출처: https://www.pakutaso.com/20170101020post-10080.html
제가 중학생이었을 때 제가 사는 지역에 "유령 아파트"라는 건물이 있었습니다.
구조적인 문제로 입주민들이 모두 퇴거해 버렸고, 그 뒤로는 매도인이 누구인지도 찾지 못한 채 오랜 세월이 흘렀다고 합니다.
그야말로 폐허, 그렇게 표현할 수 있을 정도로 낡아 빠진 아파트.
그곳은 양아치와 길고양이들의 아지트로 변해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건물에는 또 다른 비밀이 있었습니다.
사실 입주민들이 모두 사라지기 몇 년 전 이 아파트에 살던 일가족이 동반 자살했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그 이후로 몇몇 사람들이 귀신을 봤다며 주장했고 아파트가 폐허가 되는 데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소위 심령 스폿으로도 유명해졌죠.
중학교 2학년이 되자마자 반 친구들이 그 유령 아파트를 탐험해보자고 했습니다.
솔직히 양아치들과 엮이기 싫었고 기분 나빠 보여서 거절하려고 했는데…
그때 정말 좋아했던 여자애가 같이 온다는 말을 듣고 금방 마음을 바꿨습니다.
멋있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속마음이 머릿속을 지배하고 말았습니다.
며칠 후 저 포함 남자 2명과 여자 3명이 모여서 그 아파트를 찾아갔습니다.
저녁 5시지만 계절은 봄, 해도 충분히 길어져서 꽤 밝은 시간대입니다.
하지만 한 걸음 더 나아가 아파트에 들어서자 놀랄 정도로 깜깜한 어둠에 둘러싸였습니다.
유리 조각이 흩뿌려진 입구, 먼지와 담배 냄새가 뒤섞인 공기.
단 한 걸음 만에 다른 세계로 빨려 들어간 것 같았습니다.
목표는 아파트 맨 위층인 4층에서 가장 안쪽에 있는 집 앞으로 정했습니다.
그리고 탐험이 시작되었습니다.
가는 길에 양아치 느낌 나는 형, 누나들이 있었지만 가벼운 장난만 치고 우릴 보내줬기 때문에 특별히 문제는 없었습니다.
오히려 양아치들이 바닥에 내려놓은 등불이 신기하게도 마음을 진정시켜줬습니다.
이때는 생각보다 여유롭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아하는 여자애가 제 소매를 잡고 있어서 두려움이 점차 사라져 가던 것이 기억납니다.
하지만 3층으로 올라가니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갑자기 함께 온 여자애 중 한 명이 소리를 지르며 울기 시작한 겁니다.
“한 발자국도 움직일 수가 없어!”
“이 이상 가면 우리 모두 돌아갈 수 없을 거야!”
도저히 연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인 줄 알았던 다른 친구들도 그런 말을 듣고는 단숨에 공포에 휩싸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정신을 차려보니, 마치 공명하듯이 여자 3명이 모두 울고 있었습니다.
그때,
3층 복도 맨 앞집에서 조그맣게 아이가 우는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비슷한 소리를 잘못 들은 게 아닙니다.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 목소리는 저와 제가 좋아하던 여자애만 들었던 것 같습니다.
나중에 아무리 얘기해봐도 다른 친구들은 그 울음소리를 들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더 이상 여기 있다간 위험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른 친구를 설득하여 건물을 떠나기로 했습니다.
다음날 수업에 결석한 사람이 한 명 있었습니다.
제일 먼저 울기 시작했던 그 여자애였습니다.
집에 돌아온 후에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고 발목에는 아이가 작은 손으로 잡은 듯한 멍이 들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상황이 담임 선생님에게도 전달되었고 우리는 교무실에서 혼났습니다.
반성하고 있다는 말만을 계속 반복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혼나기 전부터 이미 축 가라앉아 있었습니다.
결석한 여자애가 건강하게 학교로 돌아온 것은 탐험 4일 후였습니다.
원래 의도와는 달리 그 탐험을 계기로 우리는 서로 멀리하게 되었습니다.
함께 있다 보면 그날의 일이 기억나기 때문입니다.
제가 좋아하던 여자애도, 패닉해서 학교를 쉰 여자애도 그날에 대해서는 완고하게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입 밖에 내지 않는 것으로 무리해서라도 잊어버리려 했을지도 모릅니다.
반면에 저는 그날의 여파가 사그라진 뒤에도 여전히 그 울음소리를 잊을 수 없었습니다.
제게 말을 걸거나 도움을 청하는 것처럼 들리는 목소리였기 때문입니다.
꿈에도 여러 번 나왔습니다.
얼굴은 안 보이지만 유치원생 정도의 아이가 엉엉 울면서 다가옵니다.
그러다가 내가 뭐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사명감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탐험 4개월 후 여름 방학 때.
저는 혼자서 그 아파트까지 와 있었습니다.
처음에 말했던 가족 동반 자살 사건에 대한 소문은 실화였습니다.
궁금해서 찾아 다니던 중 우연히 그 유령 아파트 바로 근처에 오랫동안 살고 계신 노인분을 알게 되어 실제로 물어봤습니다.
그 가족이 살던 집까지는 모른다고 하셨습니다.
하지만 아마 3층 복도 맨 앞에 있는 그 집이겠죠.
저는 이날 그 방 앞에 꽃을 놓아두었습니다.
당시 사건 발생 후 15년 이상이 흘렀다고 합니다.
지금도 제가 들은 그 울음소리가 동반 자살로 죽은 아이 소리인지는 확신하지 못하겠습니다.
대신에 한 가지 확실한 사실이 있습니다.
꽃을 놓아둔 이후, 흐느끼던 아이는 더 이상 꿈에 나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어른이 되었을 때 몇 번 동창회에 나가 그때 함께 탐험한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역시 모두 봄이 오면 그날을 떠올린다고 합니다.
좋든 나쁘든, 이 체험은 우리 마음속에 교훈을 남겼습니다.
폐허나 심령 스폿은 결코 장난삼아 갈 곳이 아니라는 것을요.
그리고 동반자살 이야기를 자세히 듣고 나니 가족을 더 소중히 여겨야겠다는 마음가짐도 갖추게 되었습니다.
무서웠지만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스스로는 그렇게 느끼고 있습니다.
동반자살에 휘말린 가족분들이 부디 편안하게 눈을 감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지금도 그런 마음으로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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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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