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박. 찰박. 찰박.....

멍하니 걸음을 옮기던 나는 문득 정신을 차리고는 주변을 둘러봤다.

둘러본다고는 해도 정작 내 눈에 비치는 것들을 이해하는데는 제법 시간이 걸렸다.

오래된 콘크리트 터널. 퀴퀴한 냄새.

신발에 새어드는 축축하고 더러운 물.

난 왜 이 어둡고 지저분한 하수터널을 걷고 있을까?

가만히 생각해 봐도 명확하게 기억나지는 않았다.

그저 드문드문 장면들이 떠오를 뿐.

분명 기분좋게 술을 마셨고, 만취한 채 집으로 가려했고,

미친 듯이 어딘가를 향해 걸어갔고, 지금은 왜인지 모르게 하수터널 속에 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긴 했지만 목구멍에서 올라오는 알콜향이

하수도의 역한 냄새보다 진하게 풍겨오자 깊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그냥 술김에 길을 잘못들었다고 생각하면 그만이다.

어차피 취했을 때 일은 술깨는 순간 전부 잊는게 좋다.

찝찝한 기분은 지우기 힘들었지만

아직 남아있는 술기운을 빌어 싹 무시를 하고는 우선 여기서 나가기로 했다.

난 몸을돌려 가던 길의 반대방향으로 걸음을 옮겼다.

모르긴 몰라도 안으로 들어가던 중이었다면 반대로 가야 들어온 곳을 찾을 수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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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박. 찰박. 찰박.....

되는대로 앞으로 가고 있지만 나가는 길은커녕 빛 한줄기 찾을 수 없었다.

핸드폰도 어디 버려뒀는지 보이질 않으니 싸구려 전자시계의 희미한 불빛 하나에 의지한채

철벅거리며 걸어갈 뿐이었다.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순간 헛바람을 들이켜며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희미한 시계 불빛으로는 고작 1~2미터 남짓이 보일 뿐이었기에 무언가 보이는 건 없었다.

한동안 가만히 서서 조용히 귀를 기울여도 봤지만 들리는 거라곤 물소리 뿐이었다.

아니겠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지만 나도 모르게 걸음이 빨라졌다.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뒤에서 들려오는 발소리가 남은 술기운을 싹 몰아냈다.

그리고 마땅하게도 술기운이 자리잡고 있던 곳은 공포심이 스멀스멀 채워졌다.

이번엔 걸음을 멈추고 돌아보지 않았다.

정확히는 도저히 그럴 용기가 나지 않았다.

대신 이를 악물고 거의 뛰듯이 앞으로 달려나갔다.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흐흐..

날 쫓아오는 발소리에 섞여 으르렁 거리 듯 낮은 웃음소리가 들리는 순간,

난 비명조차 지르지 못하고 전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소리를 지를 듯이 입을 벌린 채였지만 너무 놀란 나머지 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도망치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 찰박.....흐흐..... 흐흐흐...

발소리가 가까워졌고 섬뜩한 그 웃음소리도 점점 커져갔다.

그리고 마침내 내 뒷덜미 바로 뒤에서 그것의 웃음소리가 들려온 끔찍한 순간,

난 막혀있던 목에 구멍이 뚫린 듯 커다란 비명을 내질렀다.

“으아아악!”

그와 동시에 앞으로 고꾸라지고 말았다.

“살려주세요!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 살려주세요!”

더러운 바닥에 웅크린채 미친 듯이 중얼거렸지만, 걱정과 달리 날 덮쳐오는건 없었다.

얼마간 그 자세 그대로 귀를 기울여 봐도 들려오는 소리는 없었다.

조금은 안심이 되었지만 다리가 풀렸는지 꼼짝도 할 수 없었다.

결국 천식 환자처럼 헐떡이며 간신히 하수터널 벽에 등을 기대앉아 숨을 골랐다.

취해서 헛걸 들었나?

그건 아닐 것 같았다. 술기운 따윈 이미 날아가 버린데다 소름이 돋을 정도로 생생했으니까.

이 터널을 거처삼아 돌아다니는 정신나간 노숙자라면 그나마 현실적이겠지만

그렇다면 이렇게 바짝 따라오던 사람이 내가 넘어질 때 뒤엉키지 않고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어차피 지금으로선 알수있는게 없으니 차라리 단순하게 생각을 했다.

‘그래. 그냥 뭐에 홀렸던 거야. 그게 차라리 맘편하잖아. 그치?’

휴식을 취하며 다시한번 열심히 귀를 기울여 보았다.

여전히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아무런 소리도....

난 벌떡 일어나 귀에 온신경을 집중했다.

정말 어떠한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발소리라든가 웃음소리, 숨소리는 물론.

물이 흐르는 소리. 물방울이 떨어지는 소리 같은 당연히 들려야 하는 소리조차도...

난 손으로 하수도 벽을 퉁퉁 두드려 보았다.

진동은 느껴졌지만 역시나 소리는 들리지 않는다.

이번엔 조심스레 입으로 소리를 내 보았다.

[아.. 아아...]

마치 물속에서 소리를 낸 듯 먹먹한 느낌이었다.

[뭐지? 넘어지면서 고막이라도 다쳤나?]

불안감에 일부러 소리를 내서 말했다.

다쳐서 그런 것 같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뭐 납득이 갈만한 다른 이유를 찾지는 못했다.

뭐가 어찌되었건 지금은 여기서 빠져나가는게 먼저다.

들리지 않으니 마음의 여유가 사라졌다.

귀가 닫힌 채 그저 희미한 빛 하나만으로 여길 빠져나가야 되는 것이다.

아까처럼 뭔가가 따라온다 해도 코앞까지 오지 않는이상 알아챌 방도가 없다.

난 사방을 둘러보며 아주아주 천천히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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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간의 시간이 지났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눈에 집중한 탓에 피로감은 금세 쌓였지만 반대로 이동한 거리는 짧았다.

대체 여긴 출구가 어디일까?

처음에 반대로 걷기 시작했던게 실수가 아닐까 싶긴 했지만, 아직 확신할 수는 없기에 우선 되는대로 가보기로 했다.

안으로 더 들어가는 길이라도 어딘가엔 올라가는 길이나 또다른 출구가 있을 수 있으니까.

자꾸만 피어오르는 불안감을 애써 억누르고 열심히 사방을 둘러보며 걷던 그때,

아주 기묘한 냄새가 코끝을 간질였다.

하수터널에서 맡을 수 있는, 그냥 그런 고약한 냄새가 아니었다.

그보다 더 불쾌하고 기분 나쁜 냄새.

굳이 비교를 하자면 며칠간 씻지 않은 사람이 싸구려 향수를 들이붓듯 뿌린 것 같은 냄새랄까?

이런곳에서 날수 있는 냄새도 아니었고 나서도 안되는 냄새였다.

그렇다면 혹시 이근처에 밖으로 통하는 길이라도 있는것일까?

난 걸음을 멈추고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특별한건 보이지 않았다.

지금까지 보아왔던 것처럼 낡은 콘크리트로 둘러싸인 하수터널일 뿐.

난 마치 맛있는 냄새를 맡은 강아지처럼 코를 킁킁 거리며 냄새에 집중했다.

희미하던 냄새가 점차 진해짐을 느낄 수 있었다.

꼭 향수 뿌린 사람이 내쪽으로 다가오듯이....

순간 뒷덜미가 오싹해진 나는 냄새가나는 곳 반대 쪽으로 무작정 뛰기 시작했다.

독특한 냄새를 가진 무언가가 이쪽으로 오고 있다.

뭔지는 모르지만 분명 가까워지고 있다.

격하게 달리는 와중에도 여전히 소리를 들을 수 없다보니 공포심은 배가 되었다.

더욱더 무서운 것은 냄새가 지독한 이곳에서도 그 불쾌한 냄새만은 명확하게 구분되었고

심지어 냄새의 진하기만으로도 그것과의 거리가 어느정도 되는지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저리 꺼져 이 개새끼야!!]

죽을힘을 다해 달리며, 있는 힘껏 욕설을 뱉어냈지만

먹먹한 소리만 머릿속에 울릴 뿐이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냄새는 점점 진해졌고 어느새 내 주위를 완전히 뒤덮었다.

잡혔다.

그렇게 느낀 그 순간, 마치 거짓말처럼 불쾌한 냄새가 싹 사라졌다.

마치 그전에 나를 덮쳐온 소리가 순식간에 사라졌던 것처럼.

그 자리에 미끄러지듯 멈춘 나는 미친 듯이 코를 킁킁 거렸다.

역시 냄새는 사라져 있었다.

그와 더불어 하수도 냄새도 이제 더이상 나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어떤한 냄새도 맡을 수 없었다.

이번엔 후각을 잃어버린 것이다.

이제 뭔지 좀 알 것 같은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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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가 따라온다. 소리에게 잡히면 청각이 마비된다.

냄새가 따라온다. 냄새에게 잡히면 후각이 마비된다.

이유 같은건 알수도 없었고 아무래도 좋았지만, 이 규칙은 확실한 듯 했다.

여긴 이질적인 것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그것에 잡히면 해당하는 감각을 잃는다.

모르긴 몰라도 피부를 찌르는 따끔한 통각이나

공기중에 혀에서 느껴지는 텁텁한 맛 같은것도 있을 수 있다.

그런 것들은 그래도 크게 문제 없겠지만 제일 중요한 한가지는 반드시 지켜야 한다.

눈.

이 빌어먹게 어두운 곳에서 크게 힘을 못쓰고 있긴 하지만

이거마저 사라진다면 여길 빠져나갈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될 것 같았다.

기묘한 것들이 날 잡기위해 돌아다니고 있다는걸 안 이상 여유부릴 시간은 없었다.

이제는 도박이다. 한쪽만 보고 열심히 움직이다가 조금이라도 이상한게 보이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반대쪽으로 뛰어가는 것이다.

죽을힘을 다해서.

자리에서 일어남과 동시에 갑자기 구역질이 몰려왔다.

역함. 이건 나방이 입에 들어왔을 때 느껴지는 그런 역한 맛이었다.

구역질이 조금 심해진다고 느껴진 뒤에야 무슨일이 일어났는지 알수 있었고

뒤늦게 움직여 봤지만 으깬 벌레 수십마리를 입안에 털어넣는 듯한 끔찍한 느낌과 함께

미각조차 잃어버리고 말았다.

[씨발! 개같은 새끼들.]

이제는 새삼스러울 것도 없는 먹먹한 소리를 내뱉고는 서둘러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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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다시 시간이 흘렀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일자였던 통로는 계속 가다보니 몇 번의 갈림길이 있었다.

날카로운 칼이 피부를 찌를 듯한 묘한 느낌이 들거나

보일리 없는 아주 먼 곳에 무언가가 보일 때마다 열심히 방향을 틀어가며 나아갔지만

크게 진전은 없었다.

그리고 결국엔 내가 가장 걱정하던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말았다.

일자 통로를 걷던중 피부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느낌.

날카로운 칼에 가까이 가는 듯한 예리한 느낌이 앞에서 나고 있었다.

이미 두어번 경험해 봤기에 즉시 몸을 돌려 반대쪽으로 향했지만

뒤쪽엔 더 무서운 것이 있었다.

저 먼곳. 빛이 닿지 않아 보이지 않은 통로 먼 곳에.

그것이 서 있었다.

어둠보다 훨씬더 검은 무언가가 자신의 명확한 형체를 드러내며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진흙을 뒤집어쓴 사람의 모습이 저러할까?

아니 그것보다는 그냥 그림자에 더 가까웠다.

너무 어두워서 어둠속에서도 명확히 보이는 그림자.

이제 선택을 해야 했다.

무슨 수를 써서든 눈을 잃는것만은 피해야 한다.

난 즉시 다시 몸을 돌려 내 피부를 베어낼 듯 다가오는 날카로운 감각쪽을 향해 미친 듯이 달리기 시작했다.

[이야아아아아!]

나도 모르게 기합성을 내질렀지만 역시 내겐 제대로 들리지 않았다.

피부에서 느껴지는 날카로움이 극대화 되는 그순간 몸의 감각이 완전히 사라졌다.

각오 한 일이었기에 감수하고 뒤에 녀석에게서 도망치는것만 생각하던 그때,

난 달리던 자세 그대로 바닥에 처박히고 말았다.

아무래도 갑작스럽게 몸에 감각이 사라진 탓에, 나도 모르게 움직임이 굼떠졌던 모양이었다.

재빨리 몸을 일으키려 해봐도 내손이 어디에 있는지 내 다리가 어떻게 되어있는지 알길이 없으니 그저 버둥거릴뿐이었다.

그리고 다음 순간, 눈앞이 뿌옇게 변함과 동시에 완전한 암흑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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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요! 아무도 없어요?]

소리치며 열심히 기어갔지만 내가 제대로 움직이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나마 먹먹하게라도 들리는 내 목소리만 의지한 채 희망을 품을 뿐.

[살려주세요! 저좀....컥...]
숨이 막히는걸 보니 아무래도 물속에 얼굴을 처박은 모양이었기에 열심히 버둥거려 고개를 들었다.

곧 다시 숨을 쉴수는 있었지만 내가 돌아누운 건지 아니면 옆으로 누운건지 알 수 없었다.

그야말로 우주 한복판에 혼자 부유하는 느낌.

그걸 실감하자 마지막까지 가졌던 희망이 바스라진 느낌이었다.

서러움에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아니 어쩌면 이미 눈물을 흘리고 있는지 모른다.

이제 끝이다. 난 이대로 죽겠지. 어떻게 죽는지도 모르고. 언제 죽는지도 모르게.

그렇게 모든걸 포기하려 할 때 뭔가 이질적인 느낌이 들었다.

아니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정확히 표현하긴 힘들었지만 주변으로 무언가가 모여든 것 같은 이상한 느낌.

인기척이라기보단 육감에 가까웠다.

그래 육감. 이것도 감각이라고 할 수 있는지 모르지만 난 확신했다.

뭔가가 내 주변으로 모여들었고 내게 손을 대고 있다.

그걸 깨달은 그순간, 난 욕설을 뱉으며 몸을 움직였다.

[저리 꺼져 이 개새끼들아!!! 저리 꺼져!!]

제대로 되는지 알수는 없었다. 그저 막연하게 주변 공기가 좀 다급해졌다 느낄 뿐.

그 막연한 느낌 하나만 믿고 좀더 격하게 몸을 움직였다.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팔을 휘두르고 발을 구르고 몸을 뒤틀고 또 욕설을 뱉어냈다.

이게 먹히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뭐라도 해야했다.

하지만 곧 내 숨이 턱 하고 막히기 시작했다.

이번에도 물에 잠긴 것일까?

‘아니 이건 목이 졸리는... ’

그 생각이 듬과 동시에 정신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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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정신을 차린곳은 병원 입원실 이었다.

병원의 하얀 천장.

그래. 확실히 보였다.

내가 누워있는 침대의 부드러운 촉감도 느껴졌고,

병원 특유의 차분한 냄새나 입안에서 느껴지는 소독약 맛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눈앞에 앉아 있는 흰 가운 의사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정신이 드셨군요. 정말 큰일날 뻔 하셨습니다.

거긴 대체 왜들어가셨어요.

운좋게 누가 선생님이 하수도로 들어가는걸 보고 신고해서 망정이지

아니면 정말 위험할뻔 했습니다.

어제는 열도 좀 있으시고 동공 반응이나 다른 반응도 좀 더디고 해서 걱정했는데,

다행히 지금은 다 정상입니다.

하수도에서 선생님 일으키다가 얻어맞은 경찰 총각 파스나 붙여주면되요. 하하..

크게 문제없으니 바로 퇴원하셔도 되는데. 술은 좀 줄이셔야 겠어요.

밤새 선생님 찾겠다고 하수도 뒤지고 다닌 사람들 생각도 해주셔야지요.”

의사의 설교를 끝으로 난 병원에서 나올 수 있었다.

마지막 순간 내 주변으로 몰려들었던 것들이 아무래도 경찰들이었던 모양이다.

그 하수터널을 나오면서 잃어버린 감각이 다 돌아온건 다행이었지만 찜찜한 느낌을 지우기 힘들었다.

거긴 대체 뭐였는지, 그안에 있던 것들이 과연 무엇이었는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그런것들은 전부 털어버렸다.

어차피 고민한다고 알수도 없고 이제와서 알고 싶지도 않다.

다만 애초에 내가 그곳으로 들어갔던 이유. 그것이 명확하지 않았기에 불안감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그곳이 나를 불러서 홀린 듯이 찾아갔다거나 기억나진 않지만 꼭 가야할 이유가 있었다거나...

혹시라도 정신을 놓으면 나도 몰래 다시 거길 찾아가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두려움.

아무래도 의사 말대로 술은 조금 줄이는게 좋을 것 같았다.


By. neptunu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