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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년 전, 결혼식 6개월 전에 일어난 일입니다.


제 남편은 태국인이고 그 당시 결혼을 전제로 2년 정도 동거했습니다.

시댁은 도시에서 2시간 정도 걸리는 농촌 마을이었는데, 결혼을 앞두고 오랜만에 시댁에 들르기로 했습니다.

교통체증 때문에 저녁에 도착해서 시부모님께 잠깐 인사를 드린 뒤 같은 마을에 사는 시조부모님과 친척들에게 인사를 마치고 잠시 휴식. 맥주에 입을 댔습니다.

그러자 근처에 사시는 할아버지가 오셔서 남편을 부르곤 뭔가 엄하게 말씀하시더군요.


그 당시 저는 태국어를 조금 할 줄 알았지만, 지역 방언은 하나도 알아듣지 못했습니다.

할아버지가 남편에게 하는 말도 그저 바라보고만 있을 뿐 내용은 몰랐습니다.

돌아온 남편에게 "무슨 일 있어?"라고 묻자 남편은 대답했습니다.


"마을의 전통을 따르라는데."


남편의 설명에 따르면 부부라도 함께 목욕하는 것은 금지되어 있다. 땅의 신이 노여워한다. 그런 느낌의 이야기였습니다.


밤이 깊어 이불을 깔고 모기장도 치고 목이 마를 때를 대비해서 머리맡에 물이 든 페트병 하나를 놓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기본이라, 시부모님은 3시간 전 2층 침실에서 이미 주무시고 계셨습니다.

현관을 들어서면 바로 거실이었고, 우리는 거실에서 잘 거라서 둘이서 1층 문단속을 하고 불을 껐는지 확인한 뒤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태국 시골은 가로등이 거의 없어서 해가 지면 주변이 어둡습니다.

대부분의 집이 중형견 3마리 정도를 경비견으로 두고 있으며, 한밤중에는 경비견들이 더 예민해져서 위험하고, 나다니는 사람도 없으니 굳이 가로등을 둘 필요가 없을 수도 있습니다.

남편이 이불 바로 위에 있는 형광등 스위치를 끄자 완전히 어두워졌습니다.

눈이 어둠에 익숙해지기를 기다려도 외부에서 들어오는 빛이 없기 때문에 여전히 깜깜했습니다.

조금 무서웠지만, 오랜만에 시댁에 들러 피곤해서 그런지 바로 잠이 들었습니다.


한밤중에 목이 말라 잠에서 깨어나 어둠 속을 더듬었습니다.

동시에 남편도 목마르다며 일어나 함께 페트병을 찾습니다.

그러자 밖에 있던 개들이 뭔가 경계하고 있는 건지 일제히 짖기 시작했습니다.

개들은 난폭하게 움직이는 것 같았고, 낑낑거리며 울기도 했습니다.


‘시끄러워…’


그때 뭔가가 우리 손을 비추었습니다.

덕분에 페트병을 들고 물을 한 모금 마실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뭔가 이상한 점을 알아차렸습니다.


“어라? 어?”


형광 탁구공 같은 것이 방안에 둥실둥실 떠 있었습니다.


"반딧불인가?"

"아니야! 모기장을 뚫고 들어왔어!"


방 안은 수없이 많은 발광체로 가득 차 있었고, 잠시 후 그것은 움직임을 멈췄습니다.

그것은 조용히 공중에 떠 있었습니다.


저는 갑자기 겁이 나서 남편에게 매달렸습니다.


"저거 보여?"

“응.”


남편의 물음에 저는 대답했습니다.

그러자 남편은 "보지 마! 눈 감아!”라고 강하게 말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눈을 조금 떠서 보고 말았습니다.


눈앞에 작은 여자아이가 내 얼굴을 빤히 들여다보듯 서 있었습니다.

무서워서 소리 지를 뻔했지만, 필사적으로 참았습니다.

그것은 여자아이처럼 생겼지만, 생기가 느껴지지 않아서 마치 인형 같았습니다.

두려움을 달래려고 고개를 돌리자, 사람 그림자 같은 것이 우리를 둘러싸고 빙빙 돌고 있었습니다.


“아버지!!!!”


다음 순간, 남편이 큰 소리로 외쳤습니다.

2층에서 대답이 들렸고, 그 목소리를 들은 남편은 이부자리에서 일어나 형광등 스위치에 손을 댔습니다.


“안 켜져!! 형광등 두 개 다 안 켜져요!!"


남편의 패닉에 빠진 목소리를 듣고 시아버지가 2층에서 내려오는 순간, 갑자기 방이 환하게 밝아졌습니다.


다음날 아침, 시할아버지가 오셔서 추궁하셨습니다.


“뭘 한 거냐!! 뭘 봤어!!"


사실 2층에서 주무시던 시부모나 시할아버지 댁, 돌아가신 시할머니의 언니 댁에서도 비슷한 괴기현상이 동시에 일어났다고 합니다.

사실 남편이 설명해 준 마을의 전통에는 이런 뒷내용이 있었던 모양입니다.


[결혼하지 않은 남녀는 조상님에게 결혼했다는 보고를 올리지 않으면 한방에서 잘 수 없다.]


남편은 그냥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일 뿐이라며 아랑곳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심상치 않은 일이 벌어지자 자신이 잘못했다고 반성했습니다.

조상님의 영혼은 항상 가족들을 보호해주었지만, 우리는 무례한 행동을 하고 만 것입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고민하고 있자니 시할아버지가 말씀하셨습니다.


"지금부터 결혼식을 시작한다!"


그러더니 결혼식 준비를 시작하셨습니다.


시할아버지의 재치 덕분에 우리는 갑작스럽지만, 조상님에게 보고도 드릴 겸 특별한 의식과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그 후 우리는 조상님의 말씀을 귀담아듣고 전통을 지키며 살았고, 이상한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시댁 지역에는 다양한 풍습과 전통이 있었지만 믿음이 깊지 않은 남편과 저 모두 건성으로 그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전통을 잘 지켜야 한다…"


아직도 시할아버지가 하신 말씀이 귀에 남아 있습니다.

전통이나 풍습이 생긴 이유는, 어떤 원인으로 인해 발생한 재앙을 막기 위함이라고 깨닫게 해준 사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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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