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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내가 중학교 2학년 때 이야기이다.

그 당시 나는 이상한 환청에 시달리고 있었다.


새벽 한두 시쯤 되면 누군가 뒤뜰을 걷는 발소리가 들리는 것이다.


말이 뒤뜰이지 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을 정도의 공간에 자갈을 깔아 놓은 정도라 매우 좁다.

내 방은 2층에 있고 뒤뜰을 향해 있다.


자그락... 자그락...


자갈길을 걷는 소리가 들린다.

커튼 사이로 뒤뜰을 들여다봐도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누군가 움직이는 것 같지는 않았다.


발소리를 죽이고 1층으로 내려가 뒤뜰이 보이는 방까지 가봤지만…

역시 아무도 없었다.

다만 지붕에서 “케케케케” 하는 새 울음소리가 들려왔다.


부모님께도 물어봤지만 그런 소리는 못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내가 잘못 들은 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여름방학 때 성묘를 겸해 할머니 댁이 있는 가고시마（鹿兒島）로 갔다.

여전히 환청은 계속 들렸지만, 할머니 집에 머물 때는 들리지 않았다.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가 보다.


"○○가 벌써 2학년이여? 공부 열심히 하그라잉?”


할머니는 학교생활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셨고 내게 부적을 주셨다.

아마 유명한 신사의 부적이었던 것 같은데, 지금은 부적을 가지고 있지도 않고 자세히 기억나지 않는다.

미리 말해두자면, 이 부적이 뭔가 도움이 되었다는 명확한 증거는 없으며, 나 자신도 부적이 그런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물건을 매몰차게 버릴 배짱은 없어서, 책가방 안주머니에 숨기고 다녔다.


여름방학이 끝나고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환청은 언제나처럼 계속 들렸다.

하지만 그즈음엔 정말 잘못 들은 것뿐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래서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케케케” 하고 우는 새가 있다는 게 좀 소름 끼친다고 생각했다.

새소리는 부모님에게도 들린 것 같으니 정말 그런 새가 있긴 할 것이다.


그날은 비가 많이 내렸고 친구는 동아리 활동으로 바빠서 나는 혼자 집에 갔다.

내가 살던 곳은 번화가가 있긴 했지만, 어쨌든 시골이라 집에 가려면 논둑길 같은 곳도 지나야 했다.

비가 와서 물이 불어난 강가를 지날 때 문득 뒤에서 누군가가 걸어오는 것을 깨달았다.

같은 중학교 학생인지, 아니면 전혀 모르는 이웃인지.

나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빗속에서 개를 데리고 산책하는 사람과 마주쳐서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어, 그래. 잘 들어가라.”


그 사람이 지나가고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개가 크게 짖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주인이 갑자기 짖기 시작한 개를 나무라는 것이 보였다.


그 개가 무엇을 느꼈는지는 모른다.

적어도 나는 모르고 주인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 뒤에 걸어오고 있던 사람은 어디에도 없었다.

어디선가 다른 길로 빠졌는지도 모른다.


나는 게으른 성격이라 집에 오자마자 반쯤 젖은 책가방을 방 입구에 두고 교복을 갈아입고 누워서 만화책을 읽기 시작했다.

부모님은 맞벌이여서 집에 나만 있었다.

만화책을 읽다가 현관문이 덜컹거리며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머니가 돌아오셨나보다 싶어 신경 쓰지 않았다.

그런데 그 돌아온 사람은 계단을 올라왔다.


삐걱... 삐걱...


그래도 엄마가 웬일로 2층으로 올라오나, 하는 생각만 들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내 방문 앞에서 딱 걸음을 멈추고 움직이지 않았다.

처음에는 복도에서 뭘 하는 줄 알았는데 그런 것치고는 너무 조용했다.

하지만 문 너머에 누군가 있는 것 같다.


그쯤 가니 심상치 않음을 느끼고 몸이 굳어버렸다.

말을 걸어볼 생각도 못 했다.

무서웠으니까.


엄마 맞지?

뭐 하는 거야?

왜 아무 말도 안 하는 거지?

도둑인가?

X 됐다…무서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문손잡이가 찰칵 소리를 내며 돌아가고 살짝 문이 열린 상태에서 멈췄다.

나는 도둑인 줄 알고 숨을 죽였다.

움직이면 안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들켜 죽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거의 닫힌 문 너머에서, 그 녀석은 갑자기 쿵쿵거리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알 수 없었다.

두 다리로 점프하면서 문 너비만큼 왔다 갔다 하는 것 같은데 직접 본 게 아니라서 모르겠다.

하지만 난 아직도 그 녀석이 뛰어놀고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러다가 그 소리가 갑자기 멈췄다.

그 녀석이 얼마나 오랫동안 문 너머에서 뛰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그렇게 길지는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멈추었다고 해도 나는 움직일 수 없었다.

아직 그 녀석이 문 너머에 있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소리가 그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진짜 어머니가 돌아오셨기 때문에 마침내 겨우 말문이 트였다.

당연히 나는 이 공포의 사건에 대해 부모님께 말씀드렸다.

하지만 뻔하게도 집에 누가 들어온 흔적이 없어 "기분 탓"이라고만 하셨다.


그 사건이 있은 지 얼마 되지 않아 나는 마침내 그 녀석의 모습을 보고 말았다.

아니, 그게 정말 같은 녀석인지는 모르겠다.

증거가 있는 건 아니니까.

하지만 분명 그 녀석일 것이다.


2층 복도 끝에는 붙박이창은 아니지만, 항상 잠겨 있는 작은 창문이 있었다.

아침에 학교에 가려고 계단을 밟았을 때였다.


텅!


뭔가가 유리창에 부딪히는 소리를 듣고 반사적으로 작은 창문 쪽을 돌아보았다.

그걸 보고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원숭이였다.

시골이니까 산에 올라가면 원숭이 정도는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집에서 보는 건 처음이었지만.


원숭이는 창문 샷시에 매달려 있었고 상체만 보였다.

그건 그렇고, 그 녀석은 일본원숭이치고는 다소 컸다.

인간이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얼굴은 묘하게 사람 같이 생겼다.


오컬트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원숭이 괴물, 현실적인 사람이라면 원숭이를 닮은 정신 이상자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무서웠다.

그 작은 창문 너머에는 발판이 없다.

만약 거기에 매달려 안을 들여다보는 거라면 인간이라도 무섭다.


원숭이는 유리창을 쾅쾅 두드리곤 “케케케케케” 하고 인간 같은 이빨을 드러내며 웃었다.

그 울음소리는 새가 아니었구나, 싶었다.


기절하지는 않았지만, 너무 놀라서 미끄러졌다.

그대로 계단에서 굴러떨어져 온몸을 부딪쳤고 팔뼈에 금이 갔다.


"원숭이가 있었어! 원숭이가 있었어!! 작은 창문에 원숭이가 있었다고!!!!"


나는 병원에 가서 흥분하며 설명했지만, 부모님은 별로 이상하게 여기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원숭이를 매우 싫어했기 때문이다.


얼마 후 우리는 개를 기르기 시작했다.

매우 활기찬 암컷 시바견이었다.

마당을 마구 뛰어다니며 계속 짖어대는 개였다.

어머니는 “짖는 버릇 못 고치는 개구나"라며 난감해했지만, 나는 이 개를 무척이나 귀여워했다.

그 개가 얼마나 우수한 일꾼인지 아주 잘 알기 때문이다.


환청은 더 이상 들리지 않았다.

한밤중에 훌륭한 파수꾼이 뒤뜰을 둘러보게 됐기 때문이다.


대학 입학 후 살던 집을 떠나 취직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얼마 전 본가로 돌아왔다.

10여 년이 지난 지금, 열심히 일하던 파수꾼은 이제 없다.

그 부적도 어디선가 잃어버렸다.

아직 뒷마당을 걷는 소리가 들리지는 않는데, 그 녀석도 이제는 포기하고 떠난 거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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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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