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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딸이 4살 때 남편의 갑작스러운 전근으로 이사하게 되었습니다.


딸은 어린 유치원생이었는데, 겨우 친구도 많이 사귀고 즐겁게 유치원에 다니던 시절이었습니다.

비록 4살밖에 되지 않았지만, 친구들과 떨어져서 낯선 도시로 이사하는 것은 매우 힘들어 보였습니다.

감수성이 풍부하고 예민한 아이라 저도 조금 걱정했습니다.


새로 이사한 곳은 이전에 살던 곳과 비교하면 꽤 도시입니다.

우리 집은 가족 3명 이상이 살 수 있는 임대 주택이었고, 이사를 마친 후 이웃들에게 인사를 하고 돌아다녔습니다.

그때 아파트 입구 부근에 제 또래 엄마들이 둥글게 둘러앉아 즐겁게 이야기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제가 옆을 지나가자 왠지 목소리 톤이 바뀐 것 같았지만 신경 쓰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딸이 새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습니다.

유치원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어디 아프기라도 한 걸까 싶어 얼른 유치원으로 향했는데 담임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런 다음, 다른 방으로 안내되었습니다.

‘뭐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말하기 곤란한 듯 입을 열었습니다.


“사실…따님께서 아직 학급에 적응하지 못한 것 같아서요…혼자 놀 때가 많아요."


저는 그 말을 듣고 깜짝 놀랐습니다.

왜냐하면 딸은 집에서 항상 신나서 친구들에 대해 말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선생님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딸은 새 친구가 생겼다고 늘 신나서 얘기하는데요. 유우라는 친구였던 것 같아요.”


"유우요?"


선생님은 잠시 눈살을 찌푸렸습니다.


제가 의아해하자 선생님은 겸연쩍은 듯이 말했습니다.


"그런 친구는 없어요. 항상 혼자 놀고 있더라고요."


딸은 제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 생각을 하니 가슴이 아팠습니다.

선생님께는 딸과 한 번 이야기해보겠다고 말하고 집에 왔습니다.


그날도 딸은 유치원에서 돌아와서 유우의 얘기를 합니다.


"유우는 넘어져도 울지 않아요!"


"유우랑 손잡고 밖에서 놀았어요!"


저는 딸에게 미소 지어주고 함께 소파에 앉았습니다.


"유우는 남자애니? 여자애니?"


제가 물었더니 여자아이라고 대답했습니다.

정말 맨날 같이 노냐고 물어보니 딸은 명랑하게 웃으며 "네!”라고 말했습니다.

제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 한다기에는 너무나도 솔직한 미소였습니다.


일단 그날은 확인만 하기로 하고, 다음날은 몰래 유치원에 갔습니다.

담임선생님의 허락을 받고 딸이 찾지 못하게 숨어 교실을 찾아보니, 시끄러운 아이들 무리에서 멀리 떨어져 앉아 있는 딸이 보였습니다.


저는 그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습니다.

선생님 말씀은 사실이었습니다.

오도카니 앉아 있는 딸의 뒷모습이 전보다 작아 보였습니다.


그날 저녁, 딸과 밥을 먹으면서 오늘 유치원에 갔다고 말했습니다.

딸이 놀란 것 같았기 때문에 역시 제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친구가 있는 척하는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다음 순간, 딸은 유감스러운 표정으로 말했습니다.


“엄마도 유우랑 같이 얘기했으면 좋았을 텐데!”


온종일 제 딸을 보고 있었지만, 분명히 혼자였습니다.

유우의 존재 같은 건 없었습니다.

등골이 오싹했지만, 딸에게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습니다.


며칠 후, 아파트 입구 근처에서 또 수다를 떨고 있는 엄마들을 만났습니다.

그중에는 딸과 같은 반 친구 어머니도 있었는데, 제가 인사를 하자 고개를 홱 돌렸습니다.

기분이 나빴지만 개의치 않고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초인종이 울려서 문밖에 나와보니 어디서 많이 본 여성이 서 있었습니다.

딸의 반 친구인 남자아이의 엄마였습니다.

뭔가 너무 어색해 보여서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습니다.

돌아온 대답은 생각지도 못한 말이었습니다.


"저희 아들이…그쪽 따님이 유우랑 계속 함께 있다고 해서요..."


저는 너무 놀라서 저도 모르게 되물었습니다.


"유우가 진짜 있는 아이예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을 얘기하니, 그 어머님은 깊은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작년 일이에요. 같은 반 친구인 유우라는 여자아이가 사고로 죽었어요. 집에 오는 길에 차에 치였대요.

유우는 몇몇 친한 친구들이랑 그 친구들 엄마랑 같이 귀가했어요. 유우 엄마가 뒤늦게 유치원에 데리러 왔는데 그사이 엇갈린 거죠.

그리고 유우는 사고를 당하고…유우 엄마는 충격을 받아서 시름시름 앓고 있어요. 그런데…”


친구 어머님은 말을 꺼내려다가 주위를 두리번거렸습니다.

그러고 나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나중에 그 자리에 있었던 엄마 중 한 분에게서 들은 얘긴데...

같이 집에 가던 아이 중 한 명이 장난으로 유우를 밀었대요.

유우는 그대로 도로로 밀려나서 뒤에서 온 차에......

하지만 유우를 민 아이의 엄마가 늘 무리의 중심에 있는 분이라…이때도 유우가 잘못한 거라고 우긴 거죠."


그 엄마의 이름을 듣고 저는 항상 아파트 입구에 모여있던 엄마들의 무리가 생각났습니다.


"몇몇 유치원 아이들은 여전히 유우가 보인대요. 우리 아들도 유우 얘기를 할 때가 있었어요.

근데 유우 이름을 얘기하면 아까 그 아이 엄마가 뭘 할지 몰라서 아무도 말을 안 해요. 그때 그쪽 분들이 이사를 오신 거고…

따님께서 아주 좋은 아이라고 아들에게 들었어요. 그래서 유우도 친구가 되어줘서 기뻤던 게 아닐까요.”


저는 그저 멍했습니다.

그런 일이 있었다니.

그 후에도 딸은 여전히 유우 얘기만 했습니다.


곧 제 남편은 다시 전근을 해서 지금 우리 가족은 시골 마을에서 여유롭게 살고 있습니다.

딸은 많은 친구를 사귀었고, 어느새 유우 얘기는 그만뒀습니다.

하지만 제 머릿속에는 이사하는 날에 딸이 차에서


"잘 있어, 유우!"


하며 손을 흔들던 모습이 생생하게 남아, 지금도 잊을 수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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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