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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오래 전에 남동생에게 일어난 일이다.


동생과 나는 나이가 비슷해서 부모님과 같이 살 때는 방을 같이 썼다.

좁은 방에 남자가 둘, 게다가 나이 차이도 별로 안 나서 동생과 사이는 나빴고 항상 다퉜다.

그래도 형제니까, 평소엔 서먹서먹해도 어려울 때는 서로 도와야 한다는 일말의 정은 남아 있었던 것 같다.


동생이 곧 만 20세가 될 무렵.

학창 시절을 흥청망청 즐기던 동생은 그날도 술자리에 참석하느라 밤늦게 귀가했다.

나는 잠들어 있다가 그 소리에 깼지만 이제 왔네, 하고 다시 눈을 감았다.


우웅…우웅….


뭔가 울리는 소리에 또 잠이 깼다.

소리의 정체는 바로 알 수 있었다.

바로 핸드폰 진동이었다.

내 핸드폰은 조용하니, 동생한테 전화가 온 것 같았다.

하지만 정작 동생은 술김에 푹 자고 있는지 침대에서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야, 전화 왔잖아! 시끄러우니까 빨리 받아!"


나는 동생을 깨워서 전화를 받도록 재촉했다.

동생은 으으, 하고 신음하며 겨우 핸드폰을 집어 들었다.

그리고 화면을 보자마자 목소리가 커졌다.


"어? 136? 이게 뭐야? 형, 이거 봐."


동생이 내민 핸드폰에는 ‘136’이라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 있었다.


"이런 번호가 있나?"


“잘 모르겠는데… 일단 시끄러우니까 빨리 받아봐."


꽤 오랫동안 핸드폰이 울리고 있었다.

동생은 핸드폰을 귀에 갖다 댔다.


“여보세요. 네? 아니, 그걸 저한테 말씀하시면... 아, 네, 잠시만요."


그리고 나서 동생은 메모하기 시작했다.


"네, 알겠습니다."


그렇게 통화는 끝났다.


“누군데?”


내가 묻자 동생은 대답했다.


"아니, 뭐냐, 돌아가신 분이 계시는 주소를 알려드릴 테니 거기로 가라는 거야. 내가 무슨 경찰도 아니고. 일단 주소 메모해 뒀어."


어안이 벙벙해진 동생과 나는 그냥 다시 자기로 했다.


다음날 일어나 보니 동생의 메모가 책상 위에 남아 있었다.

꿈이 아니었구나 싶어 동생 휴대폰을 확인했는데, 136번에서 온 통화 내역은 없었다.


이해할 수 없는 일투성이라 조금 알아봤다.

‘136’은 전화 이력 정보를 제공하는 유선전화 수신자 부담 서비스라고 한다.

하지만 136번에서 직접 전화가 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서비스는 직접 136번으로 전화해야만 이용할 수 있다고 한다.

그다음으로 조사한 것은 동생이 메모한 주소.

인터넷으로 알아보니 거기는 외딴곳에 있는 인가 같았다.

더 이상의 정보는 나오지 않았고, 수수께끼는 깊어질 뿐이었다.


"그렇게 먼 곳도 아니니까, 친구들이랑 같이 가 봐야겠다."


동생은 궁금했는지 그곳으로 직접 가보려는 것 같았다.


“그래라, 그럼.”


나는 대충 맞장구만 쳤을 뿐,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날 저녁이 다 되어서야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 일 났다. 나 지금 경찰서야."


"뭐? 대체 무슨 일이야?!"


부모님은 아직 일하고 계시느라 집에 없어서, 내가 대신 경찰서로 갔다.

경찰서에는 동생과 동생 친구 2명이 있었다.


동생 말로는, 메모한 주소로 가보니 버려진 건물이 있었다고 한다.

안을 뒤져 보니 전화 내용대로 진짜 사람의 뼈가 있어 경찰에 신고했다고 한다.

경찰에 연행돼 조사받았지만, 보호자가 올 때까지는 돌려보낼 수 없어서 내가 불려온 것 같았다.


경찰에 사실대로 말할까 생각도 했지만,

한밤중에 136이라는 번호로 전화가 와서 시키는 대로 갔더니 사람의 시체가 있었다.

이런 얘기를 해 봤자 쓸데없이 의심만 살 게 뻔했다.

우선은 동생이랑 친구가 심령 스폿 탐방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거라고 말을 맞췄다.

시체는 목매단 흔적이 있었고, 죽은 지 꽤 오래되었기 때문에 일단은 집에 갈 수 있었다.


그 후 동생에게 심상치 않은 일이 생겼다.

처음 시작은 동생의 지적으로 시작되었다.


"방금 TV에 이상한 거 나오지 않았어?"


몇 번이나 그런 일이 생겨서, 동생과 TV를 볼 때는 항상 녹화하고 뭔가 이상한 일이 생기면 다시 틀어보는 식으로 시험해 봤지만…

녹화본에서는 그 현상을 확인할 수 없었다.

동생이 말하기를, 여자 그림자 같은 게 보인다고 했다.


부모님과 한 번 상의해 봤지만, 그럴 리가 있겠냐며 진지하게 들어주시지 않으셨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은 일상생활을 하면서도 ‘여자 그림자가 보인다’고 말했다.


나는 폐허에 있던 시체의 귀신이 저지른 짓이라고 확신했다.

그래서 근처 신사에서 정화 의식을 치르고 부적을 사들여서 동생의 소지품에 빠짐없이 집어넣었다.

친구들과 상의도 해보고 별의별 방법을 다 써봤다.


하지만 동생의 상태는 나아지기는커녕 더 나빠졌다.

여자 그림자에 겁을 먹어 밖에 나가지도 않고, 거울에 비칠까 봐 욕실이나 화장실에도 가지 않으려 했다.

이쯤 가니 부모님도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으셔서, 연줄이 닿는 사람에게 부탁드려 제령을 하게 되었다.


제령 당일.

영능력자라는 아주머니 3명이 우리 집에 왔고, 바로 의식을 시작했다.

불경 같은 걸 외우면서 오랜 시간이 흘렀고, 다 끝났을 무렵 아주머니에게 설명을 들었다.


“일단 제령은 끝났지만 아쉽게도 실패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이분에게 씌인 귀신이 뭔가 강한 염원을 호소하고 있는데, 최선을 다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읽을 수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지금은 귀신과 대화가 불가능한 상태입니다.

분명 강한 염원이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 염원을 들어주면 아마 성불할 겁니다."


제령도 통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았다.

동생을 구할 방법은 더 이상 없는 걸까...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났다.


그래도 우리 가족은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경찰서로 가서 발견된 시체에 관해 물어보기로 결심했다.


경찰은 처음에는 그런 건 알려줄 수 없다며 완강하게 맞섰지만, 내가 물고 늘어지며 고집을 부리니 두손 두발을 다 들었다.

경찰에게 정보를 얻었지만, 경찰도 아는 게 거의 없어 곤란한 상황이었다.

시체는 젊은 여성으로, 죽은 지 꽤 오래되어 확실하지 않지만, 사인은 아마도 목을 매달아 질식사한 것 같았다.

폐허와 관련된 사람들도 모두 사망했기 때문에 조사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최후의 수단으로 나는 시체가 발견된 폐허로 갔다.

효과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직접 거기로 가서 빌면 잘 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가는 길에 향과 꽃을 사서 현장에 도착해 향에 불을 붙이고 내려놓았다.


"제발, 성불해 주세요!"


몇 번이나 그렇게 기도했다.


그때 어디선가 여자 목소리가 들렸다.


"고마워요."


내 인생에서, 지금 이 순간만큼 무서웠던 적은 단언컨대 없었다.

나는 찍소리 하나 못 내고 폐허에서 전속력으로 뛰어서 도망쳤다.


그리고 놀랍게도, 동생은 순식간에 멀쩡해졌다.

여자 그림자는 완전히 보이지 않는 것 같았고, 이제는 짜증 날 정도로 기운을 되찾았다.


여기서부터는 내가 멋대로 추측한 건데,

아마 그 시체는 누군가 자신을 위해 제사를 지내주기를 원했을 뿐인지도 모르겠다.

상황이 어땠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살은 성공했어도 아무도 자신을 발견하지 못한 채 방치된 상태였을 것이고, 영혼이 편히 쉴 수도 없이 오랫동안 고통받았을 것이다.

거기에 무슨 이유에서인지는 몰라도, 자신을 도와줄 구세주로서 동생이 희생된 것은 아닐까.

왜 굳이 동생인지는, 분명 인간으로서는 알 수 없는 사정일 것이다.


참고로 동생에게도 물어봤지만, 동생도 짐작 가는 것이 전혀 없다고 한다.


“대학 세미나에서 연구 때문에 그 폐허가 있는 지역에 간 적은 있어.”


동생 말로는 유일하게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되는 건, 이것 하나뿐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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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