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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꿈을 자주 꾸는 편인데, 이것은 지금도 기억하고 있는 이상한 체험담입니다.


어느 날 주변에 새빨간 꽃이 피어 있는 꿈을 꾸었습니다.

처음 보는 꽃이었는데, 나중에 찾아보니 그 꽃은 석산이었습니다.

꽃의 색깔도 크기도 마치 진짜 같았고, 한 송이 한 송이가 아주 선명하게 보였습니다.

석산은 새빨갛고 아름다웠지만, 왠지 모르게 쓸쓸한 느낌이 들어 바라보고 있으면 눈물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어져서 꽃이 흐드러지게 핀 풍경을 전혀 즐길 수 없었습니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주변이 바뀌었습니다.

사방에 빨갛게 피어난 석산으로 가득했던 풍경이 황량한 강둑 풍경으로 변한 것입니다.

해가 지고 있었고 강둑은 어둑어둑했습니다.


강둑에도 새빨간 석산이 군데군데 피어 있었습니다.

강둑 반대편에는 석양이 지고, 새까만 까마귀 네 마리가 날아가고 있었습니다.


‘아.. 집에 가고 싶어..’


그렇게 생각했을 때, 오른쪽에서 검은 옷을 입은 사람들이 걸어왔습니다.

이쪽을 향해 천천히 걸어오는 검은 옷을 입은 무리는 모두 고개를 숙이고 어두운 표정을 짓고 있었습니다.

그들 중에는 하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는 여성도 있었습니다.


'왜 울고 있지?'


이상하게 생각하면서도 그 사람들을 바라보았는데, 입고 있는 옷이 모두 상복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 무리는 관 같은 것을 들고 천천히 왼쪽으로 걸어갔습니다.

보통 장례식에서 관을 옮길 때는 영구차로 이동할 텐데 말입니다.

제가 사는 지역에도 이런 풍습은 없었고, 처음 보는 광경에 깜짝 놀랐지만, 누군지도 모르는 고인을 향해 손을 모으고 명복을 빌며 꿈은 끝났습니다.


이 꿈을 꾸고 난 후, 저는 신경이 쓰여 견딜 수 없었습니다.

아주 사실적이기도 했고, 그 새빨간 석산 풍경과 처음 보는 장례식 장면이 강렬하게 남아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았습니다.

일하고 있을 때도 밥을 먹을 때도 문득 생각납니다.


그러던 참에 친척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10년 넘게 못 본 고모한테서 온 전화였습니다.

갑자기 저와 얘기하고 싶다는 말을 듣자마자 오싹한 기분이 들어 부모님께 전화를 받고 싶지 않다고 말씀드렸는데, 꼭 얘기하고 싶다고 하셔서 어쩔 수 없이 전화를 받았습니다.


“어머, 오랜만이다 얘. 고모가 있잖아, 너무 보고 싶었거든.”


수화기 저편에서 희미하게나마 귀에 익은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얼굴도 까먹을 정도였던 고모가 자꾸 보고 싶었다, 보고 싶었다고 말하는 게 신경 쓰였습니다.


"갑자기 왜 보고 싶으셨던 거에요?"


저는 고모에게 물었습니다.


“아아, 그래 맞아. 저번에 방 청소하다가, 옷장 서랍에서 사진이 나왔지 뭐야. 그 사진에 ○○（제 이름）이 어렸을 때 모습이 찍혀 있었거든.”


그러고 보니 어렸을 때 자주 친척집에 놀러 가서 삼촌이나 고모랑 같이 자고, 밥도 먹고 하던 기억이 났습니다.

이야기를 듣다 보니 저도 고모가 보고 싶어져서 쉬는 날 놀러 가기로 약속하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나중에 친척집에 갔을 때, 고모는 반가워하며 직접 만든 음식을 차려 주셨습니다.

그러더니 통화하면서 말했던 사진을 보여줬습니다.

어린 시절 사진을 보며 고모는 “이거야 이거.”라며 즐거운 듯이 손가락으로 가리켰습니다.

그 사진을 보다가 문득 다음 페이지의 사진을 보니 많은 사람들이 뭔가를 어깨에 메고 있는 사진이 있었습니다.


석산이 핀 강둑에 네 마리의 까마귀가 날아다니는 풍경, 저는 깜짝 놀랐습니다.

상복을 입은 사람들과, 하얀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는 여성이 고개를 숙인 채 걷고 있는 모습까지도 제가 꾸었던 꿈이랑 똑같아서 등골이 오싹해졌습니다.


"이거 누구 장례식이에요?"


고모에게 물었더니 젊은 나이에 돌아가신 남동생의 장례식이라고 하셨습니다.

당시에는 장례식 후 유족이나 장례식 참석자가 행렬을 이뤄 사망자를 화장터나 매장지까지 바래다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하는데, 그 광경을 누군가가 찍었다고 합니다.


저는 어떻게 태어나기도 전에 있었던 장례식 풍경을 꿈에서 볼 수 있었던 걸까요?

갑자기 고모가 보고 싶다고 전화를 걸어온 것도 이상할 따름입니다.

가족들의 영혼이 저를 부르기라도 한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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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