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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남편은 60세에 정년퇴직한 후 새로운 취미로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플랜터 같은 것을 사서 정원에 두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나무를 심고 주위에 고산수*처럼 작은 돌을 배치하는 등, 점차 공을 들이고 있었습니다.


작은 돌을 아주 싸게 구했다고 제게 자랑스럽게 말했지만, 저는 별로 관심이 없어서 그저 미소만 지었을 뿐, 자세한 건 묻지 않았습니다.

아마 조경업을 하는 사람에게서 얻어온 것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집은 남편이 35살에 30년 대출을 받아 산 겁니다.

아직 대출금을 갚으려면 5년이 남았고, 남편은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야간 경비 아르바이트를 한 달에 2주 정도 나갑니다.

아이들은 독립했고 저는 집에서 넘치는 시간을 혼자 버티는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화장실에 가려고 일어났을 때, 문득 복도에서 정원을 보니 괴상하게 자줏빛으로 빛나는 도깨비불 같은 것이 보였습니다.

뭘까 하고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그 불빛이 사라졌습니다.

저는 근처 불빛이 반사된 것이거나 잘못 본 것이 틀림없다고 생각하고 침실로 돌아갔습니다.


아마도 그 수상한 불빛 때문인지 무서운 꿈을 꾸었습니다.

생전 처음 보는 노인들이 제가 자고 있는 침실을 둘러싸고 우글우글 서 있었습니다.

저는 그 이야기를 아침 7시에 귀가한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남편은 야근으로 피곤해서 그런지 가볍게 흘려듣고 목욕하러 가버렸습니다.

하긴 다른 사람이 꾼 꿈 이야기일 뿐이니, 그렇게 반응하는 것도 당연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날 밤이었습니다.

문득 정원으로 시선을 돌리니, 도깨비불은커녕 제 꿈에서 나왔던 노인들이 희미한 불빛 아래 천천히 걸어 다니고 있었습니다.


저는 패닉 상태에 빠져서 바로 경찰에 불법 침입자가 있다고 신고했습니다.

신고 후 다시 정원을 살펴볼 용기가 나지 않아 경찰과 계속 통화하며 누군가 도착하기를 기다렸습니다.

약 5분 후, 가장 가까운 파출소에서 온 경찰관이 달려왔지만, 그때는 사람 그림자 하나 없었습니다.


"잘못 본 거 가지고 한밤중에 온 동네 민폐 좀 끼치지 마!"


다음 날 아침, 그 소식을 들은 남편은 저를 꾸짖었습니다.

저는 억울했지만, 사과했습니다.

차분히 생각해보면 증거도 없었고, 비정상적인 광경이었으니 제가 잘못 봤거나 뭐 그런 거라고 보는 게 당연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뒤로 저는 남편이 출근하는 밤이 무서워졌습니다.


"이왕이면 아르바이트 그만두면 안 될까?"


"적어도 낮에 일하는 거로 해 줘."


저는 남편에게 간청했지만, 남편은 저를 상대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또 다른 밤에, 저는 평소에 피해 다니던 창문으로 조심조심 불안하게 정원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역시 낯선 사람들이 기운 빠지고 둔한 걸음으로 정원을 걸어 다니는 것을 보았습니다.

게다가, 그들 중 한 명이 저를 알아차린 듯 이쪽으로 고개를 돌리려고 해서, 저는 서둘러 숨었습니다.

이러다가 그들이 제게 접근하는 것도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더 참을 수 없어서 전화로 남편을 불렀습니다.

처음에는 무시했었지만 제 상태가 확실히 이상하다고 느낀 듯, 업무 중인데도 약 15분 뒤에 작업복 차림으로 돌아와 주었습니다.


"정원에 아무도 없으니까 안심해."


그래서 저는 남편과 함께 정원을 보러 갔습니다.

확실히 아무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후, 저희 둘은 경악하고 말았습니다.


남편이 손전등으로 정원을 비추자, 말끔하게 손질된 작은 돌 위에 발자국 같은 것이 여럿 남아 있었습니다.


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역시 환각을 본 게 아니구나, 정말로 거기에 있었어.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남편도 평소보다 진지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생각났다는 듯이 남편에게 궁금했던 점을 물어보았습니다.


"고산수에 쓸 돌을 싸게 구했다고 그랬었잖아, 그거 어디서 구한 거야?"


남편의 대답은 아주 무시무시했습니다.


요즘에는 무덤을 버리는 사람이 많아서, 처치 곤란한 묘석을 구해온 뒤 부숴서 원예용으로 사용했다고 합니다.

흔히 묘석이라고 하면 화강암같이 검은 돌을 생각하지만, 다른 석재로 만든 묘석도 많다고 합니다.


"왜 그런 천벌 받을 물건을 마당에 둔 건데?!"


저는 남편을 다그쳤습니다.

남편도 역시 불안했는지, 조경업체 직원에게 절에서 제대로 공양한 뒤 폐기하도록 부탁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며칠 뒤 정원의 돌은 모두 회수되어, 절에 계신 스님께서 기도를 올리고 공양한 뒤 폐기되었습니다.

그 이후로 우리 집에는 영혼이나 수상한 사람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금도 정원을 보면 그때의 광경이 생각나서, 매일 불안한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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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


*고산수（枯山水）: 가레산스이, 젠정원이라고도 합니다.
일본 정원 양식 중 하나로, 마를 고（枯）자가 들어가는 이름대로 물을 쓰지 않고 돌과 모래만으로 산과 강을 표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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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으시다면 이름은 몰라도 사진으로 봤을 때 아 이거! 하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