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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가능한 한 누구와도 차별 없이 어울리기 위해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살아왔습니다.

사람을 좋아해서 사이좋게 지내고 싶어서라기보다는, 쓸데없는 일에 휘말리고 싶지 않아서라는 이기적인 생각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라고는 깨닫고 있었습니다.

이 이야기는 그런 제가 아직도 잊을 수 없는 어떤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저에게는 A（가명）라는 동급생이 있었는데, A는 어린이집,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쭉 같은 학교에 다녔습니다.

집도 가깝고, 소위 소꿉친구이긴 하지만 그리 친한 친구는 아니었습니다.


A는 항상 혼자였습니다.

수업이 끝난 후에도 책상에 앉아 움직이지 않았고, 자리가 비어 있을 때는 혼자 복도 창문을 통해 운동장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딱히 반에서 괴롭힘을 당하는 것도 아니고, 다른 사람들과 적극적으로 교류하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한번은 집에 가는 길에 우연히 같이 가던 A에게 말을 건 적이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항상 혼자던데 외롭지 않아?”


그러자 A는 혼자 있을 때는 외롭긴 하지만, 그렇다고 누군가와 같이 있는 건 귀찮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이 다가오지 못하게 하는 거다, 라고 얘기했습니다.


"혹시 지금 나 보고 짜증 난다고 생각했어?"


저는 그렇게 물었습니다.

저 자신도 짓궂은 질문을 했다고 생각했지만, 무심코 진심이 나와 버렸습니다.


"아니, 1대1이면 괜찮아.”


그리고 A와 나는 집에 가는 길이긴 하지만, 저 자신도 놀랄 정도로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습니다.

A는 매우 대화하기 편한 아이였습니다.

호불호가 분명하고 소탈한 느낌이었지만, 그렇다고 대화하는 게 기분 나쁘지는 않았고 불쾌한 느낌도 주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시원시원하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분명 똑똑하고 심지가 곧은 사람일 거라고 느꼈습니다.


A는 여전히 학교에서는 혼자 있었지만, 그 후로 집에 가는 길에 만났을 때는 저와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습니다.


그런 A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왕따가 되고 말았습니다.


혼자 튀는 아이라면 아무래도 그런 표적이 되기 쉬운 법입니다.

저를 포함해 중학교 때부터 함께였던 친구들은 A를 감싸고 있었지만, 나아지기는커녕 괴롭힘은 점점 심해지고 있었습니다.

특히 주범인 E（가명）가 괴롭히는 방법이 아주 음습해서, 곳곳에서 경고해도 전혀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장본인인 A와 이야기를 해보기도 했지만, A는 항상 괜찮다고만 말할 뿐이었습니다.

절대 괜찮을 리가 없는데…

적어도 집에 갈 때 같이 가면 얘기라도 할 수 있을 텐데, 하고 생각했지만,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 학교 밖에서 A를 만날 일도 없어졌습니다.


어느 날, E와 A는 갑자기 학교에 오지 않게 되었습니다.

A는 며칠 만에 다시 등교했지만, E는 계속 결석하다가 결국 전학을 가고 말았습니다.


E의 전학은 갑작스러운 일이었고 동시에 이상한 소문이 퍼졌습니다.


"전학 갔단 건 거짓말이고 E는 정신이 나가서 병원에 입원했대."


게다가 원인은 A의 저주라고 합니다.

실제로 E가 사라졌기 때문에 이 이야기는 진지하게 받아들여졌고, A는 눈엣가시 취급을 받았습니다.

괴롭힘은 사라졌지만, 제 눈에는 그 이상으로 A가 고립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그 후, 귀가 중에 우연히 A를 만난 저는 말을 걸었습니다.

A는 옛날과 전혀 변함없이 저와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궁금했던 E에 대해 큰맘 먹고 물어봤습니다.


"널 왕따 시켰던 E 있잖아, 걔가 학교에 오지 않는 건 네가 저주를 걸어서라고 다들 그러던데…진짜야?"


"진짜야."


A는 당연하다는 듯이 선뜻 대답했습니다.


“걔, 날 너무 좋아하길래 모든 사람이 나처럼 보이도록 똑같은 얼굴로 보이는 저주를 걸었어. 그랬더니 머리가 이상해졌나봐. 아하하하하!!"


A는 그렇게 말하며 웃고 있었지만, 눈은 전혀 웃고 있지 않아서, 저는 섬뜩해졌습니다.

A가 말하길, 집안 내력으로 핏줄에 저주나 부정 등의 부정적인 기를 타고나서 그런 힘이 몸에 배어 버렸다고 합니다.

그런데도 저는 그런 이야기를 믿을 수 없었습니다.

저주? 그런 게 정말 있는 걸까요?


"그러니까 이제 더 나랑 안 엮이는 게 좋을 거야. 안녕.”


그렇게 말하고 헤어질 때, A는 울고 있었습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고등학교를 졸업했지만, A는 같은 시기에 이사를 가서 어디론가 가버렸습니다.

A가 살던 집은 헐리고 그 터는 매물이 되었지만, 계속 산다는 사람이 생기지 않습니다.

저희 부모님은 하자만 있는 땅이니 당분간 공터일 거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A가 마지막에 왜 운 건지를 지금도 생각하게 됩니다.

사실 다른 사람들과 친해지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는 환경이었을까요.

그렇게 생각하면, 적어도 지금은 A가 어디선가 잘 살아주기를 기도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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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