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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고향에는 유명한 음식점이 있는데, 이 지역 사람들이 꼭 한 번씩은 그곳에서 식사한 적이 있을 정도로 유명한 가게였습니다.

가게 이름을 A라고 하겠습니다.

A는 가격도 적당하고, 무엇보다 맛있고 볼륨도 완벽합니다.

메뉴 결정이 어려울 때 거기에 외식하러 가면 매우 만족할 수 있는 그런 맛집이었습니다.


A의 처마 끝에는 큰 인형이 서 있었습니다.

120cm 정도의 양식집 셰프 복장을 한 인형인데, 개점과 동시에 설치한 물건인듯, 여기저기 페인트가 벗겨지고 변색되어 세월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가게의 마스코트로서는 충분히 제 몫을 해냈고 모두 그 인형에게 애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제가 학생이었을 때, 운동부 활동 때문에 늦게 귀가한 날이 있었습니다.

해가 완전히 지고, 가로등이 비치지 않는 곳은 깜깜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익숙한 A 가게가 있었는데, 배가 너무나도 고팠던 저는 가게 앞에 멈춰서 가게를 들여다보았습니다.

맛있는 음식으로 두 볼을 가득 채우는 손님들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배가 꼬륵거리는 것 같았습니다.


"아이씨~! 겁나 배고프네~!"


마음속으로 생각하다가 문득 인형 쪽으로 시선을 돌린 그때,


인형의 눈이 또륵 움직였습니다.

팔도 꿈틀꿈틀 움직여서, 마치 인형이 이쪽으로 오기 위해 막 움직이기 시작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으악!"


심장이 터질 듯이 놀란 저는 공포에 질린 비명을 지르고는 온 힘을 다해 집으로 달려갔습니다.


"무슨 일이야? 왜 그렇게 당황해서 그래."


부모님은 저를 보고 놀라셨지만, 다 큰 아들이 겁을 잔뜩 먹고 인형이 움직였다고 말해봤자, 가족의 웃음거리가 될 뿐입니다.


"아니, 아무것도 아냐. 오늘 저녁 뭐야?"


저는 침착하게 얼버무리고 그 자리를 모면했습니다.


며칠 후, 저는 가족과 함께 A에 외식하러 가기로 했습니다.

내친김에 인형을 확인해 보려고 내심 벼르며 문을 나섰습니다.

도착 후 가게에 들어가기 전에 지긋이 인형을 노려보았습니다.


그 인형은 레진으로 만들어졌고, 인형을 움직이게 하는 가동부는 없었습니다.

눈도 색칠해서 눈처럼 보이게 했을 뿐이라 움직일 수가 없었습니다.

팔도 매끄럽고 이음매도 없어서 팔만 따로 움직이는 건 불가능한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내가 잘못 봤나…"


그 후로도 몇 번이나 인형을 보았지만, 움직인 적은 이때 딱 한 번뿐이었습니다.

제가 잘못 본 거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시간이 흘러 저는 고향을 떠나 직장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리 바쁘더라도 설날에는 본가를 방문했기 때문에, 오랜만에 가족이 모두 모이게 되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A가 문을 닫았어. 거기 사장님네 아버지가 돌아가셨대."


그 이야기를 듣자 그리움과 동시에 슬픔을 느꼈지만, 저는 그때 일이 기억나서 이야기했습니다.


"나 A에 있는 인형이 움직이는 거, 전에 본 적 있었는데."


그 말을 들은 가족들의 반응은 ‘참나~’ 라던가 ‘그럴 리가 있냐’ 라는 등 예상대로였습니다.

저도 비슷하게 동조하고 이야기를 끝내려고 했는데...

무슨 이유인지 아버지가 젓가락을 쥔 채 굳어 계셨습니다.

그리고 제게 물었습니다.


"너, 그거 정말이냐."


저희 아버지는 폐기물 처리 회사에서 일하십니다.

대부분 동네에서 나오는 폐기물들이 모이기 때문에 당연히 A 가게의 폐기물도 들어온 모양이고, 인형도 있었다고 합니다.

폐기물을 여느 때처럼 프레스 기계로 압축 처리하던 중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끄아아아악!!!!!"


갑자기 현장에 울려 퍼진 비명에 모두가 새파랗게 질렸다고 합니다.


"설마 누가 기계에 말려 들어 갔나?!"


급히 직원 점호를 했지만 모두 무사했습니다.

비명이 프레스 기계에서 들렸기 때문에, 비상 정지로 멈추고 안을 살펴보았다고 합니다.


기계 안에는 폐기물에 섞여 산산조각이 난 인형이 있었다고 합니다.


"설마… 인형이 비명을 지른 거야?”


"말도 안 되지, 인형이 소리를 낼 리가…”


아무도 믿을 수 없었지만, 거기 있던 모든 사람이 확실히 그 비명을 들었다고 합니다.


"인형이 비명을 지를 리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네 얘기를 듣고 보니 왠지 납득이 간다."


아버지는 그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이상한 일이라는 게 정말로 있긴 하구나, 라는 생각이 드는 경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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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