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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 때 외할아버지가 긴급 입원하셨습니다.


남동생과 부모님과 함께 가족이 총출동하여 병원으로 달려갔더니, 외할아버지는 침대에서 산소호흡기를 달고 계셨습니다.

말을 걸어보았지만, 전혀 반응이 없었습니다.

초등학생인 나조차도 외할아버지가 더 살지 못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버렸습니다.


잠시 후, 어머니는 나와 남동생을 데리고 일단 집에 돌아가셨습니다.

병실에는 아버지만 남아 있고, 무슨 일이 있으면 바로 연락하겠다고 말하고 헤어졌습니다.

평소 같으면 벌써 자고 있었을 늦은 밤이었기 때문에, 집에 돌아와서는 어느새 잠들어 버렸습니다.


다음 날 아침, 해가 뜨기 시작했을 때, 눈이 저절로 떠졌습니다.

자명종으로도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 내가, 평소보다 잠을 적게 잤는데도 개운하게 일어났습니다.

더 자고 싶다는 생각에 뒤척이다가 옆에서 자는 남동생을 보고 나도 모르게 비명을 지를 뻔했습니다.


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외할아버지가 남동생 바로 옆에 앉아 계셨습니다.


외할아버지가 왜 집에 계시지?!

머리가 혼란스러워졌을 때, 전화벨이 울리고 외할아버지가 위독하다는 연락이 와서 우리는 서둘러 옷을 입고 택시를 잡아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집에 계시던 외할아버지는 어느새 사라지고 없었습니다.


“꿈에서 외할아버지가 내 어깨를 두드리셨어."


택시를 탔을 때 남동생이 그렇게 말했습니다.


"그렇구나."


어머니는 그렇게 대답만 하고 크게 반응하는 것 같진 않았지만, 나는 역시 그랬구나 싶어 동생의 말을 묵묵히 들었습니다.


오늘 아침에 본 건 유령이 된 외할아버지가 아니었을까, 하고요.


아직 돌아가시지 않은 외할아버지가 유령이 되어 나타났다는 건, 역시…

부끄럽지만 나는 어른이 된 지금도 귀신이나 유령을 굉장히 무서워합니다.

지금에 와서는 이것저것 생각할 수 있지만, 그때의 나에게 있어서는 가족이라고 해도 몹시 두려웠습니다.


병원에 도착해보니 친척들이 모여 있었고, 외할아버지는 숨을 거두기 직전이셨습니다.

모두가 마지막으로 말을 걸고 있었지만 외할아버지는 전혀 대답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의사가 뭔가를 확인했을 때, 외할아버지는 하늘나라로 떠나 버리셨습니다.


나는 외할아버지 유령을 보고 만 것이 너무 무서워서 진심으로 울 수가 없었습니다.

슬퍼서 눈물이 나는 건 사실이지만 소름이 돋아 계속 주위를 둘러보고 있었습니다.

외할아버지가 병실 밖으로 옮겨지고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 나는 유령이 된 외할아버지가 또 다른 곳에 있을지도 모른다고 계속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외할아버지 유령은 나타나지 않았고, 화장하는 날이 되었습니다.

유해라고는 하지만 외할아버지의 몸이 불태워지고 맙니다.

그건 정말 마지막 이별인 것처럼 느껴졌고, 자연스럽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나는 손을 모으고 마음속으로 마지막 말을 건넸습니다.


"외할아버지, 지금까지 정말 고마웠어요."


화장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나는 화장실에 가고 싶어졌습니다.

볼일을 보고 손을 씻기 위해 거울 앞에 섰습니다.

그러자, 거울 속에, 내 뒤에 서서 계신 외할아버지의 모습이 비친 것입니다.

뒤돌아봤지만 물론 아무도 없었습니다.


나는 무서워서 화장실을 뛰쳐나왔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 ‘외할아버지 유령이 나왔다’고 이야기하는 건 좀 아닌 것 같아서, 말할 수 없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외할아버지 본인의 장례식 중이었으니까요…


성인이 되고 나서 가족들에게 이야기했더니, 외할아버지라면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반응이었습니다.

아이들을 좋아하고 장난기 많은 외할아버지였지만, 유령이 되어 나타나는 건 역시 참아주었으면 합니다.

마음속으로는 외할아버지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지만, 나 같은 사람들에게는 압도적으로 무서울 뿐이니까요.


그 후로는 외할아버지 유령을 본 적이 없지만, 분명 하늘나라에서 겁먹은 제 모습을 보고 싱글벙글 웃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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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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