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연금술 기초학?

서점을 둘러보다가 발견한 특이한 그 책의 제목은 나의 발걸음을 멈춰 세우는데에 충분하였다. 수많은 책들 사이에서 유유히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그 책을 나는 홀린듯 집어 읽기 시작했다.
책 속에는 여러 내용들이 쓰여 있었다. 살짝은 불쾌하고 기괴하기까지한 내용들도 있었지만 꽤나 흥미로웠기에 나는 계속해서 책을 읽어나갔다. 다양한 내용들 중 유독 내 눈에 띄는 내용이 있었는데 바로 "호문쿨루스 만들기" 였다.

ㅡ호문쿨루스...? 이게 뭐지...

내용은 이러하였다.

호문쿨루스 만들기

준비물 : 30년 이상 교미하지 못한 인간 남성의 정액, 깨끗한 물, 새벽 달걀, 우유, 인간의 혈액, 밀봉 가능한 용기

만드는 법
1. 용기 안에 노른자가 터지지 않게 달걀을 깬 다음 인간의 정액을 조심스레 노른자 안에 주입한다.
2. 용기를 완전 밀봉하고, 빛을 차단 시킨 채로 40도 가량의 온도를 유지 시키며 40일 동안 부패시킨다.
3. 만들어진 호문쿨루스를 깨끗한 물에 조심히 담구고 따뜻한 온도를 유지 시킨다.
4. 호문쿨루스가 만들어진 지 하루 뒤부터 먹이를 준다.

관리법 및 주의사항
1. 물은 호문쿨루스의 크기가 15센치 이상 자란 이 후 부터 7일에 1번씩 갈아준다.
2. 온도 조절에 유의하고, 빛은 완전 차단시킨다.
3. 호문쿨루스는 우유와 인간의 혈액만을 섭취한다. 절대로 고기를 주어선 안된다.
4. 호문쿨루스가 50센치가 되기 전에 폐기해야 한다. 폐기 방법은 자유이나 절대로 물에 방생, 방류하는것은 안된다.

ㅡ오호...생각보다 쉬운데?

호기심이 든 나는 바로 실행해보기로 결정했다. 약국으로 가서 증류수를 샀고, 양계장을 하는 친구에게 새벽에 낳은 달걀을 얻었으며 정액은 마침 31살이던 나에게... 그렇게 모든 재료를 준비 하고서 곧바로 실험을 진행했다. 밀폐용기에 성공적으로 밀봉을 했고, 수건으로 둘둘 둘러 보일러를 튼 바닥에 두고 이불로 덮어 두었다.

ㅡ좋아. 이대로 40일만 지나면 되는군.

호기심에 만들긴 했지만 큰 기대는 하지 않았던 터라 별 생각없이 방치해두었고 그렇게 40일이 지났다.

ㅡ미친...이거 진짜 되는거였어??

조심스레 용기의 뚜껑을 열어본 나는 적잖은 충격을 받았다. 용기 안에는 검게 썩어 악취를 풍기는 계란물과 꿈틀거리는 하얀색의 생명체가 있었다. 여지껏 본적 없는 무언가. 그것은 살아 있다는 듯 불규칙하게 꿈틀거리고 있었다. 놀람도 잠시, 나는 소독한 핀셋으로 조심스레 그것을 집어 증류수를 넣은 용기에 담구고 그것을 관찰했다. 미생물을 닮은 그것은 용기 바닥까지 가라앉은 후 자리를 잡는듯 보였다.

ㅡ이거... 기대 이상으로 대박인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