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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제가 직장인 시절 겪은 실화입니다.



당시 사회 초년생이었던 저는 매일 생소한 업무로 고군분투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배치된 부서는 총무부였는데, 쉽게 말하면 회사의 잡무를 도맡아 하는 것이 업무였습니다.

비교적 규모가 큰 상장기업이라 전국에 지사나 영업소가 있었기 때문에, 저도 한 달에 한 번 정도 출장을 다녀오곤 했습니다.



어느 여름, 오봉（양력 8월 15일, 한국의 추석과 비슷한 명절로 일본 최대 명절 중 하나）이 코앞에 다가왔을 때, 상사로부터



"S현에 있는 영업소로 출장을 가게 됐는데, 하룻밤 자고 와야 할 것 같거든. 같이 가는 거 괜찮겠어?"



라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제가 여자라서 숙박 관련한 걱정을 하셨던 것 같은데, 그 상사는 배려심 많고 존경할 수 있는 분이었고, 이것도 업무이니 거절할 이유는 없었습니다.



"우리 회사에서 직영으로 운영하는 숙박 시설인데, 의외로 괜찮은 곳이야."



거기서 일하는 사람들도 전부 회사 직원으로 이루어진 형태로 운영한다고 하니 안심이 되었습니다.



출장 당일, 저는 일을 마치고 숙소에 도착하여 상사와 업무 이야기를 나누며 밥을 먹었습니다.

숙소 직원분들이 해주신 음식은 굉장히 맛있었고, 술 한잔하니 피로가 싹 풀렸습니다.

근처에는 유명한 호수가 있어서 가족을 데려온 사람들이 물놀이를 하거나, 수상 스포츠를 즐기고 있었습니다.

（업무만 아니었으면 저도 수영복을 가지고 와서 놀고 있었을 텐데 말이죠……）

좋은 곳인데도, 출장으로 온 거라 하고 싶은 대로 할 수 없어 답답했습니다.



식사 후 상사는 남은 업무를 정리하고 싶었던 듯, 방으로 돌아갔습니다.

저는 딱히 할 일이 없어서 식당에서 혼자 TV를 보기로 했습니다.

평일이었으니 당연하겠지만, 상사와 저 말고는 숙박객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식당에는 저 혼자 덩그러니 남았습니다.

직원들도 밤에는 퇴근해서 집에 가기 때문에, 술이나 음료수를 마시고 싶으면 마음껏 냉장고에서 꺼내 마실 수 있었습니다.

저는 신이 나서 맥주 한 병을 땄습니다.



멍하니 TV를 보다가 갑자기 뭔가 심상치 않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호수가 바로 보이는 큰 창문에서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이쪽을 보고 있는 것 같이……

살면서 인기척을 이렇게까지 강렬하게 느껴본 적이 없었던 저는 깜짝 놀라, 쭈뼛쭈뼛 창가로 가서 밖을 살펴보았지만…… 아무도 없었습니다.

도대체 뭐였을까, 하고 TV 앞에 있는 의자로 돌아갔지만, 다시 인기척이 느껴졌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기분이 나빠 방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제 방은 상사가 묵는 방 바로 위에 있었습니다.

숙소는 1층과 2층에 각각 10개의 방이 있으며, 1층에는 식당과 주방, 욕실이 있습니다.

목욕하고 나오니 오후 10시 정도밖에 안 됐지만, 방의 불을 끄고 자리에 눕자 순식간에 잠들어 버렸습니다.



한밤중, 저는 어째서인지 갑자기 잠에서 깼습니다.

자고 일어난 직후인데도 오감이 예민해져 있어서 방은 당연히 깜깜했지만, 호수에서 희미하게 잔물결 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러자 갑자기 방 미닫이문이 스르르 열렸습니다.



어? 하는 사이에 커다랗고 검은 덩어리 같은 것이 방으로 들어왔습니다.

꿈틀거리면서 기분 나쁘게 움직이며, 키가 천장만큼 높았습니다.

소리를 지르려고 했는데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고 몸도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그 덩어리는 천천히, 하지만 확실히 저를 향해 오고 있었습니다.



저는 마음속으로



"제발 다른 데로 가!"



하고 외치며, 희미하게 기억하고 있던 불경을 필사적으로 외웠습니다.

한순간인 듯, 몇 분은 흐른 듯 시간 감각이 애매했지만, 기도 덕분인지 검은 덩어리는 방 밖으로 나갔습니다.



다음 날 아침, 상사를 보자마자 어제 있었던 일을 이야기했더니



"역시 봤구나."



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매년 이맘때쯤 호수에서 죽은 사람들의 영혼이 뭍으로 올라온다는 소문이 있는데, 이 숙소에서도 목격자가 많다고 합니다.

아무래도 그 검은 덩어리는 귀신인 것 같고, 저는 인생 처음으로 귀신을 본 것이었습니다.

상사도 검은 덩어리를 몇 번 봤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하는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굉장히 무서운 경험이었지만, 물에서 사고로 죽은 사람의 영혼이라는 말을 들으니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었던 걸까, 싶어 마음이 복잡해집니다.

여담이지만, 제 동기 중에서도 그 숙소에서 같은 경험을 한 사람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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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원문 출처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


*일본의 오봉은 한국으로 치면 추석 같은 느낌인데,
추석에 우리가 차례상을 차리고 조상을 모시듯이,
오봉도 1년에 한번 조상의 영혼이 집으로 돌아오는 날이라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