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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저의 참회라고 해야 할지, 후회해도 끝이 없는 한 사건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당시 대학생이었던 저는 사귀고 있던 여자친구가 있었습니다.

지금은 어떨지 모르겠습니다만, 대학교는 어느 정도 학점을 따 놓으면 꽤 여유 있는 시기가 있습니다.

특별히 할 일이 없었던 저는 여자친구 A와 쇼핑도 하고 영화도 보는 등,

학업에서 잠시 눈을 떼고 즐거운 시기를 보내고 있었습니다.

어느 날 여자친구가 제안했습니다.

"다음에 날씨 좋을 때 근처 산으로 하이킹 한 번 가자."

차고 넘치는 게 시간이었기 때문에 거절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산의 위치를 찾아보니 제가 사는 곳에서 전철로 갈 수 있는 거리에 있었습니다.

산이 많은 지역이긴 했지만, 잘 모르는 초보자 입장에서는 어떤 산이 좋고 나쁜지 알 수 없었습니다.

여자친구는 나름대로 열심히 조사해서 그 산을 골랐던 건지,

초보자에게 적합하고 조용한 곳이라 우리에게 딱 맞을 거라며 즐거워하고 있었습니다.

하이킹을 하러 가기로 한 날, 산은 날씨가 변덕스러우니 우비를 챙길까 고민했는데,

맑은 날씨라는 일기예보도 있었고 짐을 줄이고 싶어서 챙기지 않았습니다.

둘이서만 출발한 뒤, 가는 길에 편의점에서 주먹밥이랑 음료수를 샀습니다.

하이킹 코스는 간단해서 2~3시간이면 돌아올 수 있을 만한 수준이었습니다.

돌계단도 있고 의외로 잘 정비되어 있던 산이라 등산 경험이 적은 저도 쉽게 오를 수 있었습니다.

가볍게 땀을 흘리니 상쾌하고, 나무에 둘러싸인 채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들립니다.

여자친구의 제안이었지만, 하이킹을 오기로 한 건 정말 좋은 생각이었습니다.

여자친구도  "저 바위 꼭 사람 얼굴 같이 생겼다.", "큰 새가 있어!" 하며 신이 나 있었고, 그걸 보는 저도 즐거웠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거의 보이지 않았고, 그야말로 자연을 즐기기에 완벽한 날이었습니다.

한참을 걷던 도중, 사당이 하나 있었습니다.

무심코 사당을 바라보고 있었더니, 여자친구가 그 뒤에 길이 있는 것을 발견해서 가 보기로 했습니다.

'관계자 외 출입 금지'라고 쓰인 낡고 작은 팻말이 붙어 있었습니다.

원래는 코스에서 벗어나면 안 되지만, 그때는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가 버렸습니다.

가파른 산길을 10분 정도 걷자 폭포가 있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음이온 효과 때문인지 굉장히 상쾌하고 마음이 씻기는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곳에서 아까 사 온 주먹밥을 먹고 조금 멍하니 있었더니, 비가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우리 둘 다 가벼운 옷차림에 우비도 없어서 서둘러 큰 나무 아래로 달려가 비를 피했습니다.

하지만 빗줄기는 점점 세지고 있고 그칠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저기서 좀 쉬는 게 어때?"

여자친구가 가리킨 곳에는 동굴 같은 것이 있었습니다.

우리는 서둘러 달려갔고 동굴 안에서 비가 그치기를 기다렸습니다.

"비가 그치질 않네."

실없는 얘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제 손을 잡았습니다.

여자친구를 바라보자 그 물기 어린 눈동자에 빨려 들어가듯 충동을 억제할 수가 없어, 서로 입술을 포갰습니다.

그러다가 주체할 수 없게 된 우리는 욕망에 몸을 맡기고 둘만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문득 정신을 차려 보니 비는 그치고, 주변이 다시 밝아진 것을 깨달았습니다.

비가 와서 땅이 질퍽거렸지만 사당까지 가는 동안만 참자고 다독이며 왔던 길을 돌아왔고,

우리는 무사히 산에서 내려왔습니다.

등산한 다음 날, 우리는 패밀리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그 후에 여자친구가 우리 집에서 하룻밤 자고 갈 예정이었습니다.

여자친구가 자기 집에서 자고 간다면, 당연히 그렇고 그런 행위까지 이어지게 되죠.

그런데 이때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났습니다.

여자친구와 관계하던 중에, 특별히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강렬한 시선을 느꼈습니다.

"지금 누가 우리 보고 있는 거 같은데?"

제가 그렇게 말하자 여자친구는 누군가 훔쳐보거나 도촬을 하는 건 아닌지 의심했지만,

방을 확인해봐도 아무 문제가 없었습니다.

그리고 그날 밤 꿈을 꿨습니다.

꿈속에서 저는 다른 누군가가 되어 하이킹하러 갔던 그 산에 있었습니다.

주변에는 힘센 남자들이 여럿 있었고, 수풀 속에 숨어서 뭔가 가만히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산길에 사람이 4명 지나갔습니다. 여자 1명, 남자 3명이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덤불에서 뛰쳐나와, 손에 들고 있던 무언가를 가지고 남자를 마구 두들겨 팼습니다.

남자들이 움직이지 않자, 이번에는 붙잡은 여자를 둘러싸고 행패를 부리기 시작했습니다.

울부짖는 여자의 모습은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었고, 저는 그때 잠에서 깼습니다..

그 이후로 저는 여자친구와 둘이서 관계를 할 수 없었습니다.

이상한 것을 느끼는 건 항상 저뿐이었지만, 누가 지켜보고 있는 느낌만이 다가 아니었습니다.

심장이 너무 심하게 뛰어서 의식을 잃고, 침대 밑에서 무수하게 많은 하얀 손이 나오거나,

문득 옆을 보면 어렴풋이 한 여자의 윤곽이 보이곤 하고……

이 상황이 점점 악화하여 결국 여자친구와의 관계를 즐길 수 없게 된 것입니다.

저는 대학을 졸업하고 동시에 여자친구와 헤어졌습니다.

"한 번 그런 쪽으로 잘 아는 사람한테 상담받는 게 낫지 않을까? 걱정돼서 그래…"

여자친구는 그렇게 말했지만, 그렇다 해도 어떻게 해야 좋을지 알 수 없었습니다.

여자친구와 헤어지고 나서 다른 여자친구도 사귀었지만,

역시 관계를 하려고 하면 이상한 일이 생겨서 더 이어갈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여자와는 연이 없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여자친구와 함께 갔던 산에 가 보았습니다.

저에게 일어난 일이 바로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뭔가 진전이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였습니다.

우연히도, 그 사당 근처에서 작업 중인 어르신에게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 사당?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옛날에 여기 산적이 살았다고 해요.

뭐, 끔찍한 일들만 골라 저지른 녀석들이니, 결국 토벌당했지만.

어쨌든 이 사당은 그 산적들에게 살해당한 사람들의 넋을 달래기 위해 지어졌다고 합디다.

뭐, 그냥 전해져 오는 이야기지요. 문헌에도 없고, 기록이 남아있는 것도 아니니까."

저는 그 희생자들에게 벌을 받는 걸까요?

아무리 그래도, 그런 사정이 있는 줄도 몰랐던 제가 이렇게까지 벌을 받는 것은 불합리합니다.

여자친구의 말대로 그쪽 방면을 잘 아는 사람과 상의하는 것이 좋겠지만……그걸로 해결될 것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게다가 산에서 그런 짓을 하다가 화를 입었다니…… 오히려 크게 혼이 날 것 같습니다.

그때 아무 생각 없이 행동한 자신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엎질러진 물은 두 번 다시 주워담을 수 없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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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恐怖の泉

※이 글은 출처 사이트의 관리자로부터 정식으로 허가를 받고 번역/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