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고1이었을때 생긴 일입니다. 약 3년 전이지만, 제 인생에서 가장 임팩트있었던 사건이라 아직도 생생히 기억이 납니다.

가장 덥다고 볼 수 있는 8월달이었기에 선풍기가 없으면 밤에 잠을 잘 수가 없는 더위였습니다.

그런데 하필 저희 집은 선풍기가 두대였던지라 안방에서 한개, 누나 방에서 한개를 쓰면, 저는 선풍기도 없이 자야하는 상황이 생겨버린 겁니다.

결국 어쩔수 없이 저는 창문을 열고 자면서 버티던 도중에, 아빠가 지인분께 선풍기를 하나 받아오셨습니다. 듣기로는 새 선풍기를 사느라 필요가 없어졌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저는 드디어 나에게도 선풍기가 생기는구나 하고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그 날이었습니다. 제가 가위에 눌린건.

몸이 못 움직인 채로 고개도 못돌리는 상황에 천장을 바라보았는데, 사람의 형체가 거미처럼 천장에 붙어서 얼굴만 반대로 꺾여 저를 바라보고 있는 기괴한 모습이었습니다. 어둠 속이라 얼굴은 자세히 보이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그걸 보자마자 전 기절했고, 바보같지만 '다음날엔 안 그러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약 1주 동안을 가위에 눌리고 살아야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선풍기가 집에 온지 1주일이 되던 날. 저는 또 새벽에 눈을 떴고, 어김없이 천장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그곳엔 항상 있던 귀신이 없었습니다.

안심하고 어느정도 가위가 풀린 뒤, 목만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 고개를 선풍기가 있는 쪽으로 돌린 그
때.

얼굴이 잘 보이지 않았던 그 귀신이 제 침대 옆에서 입이 쭉 찢어지게 웃으며 쭈그려 앉아서 저를 보고있었습니다.

그리고는 딱 한마디를 하더군요.

"왜, 천장에 없어서 안심했어?"

그대로 전 또다시 기절했습니다. 아직도 기절하기 직전에 느꼈던 그 느낌이 생생합니다.

다음날, 이 얘기를 부모님께하고 곧바로 선풍기는 갖다버렸습니다. 이 일때문에 무당한테 가보기도 하고 별 짓을 다한 것 같습니다.

지금와서야 그냥 웃으면서 말 할 수 있지만, 저 때는 한동안 잠도 못자고 지냈던 그런 사건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