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초등학생 때 여름방학을 맞이했고 그 때 할머니가 계시던 시골 집에 갔었을 때 생겼던 일을 써보려 합니다.

저는 어릴 때부터 몸이 허약했고 병원에서는 맑은 공기 쐬며 인스턴트 식품을 멀리하라는 의사선생님의 조언으로 약 10일 정도를 할머니 시골집에서 지내기로 했습니다.

읍도 아닌 리 단위로 끝날정도로 엄청난 시골은 저에겐 정말 지루하기 짝이 없었죠.

할머니께서 늘 당부하시던게 다른데는 가도 되지만 뒷산 계곡은 절대 가지마라고 하셨습니다.

이유를 물어봐도 얼버무리시고 그런거 있잖아요? 하지 말라고하면 더 하고 싶은 거..

다음 날 할머니는 논에 일하러 가셨고 저는 자는척을 했습니다. 할머니가 나가신걸 확인하곤 저는 바로 뒷산으로 갔습니다.

서울에서도 보기 힘들었던 크고 인적 하나 없던 산은 제겐 게임 속 세계 같았어요. 안으로 들어가니 계곡과 노랑색 밧줄로 쳐져있었고 그 줄안으로 들어갔습니다.

그곳은 햇빛 하나 안들어왔고 분위기가 엄청 차가웠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눈물이 나오고 목청껏 할머니를 불렀지만 아무 대답도 없었죠.

그런데 갑자기 뒤에서 어떤 여자가 제 어깨를 툭툭 쳤습니다. ''안녕 넌 누구니??'' 저는 무서우면서도 반가운 마음에 나가는 길좀 알려달라고 했습니다.

그렇게 해가 지기까지 그 누나와 신나게 산을 돌아다녔습니다.

저는 반가웠던 마음에 ''누나 우리 할머니집에 가서 같이 밥먹자''라고 했고 누나는 당황하면서 거절했고 대신 내일 또 놀자고 했죠.

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다시 오기로 약속합니다.

그리고 다음날 또 다음날에도 그 누나와 놀았습니다

하루는 날이 더워서 계곡안으로 들어갔는데 그 누나는 이상하게 발에 전혀 물기가 없었습니다.

어린나이였지만 그 모습이 전혀 이해가 안됐기에 너무 무서웠고 저는 황급히 할머니 집으로 뛰어갔습니다.

꿈속에서 그 누나는 계속 저를 쫓아오며 거짓말쟁이라고 화를 냈고 저는 계속 악몽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할머니에게 솔직하게 말씀 드렸고 할머니는'' 아이고 이놈아 뒷산은 가지말라했잖아 !!'' 하시며 처음으로 화를 내셨습니다.

저는 심각한 일인걸 몰랐고 늦은 밤이었지만 당시 이장님을 포함해서 마을의 어른들이 모였습니다.

그 여자는 과거 무당이었는데 정신이 나가서 어린나이에 거기서 죽었고 마을사람들은 그래서 그 근처도 안간다고 했습니다.

날이 밝은대로 근처 절에가서 스님을 뵈러 가자고 하셨고 이장님과 할머니 그리고 마을 몇 분과 함께 이장님의 트럭에 타고 절로 갔습니다.

스님은 저를 보자마자 왜 어린아이에게 음기가 서려있냐고 물었고 자초지종을 들으신 뒤 어른들과 함께 그 뒷산으로 갔습니다.

두 분의 스님께서 저보고 뒤로 가있으라고 하셨고 절대 눈을 뜨지말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그렇게 눈을 감고 떤 채로 있었습니다.

스님 한 분이 목탁을 치며 불경을 외우셨고 갑자기 여자의 비명소리가 들렸습니다. 그렇게 30분이 지났을까요? 비명은 멈추었고 스님은 눈을 떠도 된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혹시 모르니 스님께선 이틀정도만 절에서 자고 가라고 하셨죠.

그렇게 기나긴 이틀이 지나고 저는 할머니집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이후엔 그 여자가 나오는 악몽도 안꾸고 비명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어른들이 하지말라는 거엔 다 이유가 있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