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 이야기는 아니지만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제 이야기처럼 1인칭으로 서술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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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문지방을 밟으면 안되는 이유


어렸을 때 이야기입니다. 제가 초등학교도 들어가기전 무렵이었습니다.
오늘과 같은 명절날을 맞아 온가족이 외할머니댁에 방문하는 날이었습니다.
그 당시 저희 외할머니댁이 깡촌 시골에 위치해있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도 20년도 더 전이니, 허름한 한옥에 장작때고 모든 사람들이 소키우고 밭가는 시골이었어요.

외할머니댁도 시골의 흔히 보이는 낡은 한옥집이었는데,
옆집에 신기있는 할머니가 사셨답니다.
가족도 없으시고 혼자사시는 분이셨는데, 다들 아시다시피
이웃도 가족처럼 지내던 시절인지라 옆집 할머니도 명절날 저희 외할머니댁으로 오셨습니다.

어른들은 음식을 하시는 동안
아이였던 저는 2살터울의 형과 온 집안을 뛰어다니며 놀았습니다.

'문지방을 밟지마라' 라는 말을 한번쯤 들어보셨을거에요.
저희 형제가 그렇게 뛰어다니니 옆집 할머니께서 크게 혼내시는겁니다.
문지방은 밟는게 아니라며 호통을 치셨습니다.

하지만 어린애들이 혼내서 말을 들으면 어린애겠습니까?
또 금세 어른들 눈을 피해 형과 뜀박질을 하며 놀았습니다.

그때, 제가 결국 문지방을 밟고 넘어졌습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문지방에 걸리는 느낌도 없었고
무엇보다도 넘어진 상처가 방바닥에 넘어진게 아니라 흙바닥에 구른거마냥
쓸리고 피가 철철나는겁니다.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 상처는 아직도 희미하게 남아있을 정도로 크게 다쳤습니다.

제가 그렇게 우당탕 넘어지자 외할머니가 와서 달래주며
상처를 치료해주시는데
옆집 할머니가 혀를 끌끌 차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쯧쯧. 내 그러니 문지방 밟지 말라고 하지 않았누. 서울가기전까지 몸조심해야할거다."

그렇게 엄마에게도 어른들 말씀 안듣는다고 혼쭐맞고 남은 명절날까지 얌전히 있었습니다.
다친 무릎이 아파 뛰지도 못했지만요.
명절 마지막 날, 서울로 올라가기전, 차에 짐을 실으며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비가 참 많이 오던 날이었습니다.

위에서 말했다시피, 그 동네는 다들 농사를 짓기때문에 곳곳에 도랑이 깊게 있었습니다.
집 바로 앞에도 도랑이 하나있었는데
도랑 위를 가로질러 가기위해서 철로된 배수구가 다리마냥 올려져있었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 배수구 다리를 올라간 순간
비때문인지 미끄덩하며 도랑아래로 떨어졌습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어른들이 짐을 옮기느라 다들 밖에 나와계셔서
저는 금방 도랑에서 건져졌습니다.
크게 다친곳도 없었습니다.
다만 도랑에 빠진 이후로 왜 문지방을 밟지 말라고 했는지 깨달았습니다.

어렸을 때 체감상 3m는 더 되게 느껴졌는데
그 도랑보다 더 깊은 도랑에서 무언가가 제가 넘어지기 전부터 처다보고 있었던것을.
마치 제가 지나가는 것을 기다리다 넘어뜨리려고 했던 것처럼
제가 빠지자 무척 펄펄 뛰며 기뻐하는것을 느꼈습니다.
물론 보거나 들리지 않았지만 그런 느낌이 들었습니다.

집에 가는 차 안에서 저는 제가 본 것을 말하지 않았습니다.
다만 형이 저에게도 봤냐고 물어봤을 뿐.





2. 터가 안좋은 집


아버지가 보증을 잘못서서, 아버지는 회사 근처에서 숙식하시며 지내고
저희 형제와 어머니만 수도권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었을 때입니다.

형은 어렸을때는 저보다 더 유약하고 기가 약했습니다.
중학생때, 형은 몽유병을 갖고 있었습니다.
새벽에 스르륵 일어나서 온 집안을 돌아다니기 일쑤였습니다.
（*이야기 주제와 벗어나는 것이지만, 깨워서 왜 돌아다니냐고 물어보니
꿈에서 누구 뒤를 따라가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보통 선생님이나 주변 어른들의 모습으로
나타나서 따라오라고 부른답니다.）

집안 사정이 여러가지로 어려우니 그 때 살았던 집도 굉장히 오래된 아파트였어요.
유독 형은 그 집에서 몽유병 증상이 더 심해졌습니다.
아버지도 없는 집에서 형이 그러고 다니니 처음에만 무서웠지
나중에는 빈번해지니 또 지랄이네 싶더라고요.
어차피 1층이어서 잘못될 일도 없었고요.

형은 꼬추털도 다 난 중학생이었으면서
씻을때마다 화장실 문을 열어놓고 씻는 겁니다.
간혹 몸도 다 안말리고 비명을 지르면서 뛰쳐나오기도 했습니다.

그럴때마다 전 거실에서 겜하다가 으휴 저병신 이러고 말았습니다.
형이 화장실에 뭐가 있다고 하지만 저는 전혀 그런걸 느껴본 적이 없어서
그냥 제눈엔 형이 병신같아 보였습니다.

그러던 날, 제가 심하게 아픈 날이었습니다.
열이 펄펄끓으면서 몸이 너무 아파서 움직일 수도 없더라고요.
어머니에게 병간호를 받으며 약먹고 하루 땀을 쭉빼면서 자고 일어났더니
그제서야 겨우 정신이 들었습니다.

무슨 생각이었는진 몰라도, 일어나서 태권도 학원가야지 하고
아픈 몸으로 화장실에 샤워하러 들어갔습니다.

대낮이었고,
집엔 형도 엄마도 다 있었습니다.

화장실에 쭈그려 앉아서 머리를 감는데 누가 옆에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형이 장난치는 줄 알았습니다.

'야, 000, 좀 꺼져.'

했는데 저 멀리 거실에서 형이 대답합니다.

' 나 게임 중인데?'

아 이거 ㅈ됐다라는걸 느꼈습니다.
한 1초정도 벙쪄지더니 옆에를 보니 물에 젖은 긴 머리카락이 늘어뜨려져 있었습니다.
' 아 , 이거구나..'

저도 형과 똑같이 비명을 지르며 머리도 채 닦지 않고 뛰쳐나왔습니다.
그러자 형이 태연하게 겜을 하면서 저한테 말합니다.
'너도 이제 봤구나?'

저는 사실 그 이후로 본적은 없었습니다. 하지만 형에게는 유독 자주 나타났고, 어머니도 종종 보셨다고 했습니다.
특히 형은 그 귀신의 얼굴까지 봤다합니다.
물에 젖은 긴 머리카락을늘어뜨리고
그 사이에 얼굴이 조금 보이는데
눈이 피처럼 붉게 충혈되어있고
아무 표정없이 지켜만 본답니다.


언제 한번은 제가 그런 형을 놀래켜주려고 했습니다.
나한텐 안보이니까 ㅋㅋ
그 집 화장실은 화장실 밖으로 베란다가 있었습니다. 화장실 기준 왼쪽, 가장 안쪽에 세탁기가 있고 그 위에 바로 창문이 나있습니다.
형이 샤워하고 있는 중에
베란다로 돌아가서 그 창문가에 스윽 서있으면서
골려줄 계획이었습니다.
제가 그 창문가에서 스자, 형이 소스라치게 놀라면서 소리를 지르는 겁니다.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웃겨서 뛰쳐나온 형을 놀려주려고
베란다를 돌아나가자
저를 갈굴줄 알았던 형이 그냥 숨만 거칠게 내쉬었습니다.

'놀랐지?ㅋㅋ'
'뭔 소리야. 너 있었냐?'

형은 저를 본게 아니라, 오른쪽 구석을 보면서 소리를 질렀던겁니다.
애초에 제가 있는지도 몰랐대요.
아마 그 귀신을 또보고 놀랐던 것이겠죠.

그 귀신은 형이 고등학교에 올라가며 나쁜 친구들과 어울리니 자연스럽게 안보이게 되었다고 합니다.







3. 기숙 재수학원


제 친한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수도권에 유명한 기숙 재수학원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한번 수능을 망치고 기숙사형 재수학원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은 깊은 산골에 위치해있어서, 시내에서도 버스를 타고 30분은 들어가야 나오는 곳이었습니다.
그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는 컴컴한 산골이었구요.

7월 한여름, 장마철이었습니다.
3-4층짜리 막사와 같은 건물이었는데
비가 억수로 쏟아지자 정전과 함께 1층이 잠기고 만 것입니다.

1층에는 교무실과 학생들이 자는 기숙사방이 몇개 있었습니다.
쏟아지는 비에 1층이 잠기기 시작하자 한 밤중에 사감선생님과 1층에 방을 두고 있던 학생들이 나와서
급하게 윗층으로 짐을 옮겨야 했습니다.

그 때에 마침 휴가처럼 외박을 나간 학생들이 많았던 때인지라 위층에는 빈방, 빈 침대들이 많았습니다.
교무실에 중요한 물품들을 옮기느라 바쁜 선생님들은
알아서 학생들이 빈방을 찾아서 들어가 자라고 했고
어차피 다 같은 20대 초반, 재수하는 처지에 그 여름쯤이면 다들 친해져있어
제 친구도 1층에서 같은 방을 쓰던 친구 두명과 함께 2층의 친구방으로 들어갔다고 합니다.
아예 아무도 없는 빈방은 도난위험도 있으니 들어가지말라했기때문에
마침 그 친구 방에 들어가는 게 잘 된 일이었습니다.

4인 1실로 2층 침대가 두개있는 방이었습니다.
어차피 감시하는 사감선생님도 바쁘겠다, 다른 친구들도 휴가라고 학원을 나간 마당에
제 친구와 그 친구들은 숨겨놓은 과자와 음료수를 꺼내며
밤새 노가리를 털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너무 얘깃소리가 컸는지 그 방이 201호라고 하면 202호 쓰는 친구가
방문을 두들기면서 너무 시끄럽다고 주의를 줬습니다.

생각해보니 너무 시끄럽기도 했고, 곧 자자면서 자기전에 담배피고 들어가자며
흡연자인 제친구와 원래 룸메 두명이 함께 방을 나가 흡연실로 갔습니다.
원래 방주인이던 친구는 비흡연자였기에 방에 내버려두고요.

기숙학원 룰이 2인1조 이상으로 다녀야했고 시간외에 흡연은 벌점이었기에
몰래 나간다고 나간거였지만
나가는 복도에서 사감선생님을 마주쳤습니다.

선생님은 여전히 분주해보이셨고 그 친구들이 뭐하고 있던 별로 관심은 없어보였습니다.

' 너희 어디서 자냐?'
'저희 201호에서요. 00（방주인）이랑요.'
'빈방에서 자지 말라고 했잖아. 211호에서 자라니까?'
'??00이 방에 있는데요?'
'아 그래? 나간거로 아는데.'

하며 그냥 지나치시는 겁니다.

아니 분명 같이 과자도 먹고 함께 있었습니다.
목소리도 분명 그 친구의 목소리였고, 귀신이라고 하기엔 너무 생생했습니다.
의아한 마음을 품고 201호 방문을 두들겼는데
아무도 대답을 안하는 겁니다.

'야 시발 장난치지마.'

친구 셋이 방문을 아무리 두들겨도 반응이 없어서
다른 방 친구들 자는데 방해될까 싶어 아까 사감선생님이 얘기하신 211호로 돌아가서
그날은 그렇게 마무리 했다고 합니다.

다음날 이상한 느낌에, 분명 그 친구가 맞았는데 그날 없었다한게 말이 되지 않아
교무실의 휴가자명단을 확인해봤습니다.
정말 선생님의 말대로 어제 같이 과자도 먹고 얘기도 했던 그 친구는 외박을 나가서 없는 것입니다.
자기 얘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분명 대답도 하고 먹을 것도 먹었습니다.

그리고 더 소름끼치게 하는 것은 시끄럽다고 방문을 두들겼던 202호의 친구 마저도
외박을 나가고 없는 빈방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런 얘기가 저는 너무 믿겨지지가 않았습니다.
귀신이 사람과 헷갈린다는게 말이 안되는거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그 친구의 친구들 두명마저도 10년째 같은 얘기를 하였고
무엇보다도 저희 형도 그 기숙학원에서 재수를 했었는데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것입니다.


형 또한 비오는 날의 얘기입니다.
수능을 한달 앞두고 기숙학원에서는 수능 전날까지 남아서 공부를 할지, 아니면 각자 집으로 돌아가 남은 공부를 마저할지 정하는
시기였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그 때에도 비는 방들이 많았고
분위기도 참 싱숭생숭 하던 때였습니다.

비오는 주말밤에, 남기로 한 학생들끼리 모여
새벽탈출해서 맥주를 마시는것이 어떻겠냐고 형이 제안했습니다.
창살로 막혀있어 탈출하기 쉽지 않은 학원이었지만
지하가 복잡하게 이어져있어
대대로 내려오는 탈출로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곳을 통해 나가 시내에서 맥주만 마시고 오자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남자 넷이 모이면 용감해져,
비 좀 맞고 오면 어떻겠냐며
탈출하기로 했다합니다.

그 탈출로를 통해 학원 뒷문으로 빠져나오는데

운도 안좋게도 멀리서 우의를 쓰고 손전등을 들고 있는 사감선생님과 마주친것입니다.

'거기 000（형 이름）, 000（친구이름）! 여기서 뭐해? 안들어가!'

형과 형 친구이름을 정확히 부르며 소리치기에
아 좆됐다

'네 죄송합니다. 돌아가겠습니다.'

하고 다시 돌아서서 기숙사로 들어갔습니다.
어두워서 얼굴아 안보여 자신들이 누군지 몰랐으면 모를까
정확하게 이름을 짚으며 얘기하는 사감선생님을 보면
앞으로 좆된게 분명했습니다.
무단이탈은 학원퇴출까지도 가는 징계였습니다.

그렇게 네명은 불안한 마음으로 방으로 돌아가 하루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그 다음날이 되어도, 또 그 다음날이 되어도 그 숙직하던 사감선생님이
자신들을 부르지 않았더랍니다.

제 발 저린 형의 친구는 결국 그 사감선생님을 찾아갔다고 합니다.

'선생님, 저희 처벌하시지 않으십니까?'
'처벌? 왜? 니네들 뭐 잘못했어?'

선생님은 처음 듣는 얘기인거마냥 모른다는 듯이 말했습니다.
그제서야 형의 친구는 그날 밤에 있었던 얘기를 하며
탈출하려고 했던것을 고백했습니다.

'그래? 그럼 니네들 반성문써와.'

하며 가볍게 넘어가는 것이었습니다.
형의 친구는 물론 돌아가서 형과 다른 친구들에게 뭇매를 맞았구요.
왜 그걸 넘어가지 얘기했냐고 ㅋㅋ
아무튼간에 반성문을 제출하고나서
다시 그 사감선생님께 물어봤습니다.
왜냐하면 무단이탈은 아까도 말한거처럼 중징계 사항이었기때문이었습니다.

'근데 저희 반성문으로 끝나나요?'
'어차피 내 당직때 일도 아닌데 뭘.'
'그때 분명 선생님이셨는데요?'

그렇습니다.
선생님은 자기가 발견한게 아니어서 그냥 반성문으로 넘기려고 했지만
형과 형친구들은 분명 그 사감선생님이었다고 합니다.
그날 형이 본 사람이 사감선생님이 아니었다면
형과 형의 이름을 알고있는 그 사람이 누구였을까요.





막상 적고보니 그렇게 무섭진않군요
지가 실화라고 하니 실화라고 적어봅니다.



+ 내가 직접 겪은 무서운얘기


저는 몇해전에 극심한 우울증으로 폐쇄병동에 입원한 적이 있습니다.
모든 정신병동이 그렇듯 다 폐쇄병동으로 되어있어 외출입이 자유롭지 못하고
인터넷을 사용할 수가 없었습니다.

저는 4인 1실의 방을 사용하였고
할머니 두분과 불면증의 아주머니와 함께 방을 썼습니다.

그러다가 할머니 한분이 퇴원하시게 되어
그 자리를 한 종교인이（정신병동에 입원한 직업종교인이면 언급하면 누군지 알 수 도 있을거 같아서 ㅇㅇ）
대신하여 오시게되었습니다.

참 특이하게도 이런 신실하신 분들도 마음의 병을 앓고 계시는구나 싶었습니다.
더욱 더 놀라운건 입원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겁니다.

벌써 네번째 입원을 하신 것이고

'이번에 같이 방을 쓰시는 분들은 다 좋은 분들이라 좋네요.'

하시는 것입니다.
그리고 덧붙여서,
저번에 입원하였을 때는, 같은 방을 쓰는 한 환자가 소등을 하면
일어나서 모든 병실을 돌아본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아무말도 하지않고 그냥 옆에 서서 바라보기만 한다고요.


저는 사실 부끄럽게도 정신병원에 안좋은 스테레오타입이 있었고,
입원 첫날 문진때
옆 병실에서

'오늘 기분은 어떠세요?'
'아직도 여자가 보여요?'
'어디에 있어요?'
'목소리도 들려요?'

하며 환각, 환청을 보는 환자가 있는 듯한 의사선생님의 문진 소리를 들었기 때문에
더욱 더 무서웠습니다.
그 문진의 대답도 잘은 들리지 않았지만, 병실의 구석 위쪽에 메달려서
어떤 목이 돌아간 여자가 히죽대며 지켜보고 있다는
그 말은 저를 더 무섭게했죠ㅠ

그 종교인분께서 첫날 오시고 저는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계속 가위에 눌렸습니다.
사실은 그때 저도 마음이 허약해서 가위인지 진짜인지 모르겠습니다.

그 다음날도 저는 가위에 눌렸는데
새벽, 병실 고요한 시간에
그 분이 스르륵 일어나시더니
병실을 계속 도시는 겁니다.

그러다가 병실 사람을 한명한명씩 돌아보며
말없이 표정도 없이

본인이 말했던 얘기를
본인이 그대로 하고있는겁니다.

순서가 제 차례로 돌아와 저를 내려다보며
기이하게 딱딱거리는 소리를 내시다가
병실밖으로 나가셨습니다.

마치 모든 병실을 다 돌아볼 것 처럼 말입니다.

그러고 저는 정신을 놓아 잠들었습니다.





끝입니다.
훗
새해복많이받으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