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0년 된 노릇노릇한 이야기입니다.
MSG 1도 없는 순수 실화힙니다.


이 이야기는 내가 처음으로 자취 시작했을때 이야기임.
난 스무살 되자마자 부산에 내려가서 자취를 했음. 완전 혼자산 건 아니고 친언니랑 둘이 살았음.

대구에만 20년을 살았던 우리 자매에게 부산은 먼 친척 한둘이 산다는 이야기만 들었을 뿐, 사실상 무연고지였기에 정말 꼼꼼히 찾아보고 대학가 주변의 신축 원룸 2층 방에 들어갔다.


이것도 벌써 10년 전이네. 세월 참..



하여튼 그때 언니나 나나 둘 다 부산에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일 할때 아니면 대부분 둘이 같이 있었음


그 날은 막 더워지는 초여름 밤이었다. 한 9시쯤?

창문 열어놓고 언니랑 나란히 침대에 반쯤 누워 캔맥주 한잔하며 티비에서 방영해주는 영화를 보고 있었음.


근데 언니가 갑자기 벌떡 일어나 앉더니, 내 옆에 허공을 노려보면서 욕을 하는거야. 아주 쌍욕을.

내 옆엔 바로 벽이라서 정말 아무것도 없는데;;
진짜 개무서웠음;;


불꺼진 방, 작은 브라운관 티비가 뿜는 희미한 불빛아래 눈을 까뒤집으며 욕하는 언니의 얼굴이 꼭 귀신 씌인거 같아서 '왜.. 왜그래.. 왜그래..' 밖에 못했다.


"왜.. 왜그러는데, 괜찮나?"

"김다 못봤나? 방금 어떤 새끼가 방충망 열고 들어올려고 했잖아!!!"


침대가 붙어있는 벽에는 커다란 창문이 나있었거든.
（창문은 침대랑 나란히 옆에있고, 티비는 발밑에 있는 구조）


어떤 미친 놈이 방충망을 열고 들어올려다 언니랑 눈이 마주쳤고, 언니가 쌍욕을 하고 소리 지르니까 도망간거임 ㄷㄷㄷ



우린 당연히 경찰신고를 함.

그때서야 알게됐는데 하필 우리 집 창문이 담벼락 바로 위에 나있어서 담벼락을 밟고 서면 창문으로 침입하기 딱 좋은 구조더라 ㅅㅂ ㅋㅋㅋㅋ

하지만 우린 피해를 입은 게 없기에 순찰 강화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있는 게 없음.



너무 무서워서 일주일 동안 일절 밖에도 안 나가고 집안에만 있었음. 그런데 딱 일주일 되던 날 언니가 볼 일 있다고 같이 피씨방에 갔다오자고 함.

'그래. 벌써 일주일이나 지났고 뭔 일 있을려면 진작 뭔 일이 있었겠지. 가자.'


언니는 피씨방에 갔다가 다른 볼일이 생겨서 바로 나가고 나는 집으로 돌아왔음. 나중에 확인해봤는데 딱 세시간 걸렸더라.

근데 왜 그런거 있잖아. 뭔가 이상해. 어딘가 어수선하고. 옷장도 닫혀있고 다 그대로있는거 같긴 한데, 기분이 쌔한거.
흔히들 직감이나 육감이라고 하는 거.

뚜루루루-. 뚜루루루-.
"언니야. 혹시 집에 왔다갔나?"
"뭔소리 하는데. 난 바로 나갔잖아."
"그럼 세탁기 언니가 안 열었나."
"씨발 니 무슨 소리 하노. 난 안 갔다고."


바호 경찰 신고하고 집주인 불러서 씨씨티비 돌려봄.
우리가 나간 직후, 도둑이 든거임. 속옷도둑이.


언니 속옷, 내 속옷 할거없이 싹 다 챙기고（그와중에 팬티 브라 짝 맞는거 예쁜거만 가져감 ㅋㅋㅋㅋ 미친놈ㅋㅋㅋㅋ）

집에 있던 현금 10만원, 악세서리, 언니 로션, 언니 다이어리까지 언니 가방에 담아서 가져감

나중에 보니 빨래통에 벗어놓은 것까지 꺼내갔더라.

（난 다이어리도 안쓰고 로션은 이니스프리, 가방도 만원짜리 써서 내껀 안가져갔나봐 ㅋㅋㅋ시벌롬ㅋㅋㅋㅋ）




뭐 당연히 안잡혔고,

자꾸 이런 일이 생기니 그 집에서 못 살겠다고 집주인한테 집 빼겠다 했더니 집주인이 명언 남김.



"아니 강간이라도 당했으면 내가 무릎꿇고 사과라도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잖아."

"이 건물 사는 아무도 그런 일 없었는데 너희 자매 아는 사람 아니야?"




+
그때 언니가 했던 욕 중에 일부만 옮겨보자면,
"야이 ㅆㅂㄹ의 새끼야 아×유 보고 딸이나 쳐라 ㅂㅅ같은 새끼야. 좆만한 새끼가아아ㅏㅇㄱ!!!" 되시겠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당시 언니 욕에 영감을 주신 아x유씨께 감사 의 인사와 사죄 말씀 올립니다.

왜 아×유씨인지는 알 수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