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겪은 일 중 가장 소름돋았던 것이에요
조금만 각색하면 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순도 100% 사실에 기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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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제가 중2였을때.
한창 밀레니엄 이슈가 널리 퍼진 반면
지금은 대다수가 가지고 있는 핸드폰은 그리 퍼지지 않은
99년 여름 어느날이었다.
다니던 학원은 방학을 맞이하여 수업을 대폭 늘렸고
밤 12시가 되어야 학원을 나설 수 있었다.
평소에는 친구들 몇몇과 얘기를 나누며 집까지 걸어 가곤 했으나
이날은 강한 비가 내려 학원 버스로 집에 가기로 했다.
나름 비가 내리는 여름밤이라고,
누가 가장 무서운 얘기를 알고 있을지로 얘기가 이어졌고
처음을 맡은 친구는 실제 자신이 봤다는 허세와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다.
예전에 이 친구가 살던（그리고 지금은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 옆에는
개천이 흐르는데 몇년 전 한 여성이 실종되었다 상체만 발견된 적이 있다고 한다.
이 여성이 귀신이 되어 자신의 하반신을 찾으러 밤마다 아파트 단지를 배회하는데
주로 아파트 계단을 상반신만으로 기어다니며 혼자 계단을 오르는 사람을 덮친다더라
라는.. 왠지 나를 노리고 한 얘긴가 싶은 전형적인 내다리내놔 스토리였다.
당시에는
상체만 있으면 일어날 수 없으니 엘베 유리（문에 조그맣게 유리창이 있다）에 보이지도 않겠는데 별거 없네 라는 생각을 했고
버스가 우리 단지에 도착하여 우산을 피고 내렸다.
곧 내가 살고 있는 동에 도착하였고
1층 도어락이 열려있는 것을 보았다.
도어 고장으로 출입구를 임시 개방한다는 안내문이 붙어있었고
대수롭지 않게 출입구를 지나쳐 엘레베이터로 간 나는
등뒤에 흐르는 식은 땀을 느꼈다.
'엘레베이터 고장으로 운행하지 않습니다'
... 우리집은 21층이다.
거세게 내리는 빗줄기 소리 틈틈이
본적 없는 여성의 웃음소리가 스며드는 느낌이 이렇게 무서웠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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