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2000년초반 나와 내친구들이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이후였다.
부산아이들이었던 우리는 졸업과 함께 경기도의 큰 회사에 취업을 하게되었고, 방위산업혜택도 있던 회사에 공부도 안하던우리는 큰회사에 취직한다는 기대에도 부풀어있었다.
수원역에 도착해 병점까지 버스를타고 도착한 우리는 우리가 일할곳의 사장이라는 사람이 몰고온 다 부서져가는 봉고를 탔다.
（사실 이때부터 이상했지만 우린어렸다. 그 큰회사의 사장이 직접나온다는 것, 그런회사차가 이렇게 낡았다는것 등등）
원래 가려던 회사는 KMW라는 회사였고, 그회사는 친구중 하나의 선생님이 소개해줬으며, 그 선생님의 지인인 KMW의 이사는 자신의 친형에게 우리를 넘긴 것이었다.）
인신매매도 아니었고 그저 그 사장의 회사에서 일잘하면 KMW로 보내주는 시스템이라는 그말만 순진한 우리는 믿고 봉고를타고 시골시골로 들어갔다.

우리가 일할 시골의 공장옆에는 뱅뱅공장이 있었고, 우리가 아는 브랜드가 있어서인지 왜인지 모르겠지만 우리의 불안은 많이 줄어들었다.

우리는 할머니가 주인인 시골집의 독립된 방한칸에서 지내게 되었다.
그 문을 열면 쪼그리고앉아 씻는 주방겸 샤워실을 지나 신발을벗고 턱을 오르면 방이한칸있는..

공장에 들어가고 주야2교대로 일을 한 다음주말,
기존에 있던 아이들이 우리 환영회를 해주기로했다.

2교대인원은 한조는 우리 부산팀,
한조는 충남대천에서 온 아이들과 경기도 어디에서온 실습생 동생하나였다.

다같이 모여서 국도휴게소（시골이라 술담배과자음식을 살곳이 이곳뿐이었다 숙소에서 1~2키로정도 걸어가야하는）에서 산 먹거리들과 소주맥주막걸리나폴레옹 등을 먹고마시기 시작했다.

경기도에서 온 아이는 조금 먹다가 이내 몸이안좋아 구석에 누웠고 대천과 부산아이들은 부어라마셔라를 이어갔다.

그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갑자기 영민이라는 친구가 자고있던 실습생동생을 깨우기시작했다.

실습생동생은 심한 감기였던모양이다 콧물을 줄줄흘리며 일어났고, 너무 몸이 안좋다며 더자겠다고했다.

그때 영민이가 왜인지 모를 화가났고 눈이 돌아갔다.

우리가 마시던 소주병 맥주병 양주병이 다깨지도록 그걸로 그아이를 때렸고, 말리던 친구들도 다쳤으며 병이 다깨지자 냄비등을 이용해 공격하고 칼까지 찾아다녔다.
우리는 무엇이 그친구를 그렇게 화나게했는지 이해도 못했고 상황이 급박해 말리기에 급급했다.
우리는 피칠갑이 된 방에서 영민이와 그아이를 데리고나왔고 거리를 만들고 영민이를 진정시키기로했다.

영민이의 눈은 잠시 정상으로 돌아와서 다들 안심한 찰나, 갑자기 그 아이에게 돌진해 숙소앞 언덕배기아래로 그아이를 밀려고 했다.
다행히 그아이를 지키고있던 다른 친구들이 그아이를 옆으로 피하게했고 영민이는 허공에 손질을하다가 정작 자신이 언덕밑으로 굴러떨어졌다.

추운겨울 언덕의 풀과 나무들은 앙상했고 거기에 온몸이 베이고찢긴 영민이는 언덕아래 몇분（체감상）엎드려있다가 다시일어났다.
마치 좀비처럼...（지금표현은 좀비지만 그땐 좀비라는 말도 잘 안쓰던때였다.）

그렇게 다시 일어난 영민이는 경사심한 언덕을 기어올라왔고 다시 그아이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때쯤 누가 신고한지는 모르겠지만 119가 도착했고 온몸이 깨진병에 찢긴 그아이와 영민이는 구급차에 이송되었다.

영민이는 계속 난동을 부렸고 그걸 구급대원이 저지할수는 없었기에 나도 같이 구급차에 타게되었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아이도 같이탔고 병원（당시 서울병원이라는 이름과 오산시로 갔다는건 기억난다）까지 가는동안 난동은 이어졌고 어찌어찌 치료를 받고 난 아침 영민이는 하나도 기억이 안난다고했다.

술먹고 사고친 사람들의 전형적인 변명일수도 있다.

그리고는 이내 그 실습생아이는 경기도 집으로, 영민이는 부산으로 돌아갔다.

어찌됐건 그후 방은 피칠갑이 되었기에 월 10만원 내던방의 도배장판값을 30만원이나 내야했던 우리는 주인집 할머니에게 많이（많이라는 표현이 10분의 1도안될만큼） 혼나게 되었고, 돈을 드리던날, 할머니의 이야기에 그날밤과 혼나던날의 감정은 잊을 정도로 놀랐다.

"왜 그렇게까지 난리가 난거냐?"
"저희도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화가 날 일도 없었는데."
"피가 집앞까지 이어져있고 천장에도 튄건아냐?"
"그랬을거 같아요. 그 난리가 났으니...죄송합니다."
"애들끼리 싸우는데 칼도들고 싸우고 그게 무슨난리냐?"
"죄송합니다. 아마 깨진병때문일꺼에요. 저희가 다행히 집에 칼은 안두고 있었네요. 뭘 해먹어도 라면이거나 공장반찬챙겨와서 먹으니까요."
"근데 왜 천장도배뜯었는데 피묻은 칼이 나오지?"

그때는 스마트폰도 없었고 검색할길이 없었으니 몰랐지만
화성군 괘랑리는 화성연쇄살인사건이 났던동네였고（당시엔 피씨방에서 검색을 해봤지만 나오지 않았고 얼마뒤에 동네 아저씨인가한테 들었다） 피묻은 칼은 아직도 뭔지 잘 모르겠다.
그난리가 났는데 누가 천장도배를 뜯고 그칼을 숨기고 다시 붙인것도 말이안되고 애초에 우린 칼이 없었다 공구라면 모를까.

이제 진범이 밝혀진 지금 이춘재에게 묻고싶다

천장에 칼숨긴적있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