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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지 쌓인 키보드를 털어내고 쓰는 글, 그저 조금의 재미라도 드렸길.
나는 지금 괴물에게 쫒기고 있다.
헛튼 소리라고 들릴 수 있지만 상황이 급하니 설명은 안한다.
나는 괴물의 사냥감이 되었다.
내 뒤의 저것이 나를 먹이로 보는지, 장난감으로 보는지, 그 외의 다른 것으로 보는지 모른다.
그냥 지금 나는 ㅈ나 위험하다.
내가 걸음을 옮길 때마다 뒤의 존재가 나를 따라 천천히 다가온다.
저걸 본 것은 이 마을에 처음 들어왔을 때다.
나는 어떤 외딴 마을에 일이 생겨 왔다.
외져서 그런지 그 마을에는 노인들 밖에 없었다.
그들은 나를 경계했다.
누군가 찾아올 일이 없는데도 그것도 아무런 인연도 없는 외지인들이 갑자기 찾아온 것은 누가봐도 아주 이상하고 수상해보이는 일이다.
하지만 어떻게 하겠는가 일이 생겼는데.
근데 이 마을은 무서웠다.
차가운 서릿발 같은 노인들의 눈동자, 불길하게 울고있는 까마귀와 까치떼들.
공포영화의 도입부와 같았다.
나는 논밭 그리고 과수원들 한가운데에 있는 버스 정류장 벤치에 앉아 한탄했다.
위안이 되는 것은 단 하나 내 손의 커피다.
비록 싸구려 인스턴트 커피이지만 맛있다.
맛있으면 장땡이지 뭐.
커피를 훌쩍이면서 곧 수확철인 포도 과수원을 바라보았다.
탐스럽게 익은 포도는 피와 같은 붉은 색을 띄는 것 같았다.
아, 피라고 하니 트라우마 오네.
나같이 허약하고 평범한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는 의료인은 피를 볼 기회가 많았다.
예를 들자면 수술이라던지...
그 힘든 교육을 견디고 이런 일이나 하려고 했는지 자괴감이 들었다.
.....고립되어서 무서워진걸까?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았다.
쓸데없는 헛소리를 지껄이고 말이야...
동글동글한 포도를 보면서 난....포도 나무 사이에서 마찬가지로 동글동글한 한 쌍의 무언가를 보았다.
나는 순간 얼어붙었다.
그것은 샛노랗고 무서운 눈이었다.
그 소름끼치는 두 눈은 평범한 눈과는 다르게 컸다.
사람의 눈은 포도알과 비슷한데 그 포도알의 4배의 눈이었다.
그것은 포도 나무의 그림자에 가려져 그것의 정체를 못 봤다.
동물인가 싶었다.
아니 동물이 아니었다.
그림자 속에서 그것의 이빨이 보였다.
기괴할 정도로 휘어진 곡선을 그리는 입, 그것은 웃고있었다.
마치 광대의 분장처럼 그것의 입꼬리는 자신의 눈을 찌르려고 하고 있었다.
저렇게 소름끼치는 미소를 짓는 짐승이 있는가.
저건 사람의 형체를 닮은 무언가라고 나는 확신했다.
몸은 공포에 의해 경직되었고 나는 눈을 깜빡였다.
그러자 그것은 사라졌다.
해는 만물에게 작별을 고하고 지고 있었고 날은 점차 어두워지고 있었다.
환상이든 아니든 빨리 서둘러야 했다.
하지만 다리는 공포에 질려 경직되었고 움직이지 않았다.
나는 다리를 내려쳤다.
가해지는 아픔이 공포를 이겼는지 경직이 거의 풀렸다.
나는 아직도 후덜거리는 다리로 땅을 짇고 빠른 걸음으로 걸었다.
목적지는 20분 거리에 있는 숙소.
아마 실내라면 안전하겠지.
...근데 아까 본 것이 환각은 아니었나 보다.
내가 걷자 뒤에서 기척이 느껴진다.
두려움에 차마 뒤돌아보지는 못하겠다.
나는 걷고 또 걸어 드디어 마을에 도착했다.
마을에 사람이 있어 그것이 포기하고 돌아갈까 라는 희망을 품었지만.....헛된 희망이었다.
"킥...킥.."
그것도 내 절망을 느꼈는지 날 비웃었다.
'너는 어차피 나에게 잡힐 운명이야'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 노인들은 전부 어디로 갔을까 아직 초저녁인데 창문은 전부 닫혀있고 불은 꺼져있었다.
그 노친네들은 아마 이 존재를 알고있었던 것 같다.
누가보면 정보를 고의적으로 숨겨 저 괴물에게 해코지를 당하기를 바라는 것 같았다.
내 뒤의 존재는 이제 발소리를 숨기려고 하지도 않았다.
나와 그것의 발소리가 조용한 마을에 울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끝장이다.
저것에게 잡히고 만다.
그때 또 하나의 희망이 보였다.
가까운 집의 문이 열려있었다.
누군가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의 짓인가, 생각할 틈은 없었다, 나는 잠깐 멈췄다.
그러자 뒤의 존재도 따라서 멈췄다.
나는 숨을 가다듬고 문을 향해서 뛰었다.
그것도 뛰었다.
기척이 느껴지는 거리가 단숨에 줄어들었다.
그것은 내 등뒤에 있었다.
다행히도 잡히지는 않았다.
나는 문으로 아슬아슬하게 세이프했고 그것이 발이나 팔로 문을 막아 닫히지 않는 일은 벌어지지 않았다.
나는 문을 잠궜다.
나는 문을 바라보며 차오르는 호흡을 가다듬었다.
기척은 사라지지않고 문에서 계속 느껴졌다.
내 호흡이 안정될 쯤에 문에서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또옥...또옥...?"
역시 아직 끝이 나지않았다.
"아..무..도..없..어요..?"
나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럼....들...어갈...게.."
무슨 수로 들어온다고 아니 창문은, 창문이 열려있나?
아 ㅆ발 저것은 문을 열 수 있었다.
문의 잠금장치가 돌아가고 있었다.
집도 안전하지가 않았다.
나는 뒤를 돌아 피할 곳을 또 찾았다.
그러자 열려있는 방문이 보였다.
나는 그곳으로 뛰어들어갔다.
방으로 들어가기 직전 뒤에서는 찰칵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가 들렸다.
"어디...야..?"
그리고 그것은 나를 농락했다.
모든 방을 차례차례 열어보는 소리가 났다.
내가 있는 방의 차례가 왔지만 일부러 건너뛰고 다음 방문을 열었다.
방문을 열어볼 때마다 그것은
"여기도...아니네..?"
이제는 말을 더듬지도 않았다.
처음부터 나를 농락했다는 듯 모든 방문이 열렸고 오직 내가 있는 방만이 남았다.
"들어간다?"
아 망할
문이 열렸고 그것의 정체가 보였다.
그것은 머리가 비정상적으로 크고 팔다리가 기이하게 늘어져 있는 인간을 닮은 괴생명체였다.
그것은 나를 보고 "찾았다"라고 말했다.
그리고 나를 향해 달려들었다.
"헤헤헤헤헤헤!"
하지만 그것이 나에게 도달하는 일은 없었다.
투명한 벽이 그것을 막았다.
쿵소리와 함께 그것은 부딪혔다.
그것은 다시 나에게 달려들었다.
하지만 결코 닿지않았다.
그리고 어느샌가 뒷편에 사람 한 명이 서있었다.
그 사람은 소리쳤다.
"조용히 해!"
그러자 그것의 머리에 무언가 부딪히는 것 같더니 그것이 쓰러졌다.
그것이 머리가 내 위로 떨어졌지만 나는 아슬아슬하게 피했다.
나는 그 사람에게 소리쳤다.
"ㅅ발 위험하게 무슨 짓이야!"
그 사람은 말했다.
"부적을 줬지 않나. 그리고 네가 나에게 소리 칠 위치는 아닌데?"
"일만 몇번 더 하면 볼 사이도 아닌데."
"웃기는 소리 방금 이자가 더 늘어났다."
"무슨 이딴..!"
뒷말은 이어지지 않았다.
그 남자가 내 멱살을 붙잡았기 때문이다.
그 남자는 조곤조곤 내게 말했다.
"꼬우면,"
"신고해보던가."
나는 아무말도 못했다.
이들은 법에 구애받지 않는다.
법에 호소를 해도 법은 날 지켜주지 않는다.
과거에 한 잘못된 선택은 결국 목줄이 되어 내 목을 졸랐다.
"이 마을에 있는 모든 노인들을 납치해놨으니 돌아가면 장기를 적출하도록."
"전부?"
"꼬리를 잡히면 안되니 차라리 전부 없애는 것이 났다. 그리고 여기는 조사해보니 아무도 살지 않는 유령마을이더군 그래서 여기 사는 사람들도 전부 쫒기는 범죄자거나 빚쟁이들이고 따라서 사라져도 아무도 모르는 사람들이니"
"근데 노인들의 장기는 가치가 별로 없다고...인건비가 더 들어갈껄?"
"너에게 줄 인건비가 있나?"
"아니....나도 과로하면 죽는다고...더이상은 못해 오늘 유인하느라 얼마나 죽을 맛이었는데 진짜 죽는 줄 알았다고..."
"그럼 쓸모없는 너의 장기를 적출해 줄까?"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었다.
그저 따를 수 밖에 없는 내 자신이 무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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