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앞에 쓴 겪었던 일을 시작으로 제가 겪었던 미묘한/무서운/안타까운 일들이 써보고자 합니다.
부디 읽어주시고, 안타까운 일들은 가벼이 넘기시지 마시길 바라며 한번쯤 생각이라도 해주시길 바랍니다.


요즘 뉴스에 고등학교 실습생이 선주의 무리한 업무 지시（잠수）에 실습생이 사망한 안타까운 사건을 보고 적습니다.

사람들이 세월호 사건은 다 알지만, 이 사건은 아시는 분이 많지 않으실거라 생각됩니다.
울산 "석정호"사건입니다.

저는 해양경찰전경으로 입대하였습니다.
입대 후 해양경찰전경은 보통 해경함정 혹은, 경찰서 등으로 배치가 됩니다.

제가 처음 배치받은 곳은 소형함정이었습니다.

당시 12년 12월 차가운 바다 위를 항해중이었습니다. 해양경찰을 아시는분은 아시겠지만, 조리병을 따로 뽑지 않는 관계로
제일 짬이 낮은 계급이 그 함정의 조리병 역할을 맡습니다.

그 날은 차가운 바람이 부는 겨울이었습니다. 그 사건이 있는날 태풍경보로 인해 피항요청을 선박들에게 했었습니다.
당시, 대부분의 선박은 안전한 지역으로 피항을 하였습니다.

저는 저녁 설거지를 하고 잡다한 일을 마친 뒤, 침실로 내려갈려고 할때쯤 이었습니다. 조타실（항해실）에서 긴급무전이 들려오더군요.
mayday. mayday. mayday.（군생활하면서 실제로 2번 들었음）

문제의 조난신호는 다름아닌 "석정호"에서 날라온 무전이었습니다. 어느순간 저희 함정은 난리가 났고, 그 험한 태풍바다를 가로질러
사고현장에 도착했습니다.

여기서 문제의 "석정호" 또한 울산 비교적 안전한 지역까지 와있었습니다만, 사고난 선박이 일명 "바지선"이었습니다.
크레인이 달린 바지선으로 평평한 배위에 크레인이 길게 나있는 선박이라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런데 현장에 도착했을땐, 그 길다란 크레인이 거의 잠겨있더군요.

당시 스무몇명정도 물에빠졌었고, 12명인가 13명인가 실종자（사망자）가 나왔습니다. 나머지분들은 구조하였구요.
어둡고 강한 태풍으로 인해 구조에 차질이 많았으며, 당시 배안에서 빠져나오지 못하신분들도 계신걸로 알고있습니다.

그 후 실종자를 찾을때까지 거의 항구에도 들어가지 못한채 물이 딸려, 씻지도 못하고 밥도 최소한으로 하고 식기에 비닐을 씌워
최소한의 식사만 하듯, 1달가량을 실종자 수색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계속 몇일동안 수색을 하던 도중, 다른 함정에서 실종자（사망자）를 찾았다는 무전등등을 들었고, 근 한달이 되가던 때
남은 실종자분은 두분이었습니다.

그때 당시 실종자의 가족분들의 마음을 이해하여 함정에 같이 승선하신 후 실종자수색을 같이 했었었죠,,
제가 처음 말했을때 고등학생 실습생이 안타까운일을 당했다했지요..

이 사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당시 선박에 고등학교 실습생이 3명있었습니다. 제가 워낙 짬이 낮던 시절이라 두분은 어떻게 됐는지 기억이 안나지만
한분은 실종자였습니다.

근데 그 실종자의 가족분중 저희 함정에 승선하신 가족분들이 그 고등학교 실습생 가족이었습니다. 정말 안타까웠고 당시 저희 함정승선원 모두
정말 마음이 아팟습니다.

그러고, 한달이 다되어갈때쯤 다시 승선하셨을땐 꽃과 생전 아들이 좋아했던것들이랑 소주를 챙기셔서 승선하셨었습니다.
그리고 사고 발생지점 근처에 꽃과 챙겨오셨던것들을 바다에 뿌리시며, 정말 많이 우시더군요.

그 마음이 아들에게도 통했는지, 그 다음날 다른 함정에서 그 학생 실종자（사망자）를 찾았습니다. 참 찾았다는 소식을 듣고나시니
한참을 더 우시다 혼이 나간사람처럼 계시던 그 모습을 보고 정말 가슴이 찢어지곤 했었습니다.

그 후 마지막 실종자（사망자）까지도 찾았던 기억이 나네요.

당시 "석정호"사건은 대선기간과 맞물려서인지 큰 이슈로 부각되지 못했습니다.
명백한 "인재"에 해당하는 사건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궁금하신분들은 인터넷 검색해보시길）

그 후 제대하고 나서 1달도 되지않아 "세월호"사건이 또 일어나더군요.

참 안타까운 사건들이 많은것 같습니다. 세월호 사건의 진실은 저도 알지 못하지만, 인재로써 발생한 일은 세상에 제대로 알려야
그 뒤의 실수나 같은 안타까운 일들이 발생하지 않을거란 생각에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제가 알기론 대한민국에 참 안타까운 사건이 많았습니다.
삼풍백화점사건 / 대구지하철참사 / 세월호참사 /용광로추락사건 /고등학교실습생사망사건..등등

제가 알지 못하고 적지 못한 무수한 일이 정말 많이 있습니다.
그 중 "석정호" 사건도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고, 공포테마와는 맞지 않지만 인재가 계속 이어지는것이 공포 그 자체라는 관점으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항상 안전하고 건강한 생활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