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실화를 바탕으로 작성해봅니다.


고등학교때부터 온갖 공포이야기와 영화를 좋아하고 즐겨하던 나는

지금도 공포매니아에 속한다고 자부하고 있다.

중학교때부터 각종 공포 사이트에서 실화나 귀신, 가위에 대한 글을 읽고

그에 대한 뭔가의 오싹함과 짜릿함을 즐겨하던 나는 그때에도 지금도 웃대인이고

줄곧 웃대 공포게시판을 들락날락거리며 많은 짜릿함을 만끽하며 무서움에 대한 두려움을 잊은 채

오싹함과 짜릿함을 즐기며 살고 있었다.



특히나 2003~ 2005년까지 고등학교 시절 방학 때 혼자 12시가 넘은 새벽에도 이 웃대의 공포게시판을 즐겨 보며

실화적인 바탕의 "가위" 에 대하여 꽤나 흥미를 느끼고 있었다.

그것이 무지인지 아니면 아직 체험을 하지 못함에서 비롯된 용기인지는 모르겠지만

항상 "가위"라는 것에 대한 호기심과 반신반의한 태도는 나로 하여금 점점 더 "가위"라는 행위에 대하여

깊고 짙은 탐닉을 원했었던 것 같다.




바야흐로 2006년 여름, 이제 고등학생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웃대의 공포게시판을 전전긍긍하며 새롭고 신선한

공포를 원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막을 표류하는 자의 물에 대한 갈증일까... 아니면 오아시스라는 것이 존재함에 대한 막연한 의구심...

환상과 호기심일까...


지속적으로 나는 "가위"라는 정체에 대한 아련하고 막연한 그리움과 갈증이 남아 있었다.





'정말 가위라는 것은 존재 하는 것일까...'
'가위라는 것이 나에게 찾아 오기는 할까'




나는 이 호기심에 대하여 뼈저리게 후회함과 동시에 지금도 지속적으로 가위 눌림에 대한
마치 첫 사랑과 같은 잊을 수 없는 선명한 기억이 있다.



그 해 여름 어느 날.

달콤하고 아름다운 꿈을 꾸던 나는 내 몸을 짓누르는 무언가의 무거움에 눈을 뜨게 된다.

정말 강렬하지만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그 순간을 생각하면

지금도 느껴지는 오싹함은 그 전에 호기심과 의심으로 가득 찼던 나를 반성하게 한다.




그날

내가 눈을 떴을 때 하얀 소복（혹은 환자복）을 입은 그것이 내 가슴팍에 올라 타 있었고 가느다란 두 손으로 내 목을 조르고 있었다.

정면으로 뜬 눈으로 본 그것의 얼굴은

얼굴의 형태를 볼수 없을 정도로의 길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이 내 얼굴을 덮고 있었고

차갑고 파랗게 느껴지는 그것의 두 손은 내 목을 사정없이 조르고 있었다. 마치 자신이 살기 위해 나를 해하려는 것처럼

나는 그 순간 느꼈다.




' 아 이게 가위구나.'




가위를 눌리고 싶다는 호기심과 동경 어린 생각들은 온데간데 없이 나는 공포에 휩싸였다.

하지만 나는 공포게시판과 여러 공포물들.. 그 중 가위에 대한 글을 많이 읽었던 터라 푸는 방법을 이미 이론적으로 충분히 터득하고 있었다.




'가위를 풀려면 몸의 가장 끝. 특히 손가락과 발가락을 계속 움직이려고 하면 풀린다고 했어'





이 생각을 바로 몸으로 실천하기에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처음 눌리는 가위였다. 가위는 본래 몸을 움직일 수 없다. 내 생각과는 달리 나의 손끝과 발끝은

마치 손과 발이 저린, 혹은 차가운 냉수에 오래 담겨친 몸 같이 움직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를 조여오는 그 손과 늘어뜨려진 머리카락의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었고 계속적으로 손가락과 발가락을 움직이고 싶었다.

그러고 몇분.. 아니 몇초.. 혹은 그보다 짧은 시간이 흘렀을까.. 나의 손가락과 발가락 끝은 조금씩 움직이는 듯 하면서

찰나의 순간에 가위에서 깨어났다.




아직도 그때가 선명하게 기억이 날 것이 나는 온몸이 땀 범벅으로 되어 있었고 깊은 숨을 몰아 쉬고 있었다.



혹시 몰라 얼굴, 목, 손과 발을 좌우로 흔들어 보며 내 시선도 방의 여러 곳을 보았다.

다행히 나의 몸은 나의 의지대로 움직이고 있었다. 큰 움직임은 아니었지만 분명 나의 몸은 현실의 나의 움직임을 반영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때 하지 말았어야 할 위험한 생각을 하게 된다.






'아... 이게 가위구나.. 와... 진짜 무섭네.. 진짜 있네... 하....'






'그런데.. 다시 한번 눌려 보고 싶다'





그 순간 내 침대 바로 옆에서 그것이 흰옷과 긴 머리를 휙 하며 내 가슴팍에 올라 탔다.

그리고 내게 귓속말로 아주 작지만 선명하고 아주 간드러지지만 날카롭게 이야기 했다.





"그럼 내가 다시 눌러 줄게"





그리고 내 목을 사정없이 조르며 흔들며 쾌감을 느끼는 거 같은 그것에

나는 가위눌림을 당하며 다시 한번 공포에 휩싸였다.




물론 다시 한번 손가락과 발가락을 움직여 가위를 풀었다.




하지만 나는 그날 이후로 계속 가위에 눌리며.. 소위 이야기 하는 많은 단계의 가위를 아직도 경험하고 있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 단계.

몸은 움직이지 않지만 거실, 혹은 밖에 보이고 느껴지는 단계.

형체는 보이지 않지만 구석에서 계속 들려오는 귀신 혹은 그것들의 소리와 대화 느껴지는 단계.

그리고 나의 몸을 덮치며 내 목을 조르거나 내몸을 흔들고 괴롭히는 단계.



이 글을 읽는 분들은 나와 같은 호기심과 탐구심으로 가위에 대한 환상이나 호기심을 가지지 않았으면 한다.

이제는 너무나도 가위에 많이 눌리는... 2~3주에 한번은 그것들과 대면하거나 ..

혹은 내 몸을 내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고통과 경험을 함께 하는..

물론 이제는 노하우가 생겨 금방 다시 풀 수 있는 이상한 능력을 가지긴 했지만

가위는 절대 눌리지 않는 것이 좋다.




마치 처음은 어렵지만 두 번째는 쉬운 것처럼

가위 역시 안 눌릴 순 있지만 한번만 눌리는 것은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길 바란다.


실화 바탕 이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