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제목 버르장머리 없이 반말 쓴 것 양해 부탁드립니다..
여지껏 눈팅만 일삼던 응애웃대인이에요.
항상 재밌는 자료 잘 보고있습니다.
최근에 무서운얘기에 꽂혀서 여기저기서 무서운얘길 주워듣기 시작했는데요,
이게 계속 듣다보니 자꾸만 ...
"더! 더! 더!"
하고 있는 제 모습을 발견하고 맙니다.
그래서 최근에 인터넷이랑 웃대를 뒤적거리다가,
어디서 봤던 썰들이 다시 중복으로 보이기 시작하면서... 제가 들었던 썰들을 다 직접 풀어봅니다.
제 이야기를 풀자면....
저는 살면서 겪었던 무서운 경험이라곤... 가위눌림 1회, 이상한 할저씨가 집가는데 쫓아온 것 말곤 없었네요.
그래서 제 지인들이 "직접" 겪었다던 썰들을 하나씩 주섬주섬 풀어봅니다.
글 푸는 재주가 좋은 편이 아니라 혹시라도 가독성이 떨어지신다면 피드백 주시면 감사하구요.
진위 여부는... 그 친구들이 겪었다던 얘기라서 제가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네요.
그리고... 저는 자료없이 말로만 설명을 들었던터라 본문（?）에서 왜곡이나 과장이 조금 있을 수 있으니 양해 바랍니다.
여튼 많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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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고등학교 2학년 여름,
야자시간 1교시를 열심히 보내고 잠깐 숨돌리는 쉬는 시간에 들었던 이야깁니다.
저는 중학교, 고등학교가 붙어있는 사립학교를 나왔습니다.
편하게 썰 풀어준 친구를 경미라고 부르겠습니다. 경미에겐 같은 재단의 중학교를 다니는 여동생이 있었죠.
경미는 그 당시 굉장히 친화력이 좋은, 반에서 하나씩 있는 전형적인 분위기 메이커였습니다.
아무도 그 친구를 불편해하지 않았고, 가끔 좀 특이행동을 보이면 '어휴ㅋㅋ또저러네' 하는 포지션에 있는 친구였죠.
성격도 꽤 파격적이었는데... 본래도 헤어스타일이 투블럭（숏컷）이었는데, 여름이라 덥다며 모히칸을 간절하게 외치던 친구였죠.
물론 학교에서 그런 머리스타일을 하고 등교했다간 남녀 불문하고 바로 학생과로 넘어가기 딱좋아서 거기까지만 하라고 말렸지만요.
대충 경미에 대한 얘긴 여기까지 하고, 듣기로는 여동생도 성격이 크게 다르진 않았던 것 같습니다.
미성년 여학생 둘이서, 아무리 귀갓길이었다고 해도 밤 12시에 집으로 '도보'로 귀가할 생각을 했을정도니까요.
（요즘만큼은 아니지만 그 때도 사람이 무섭긴 비슷했거든요.）
저희 학교는,
대략 이쯤에 위치했었는데,
학교에서 직진으로 걸어가면 시장이, 시장에서 옆길로 꺾으면 흔히 지방에서 말하는 '시내' 가 나옵니다.
학교 버스정류장에 정차하는 차가 5대 뿐이라면, 시내로 가면 20대가 왔다갔다 하기때문에
학교 학생들이 종종 모의고사가 끝나거나 해서 학교가 일찍 끝나는 날엔 버스를 타러 시내까지 걸어가곤 했습니다.
걸어가봐야 불과 10분? 15분이었거든요.
경미랑 동생네는 무슨 이유때문인지 모르지만 학교에 12시 직전까지 있었고,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부랴부랴 집으로 가려고 했다고 합니다.
처음엔 택시가 안잡혀서 시내까지 나왔던건데, 그게 시장 앞까지 이어졌고, 이 친구들 집은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에
'여기까지 걸어온김에 걍 마저 걸어가자'
하는 심산으로 둘이 두런두런 대화를 하면서 걸어갔다고 합니다.
시장을 지나 시내를 지나쳐가는데 밤12시라서 그런지 불켠 가게도 아무도 없고, 그날따라 지나가는 사람도 없었다고 합니다.
원래 시내가 밤10시만 되도 대부분의 가게가 마감해서 간판 불도 많이 꺼져있고 합니다.
어쨌든, 경미랑 동생은 '깜깜하네', '조용하네'.. 뭐 이런주제로 대화를 하며 지나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 때,
부우웅-
경미랑 동생이 걸어오던 길쪽에서 시내버스가 달려오는 소리가 들리더랍니다.
멀리서 들려오던 버스소리가 점점 가까워져서 경미는 무의식중에 지나가는 버스를 쳐다봤다고 합니다.
버스 안은 모든 조명이란 조명은 다 켠 것처럼 환했다고 합니다. 주변이 깜깜해서 더 환하게 보인 걸 수도 있고, 어쨌든 그래서 더 시선이 갔던 걸지도 모르겠네요.
（다른지역 시내버스는 어떤지 모르지만, 저희지역 시내버스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오른쪽이 앞문, 왼쪽이 뒷문입니다.）
뒤에서 경미네 일행을 앞질러 가는 버스라서 운전사쪽 자리부터 눈여겨봤는데 운전석 쪽에 아무도 없었다고 합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어라?' 하는 느낌이 들긴 했지만, 딱 거기까지라 걸어가는 걸음을 멈추진 않았다고 합니다.
그
런
데
저기 맨 뒷좌석쪽 부터 시작해서 누가 엄청난 속도로 앞좌석을 향해 뛰어갔다고 합니다.
가뜩이나 밝은 버스 안이라서 바깥에서 더욱 더 잘보였다더군요.
그 때까지만 해도 '저 사람 뭐지?' 하는 생각뿐이었다고 합니다. 버스가 지나가면 또 시끄럽겠구나,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덧 버스 앞머리가 경미네 쪽에 가까워지기 시작했죠. 그 순간,
뒤쪽에서 쫓아오던 사람이 버스 앞문을 향해 뛰어들어 몸을 붙였다고 합니다.
무서운 사진이 없는게 조금 많이 슬프긴 한데 （그렇다고 그림실력이 괴발이라 그림을 보여드리긴 민망해서...）
어쨌든 저런식으로 유리문에 온몸을 바짝붙이고 경미일행을 주시했다고 합니다.
그 순간, 그 경미도 놀란 나머지 걸음을 멈추고 그대로 얼었다고 합니다.
버스는 계속 달려 이제 경미일행을 지나쳐가는데도, 시야에서 사라질때까지 그 사람의 눈동자가 경미일행을 향했다고 합니다.
경미는 그대로 얼어붙어 그자리에 있고, 동생은 혼자 걸어가다가 뭔가 이상했는지 뒤늦게 자기 언니를 돌아보았다고 해요.
하지만 경미는 시야에서 버스가 사라질때까지 움직일 수 없었다고 합니다.
동생 "언니, 뭐해?"
경미 "........"
언니 집에 안갈거냐, 뭐하냐 계속 조잘조잘 떠들던 동생도 제 언니 표정이 풀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걸 보더니
조용히 한마디 던지는데, 그 후로 경미는 사색이 되어 동생과 둘다 아무말도 않고 조용히 집에 귀가했다고 합니다.
"혹시 언니도 봤어...?"
그 얘길 하면서 경미는,
나 혼자만 본거면 자기 컨디션문제로 치부하고 넘겼을텐데, 동생까지 봤다고 하니까 그 때부터 아무 생각이 안들더라.
정말 그 버스 안에 사람은 도대체 뭘까. 하면서 얘기를 마쳤습니다.
그 때까지만해도 우리 모두 꺄악, 무서워, 소름돋아~ 하면서 재밌게 이야기를 들었습니다만.
한명만 조용히 듣고만 있더니 한 마디 던지더군요.
"야, 근데 우리 시내버스 아무리 늦어도 11시엔 막차 끝나지 않냐?"
그 후로 우리는 더이상 즐겁게 들을 수가 없게 되었고, 야자 2교시가 시작하면서 무서운이야기는 일단락 되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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