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그저 지나가는 소리로
"엄마 고향 근처에 소문난 빵집이 있다."며 가봤으면 싶다는 그 말이

추석 경벤으로 오늘을 불태우려던 내게 경종을 울렸다.
내일도 경벤이니까 이럴 때 다녀와야지라며 채비를 했다.


그저 빵집 가는 길조차도
엄마는 차안에서 그토록 즐거워하시고 들뜨셨다.

장보러 갈 때면 자주 따라나서며 운전했지만

엄마가 이렇게나 멀리 나오는 걸 좋아하실 줄 몰랐다.

나는 몰랐다...

그렇게 종종 엄마가 어렸을 때 정말 많이 가난해서 힘들었다는 말이 마냥 푸념일 줄만 알았다.

그렇지만 엄마의 고향마을 온데간데 없이 사라진 옛집터에서
원망스러울 정도로 가난했기에 그 먼 거리를 학교까지 걸어다녔어도
등하교길에 피어있던 코스모스 사이로 즐겁게 다니던 그때가 엊그제 같고
이제는 다 사라진 그 코스모스길도 여전히 생생히 떠오른다며 설명해주시는데

가을볕 아래 빛나던 엄마의 모습에서

종종 하던 그 말들이 푸념이 아니라
자신의 아름다운 추억을 내게 알려주고 자랑하고 싶었음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정말 많이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