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많은 웃대인들이 내 글에 추천도 달고 댓글도 달았더라...너무 노잼이라 사실 한 명도 없을 줄 알고 확인도 안 했는데... 감동..
여튼 약속했던 군대에서 겪은 귀신 썰을 풀도록 할께, 이것도 대놓고 귀신이 놀래키는 쪽은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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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10~2011년쯤 정확한 날짜는 기억나지 않지만 여름->가을로 가는 계절이었던 것 같아
근무지는 위병소, 근무 시간은 토요일 밤 10~11시쯤, 그날도 지금처럼 소나기가 엄청 내리고 멈추고 반복되는 날이었던 걸로 기억해
다행히 나와 사수가 들어갔을 땐 비가 다 그친 뒤여서
위병소 뒤에 있는 작은 수로에서 흐르는 물소리와 땅이 젖은 냄새, 그리고 안개가 짙었었는데 마치 전설의 고향에서 안개 낀 장면과 비슷했어
안개 속에서 물소리만 들리니 꽤 분위기가 있더라
아무튼 위병소 문은 잠겨있고, 위병소에서 부사수자리 바로 뒷쪽 언덕에 쓰레기장이 있었는데 청소하는 시간이 아니면 그쪽으로 오는 부대원은 한 명도 없었어

그래도 우리 부대가 완전 오지가 아닌, 서울시 외곽에 있는 산 입구에 위치해서 밤에 가끔 위병소 앞으로차들이 지나가곤 해서 심심하진 않았어

그날은 날씨도 안개가 껴서 잘 안보여서 차량도 아예 없었지만 분위기만 그렇지 크게 무서운건 없었어
딱 한 가지만 빼면 말이지.. 그건 바로 위병소에서 가장 무서운건 우리 부대 사격장에서 연대 병사가 근무지를 이탈해서
우리 부대로 오는 구름다리를 넘어 영점사격장의 이동식 화장실에서 총기로 자살을 했던 사건이 있었는데 문제는 이때 병사가 자살했던
이동식 화장실을 부순 잔해들이 위병소 사수자리 뒷쪽에 버려져서 낙엽에 쌓여 있었다는 거야

소문으로만 듣던 그 잔해를 실제로 본 날은 이때보다 좀 뒤였지만...

아무튼, 당시 사수는 당직부관과 동기였고 나는 부사수였어,
그런데 그날 따라 당직부관（부대에서 천사로 유명）이 무전기로
'혹시 위병소 앞에 사람있는데, 왜 보고를 안 해? 위병소 근무자들, 혼날래?' 라고 하는거야

평소에는 장난쳐도 근무 중일 때는 장난을 안 치는 사람이었지만
그래도 사수와 동기라서 장난 치는 줄 알았지, 그래서 사수도

" 장난치지 말라고 알림 "
" 장난 아니고 정말 없어? 무섭게 왜 그래 "

대충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갔고 무전기로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는지
결국에는 근무자 용 전화로 전화까지 와서 상황을 설명을 하라는데

안개만 자욱할 뿐, 차 한 대도 안 보이는 상황이어서 보고할 것도 없었어,
그래서 당직부관이 CCTV에 문제라도 생겼나 싶어서 전화로 몇 가지 요구하는 액션을 취해서 CCTV에서는 이상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끊으니
그때부터 날씨 때문인지, 온도 때문인지, 조금 등골이 오싹해지더라고?
분위기는 전설의 고향 뺨치는 상황인데 그런 전화까지 오니까 사수도 푸념을 하기 시작했었어...

" 어우, 왜 이러냐 무섭게;; 장난치곤 너무 한거 아냐?"
" 맞습니다.. "

대충 이런 이야기가 오고 갔고 전화가 끊어지고 몇 분 뒤에 위병소 뒤편에서 희미하게 발소리가 울려 퍼졌지,
가뜩이나 전화 때문에 오싹해진 터라 안개 때문에 사람은 안보이고 발소리만 들리니까 꽤 무섭더라...
어쨌거나 야간 근무를 하고 있었으니, 발소리가 가까워져서 암구호를 했는데 당직 부관이었어

" 정말 아무 것도 없어? "
이런 질문을 하면서 당직부관이 다가와서 위병소를 둘러보고 위병소 문을 열고 부사수였던 나와 같이 위병소 밖을 훑어 봤었던걸로 기억해,
아무튼 당연히 별 일이 없었으니 당직부관은 내려온 김에 위병소에 있는 비상벨, 비상발판 등...위병소에 있는 기기들을 잠깐 테스트하고
다시 막사로 복귀하고 나니까 부사수 옆 자리에 있던 컨테이너 박스의 창문에서 누군가 날 보는 느낌도 들더라고,
귀신은 안 믿지만 분위기 때문에 조금 쫄려서 잠깐 컨테이너에서 시선을 회피하고 잠깐 위병소 밖을 봤는데
인기척은 전혀 없는데 땅에 길쭉한 그림자가 하나가 천천히 앞으로 오면서 왔다갔다 하면서 비쳤었지, 안개가 너무 짙어서 사람의 형체는 안보이고 땅에 비친 그림자만 보이긴 했지만, 바람 한점 없어서 거수자라는 생각 밖에 안 들더라.. 그래도 그림자가 점점 가까이 오니까 안개 속에서도 그림자도 보이기 시작했고 사람형체로 보이긴 하더라고?
가끔 술 마시고 주변을 좀비처럼 움직이는사람도 있었기 때문에 일단 사수도 그 형체를 보고 거수자가 있다는 보고를 했어

" 위병소 밖, 거수자 한 명 있다고 알림."

그리고 그때 무전기로 들리는 당직부관의 말이 인상적이었지,

" 거수자가 어디있는데? "

" 오우..."

잠시 뒤, 상황병이 내려와서 위병소를 다시 확인했고 그 후에 교대 근무자들도 타이밍 좋게 내려와서 막사로 복귀를 했어

그리고 막사로 복귀하고 상황병 컴퓨터를 보니 상황일지? （정확한 이름이 생각이 안나）에도 우리가 보고 했던 내용이랑
당직부관과 위병소 근무자들이 취했던 행동과 상황들이 그대로 적혀있었어

서로 헛것을 봤다고 생각하고 넘어가려고 했는데 다음 날 아침,
새벽 근무자 한 팀이 위병소에서 우리들과 똑같은 상황을 겪었다고 말하더라.... 이침인데도 조금 소름 돋긴 하더라...

그때 근무자들이 봤던건 뭐였을까? 다 같이 피곤해서 헛것을 본 건가?
그래도 군 생활 중에서 제일 무서웠던건, 위병소 뒤에 있는 이동식화장실 잔해들과 관련된 짧은 헤프닝이야...
이 글의 등장 인물인 사수와 관련된 헤프닝이지..

이건 정말 짧으니 다음에 시간되면 써보도록 할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