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민 괴담대회]빼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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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주민 괴담대회]빼꼼이 [4]

작성자

구색만맞춰

쪽지 | 작성자 글보기

번호 80926 추천 19 답글 4 조회 1,320 작성시간 2021-05-28 12:5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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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군대 있을 때 일이야

우리 부대는 좀 특이하게 영내에 교회가 있어

뭐 종교적인 이유로 마구잡이식 진입은 아니고

예전에 북한군이랑 국군이랑 치열하게 싸워서

죽은 사람도 많고 민간인도 많이 죽었나봐

그래서 부대가 들어선 이후로 귀신이 너무 많이 나오니까

특별하게 영내에 교회를 지었거든

그 이후로 귀신이 줄어들었다고 해

근데 유독 한 귀신이 떠나질 않았다는데

1-4, 본부 중대 전 인원이 위병소 근무를 들어가면

검은 실루엣이 교회 뒤편에서 고개 내밀고 있는 걸 다 봤다는 거야

그래서 별명을 붙여줬는데 그게 바로 빼꼼이였어

뭐 워낙 군대야 산 속에 있고 하니까

헛것을 볼 때가 종종 있긴 한데

한 두 사람도 아니고 들어간 근무자마다

다 봤다고 할 정도니까 실체가 어느 정도 있는 거지

암튼 그 이야기가 계속 내려오고 나 근무 들어갈 때도

사수가 그런 이야기를 해주더라고

난 영내 교회 대대군종이기도 하고 어릴 때부터

교회를 다녀서 사실 그런 건 별로 안 무서웠거든

그래서 ‘아 전 예수 믿어서 끄떡 없습니다.’하고

넘어갔고 그 이후에 난 그 친구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었어

부사수 쪽은 초소 밖 나와서 봐야 보이는 위치라

볼 일이 없었고 사수일 때는 그냥 부사수 쪽 보면서 노가리깠거든

그래서 난 얘는 볼 일 없이 전역하겠다 생각했어

그 날 전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었지

이후 개같은 군생활 거의 다 했고 뭐든 귀찮아질 무렵에

꿀만 찾아 다녔는데 보다 못한 행보관이 나한테

위병조장이나 들어가라고 하더라고

그래 차라리 시간 안녹는 거 야간 위병조장으로

들어가서 말출 전까지 보내보자는 생각으로 받아들였어

그 후에 애들 교대하는 거 보고 당직사령 순찰 오면

보고 하고 심심하면 사수랑 같이 노가리까고 했는데

군생활 며칠 남았냐고 노가리 까던 중에

교회 뒤편에 누가 고개를 내밀고 있는 거야

처음에는 ‘아 ㅅ발 ㅈ됐다...사령 순찰 와서

노는 거 보고 있었나보다’ ㅈㄴ 쫄았지

말년에 떨어진 잎사귀도 조심해야 할판에

근무자랑 노가리나 까고 큰 일 난 거지

후다닥 위병실에 들어가서 일하는 척 하고 있는데

사령이 안 들어오는 거야? 뭐지?

그래서 위병실 문열고 ‘야 갔냐?’하니까

사수가 ‘그 구색만맞춰 병장님...고개는 내미는데

움직이질 않습니다.’ 하는 거야

‘뭔 개소리야’하고 나가서 보니까 진짜 고개만 내밀고

나오질 않더라고. 근데 또 부사수 애한테 나오라 해서

저거 보이냐니깐 보인데..

근데 민통선 안쪽 페바 부대고 민간인은 우리 부대에

들어올 수가 없는데 이상하더라고.

그 때 딱 떠올랐지 아 쟤 빼꼼이다.

그리고 우리 3명은 겁 먹은 채로 쳐다보고 있었고

그 빼꼼이가 마치 우리 시선에 응시하는 듯

우리 3명을 보고 있는 거 같은 거야

그래서 애들한테 겁먹지 말고 있으라고 하고

지휘통제실에 전활 걸었어

‘필승 수고하십니다 여기 위병조장 병장 구색만맞춰인데

현재 교회 뒤편에 미상의 인원이 식별되었습니다.

초병들이랑 잠시 자리 이탈해서 확인 해도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그 때 나랑 좀 친했던 인사과장이 사령이었는데

인 - ‘그거 그냥 무시해 귀신이야.’

나 - ‘잘못 들었습니다?’

인 - ‘이 시간 되면 애들 그거 보고 하더라 막상 가면

암것도 없다고 하니깐 그냥 무시해’

나 - ‘예 인사과장님’

그리고 애들한테 말해서 그냥 무시하라 했지

그렇게 그날은 넘어갔고 다음날이었어

또 야간 근무 들어갔는데 이번에도 사수랑 이야기 하다가

교회 뒤편에 빼꼼이가 있는거야

그래서 사수한테 말했지

‘야 쟤 또 왔다ㅋㅋㅋ’

‘구색만맞춰 병장님 쟤 어제도 나왔다 하지 않았슴까?’

‘어 맞아 왜?’

‘쟤 이틀 연속으로 나온 적은 없는데...’

그 순간 소름이 살짝 돋았는데

그냥 쎈 척 하면서

‘아 뭐 할 말이라도 있나?’

하고 그 쪽을 20초 정도 쳐다봤어

근데 이게...이게 느낌이 전에는 그냥

우리 전부를 다 보고 있었다는 느낌이라면

지금은 나만 보고 있는 느낌?

거기서 소름이 쫙 돋는데 사수한테

‘야 쟤 나만 보는 거 같은데?’하니깐

얘가 그러더라고

‘제가 느끼기에도 구색만맞춰 병장님 쪽만 보는 거 같습니다.’

그리고 기분이 나빠서 위병실 들어가고

마무리하고 생활관 들어와서 오침하는데

가위에 계속 눌리는 거야

그래서 잘 자1지도 못하고 일어나는데

몸이 너무 무겁더라고 근데 생활관엔 아무도 없고

그래서 일과 나가서 아직 안왔나 보다 하고

다시 잠들려 하는데 아 그 때 안 거지

이 새끼가 나한테 붙었구나...!

그리고 존나 소름끼치는 상황에 잠에 들 수가 없더라고...

근데 이틀 연속 밤근무 들어가서 몸이 잠이 드는?

그런 느낌 아는 웃대인들 있을 거야

그래서 정신은 깨어있는데 몸이 잠든 느낌?

그 와중에 내가 한 번 물어봤어

‘너 빼꼼이냐?’

그러니까 얘가 그때부터 존나 웃기 시작하는 거야

그것도 내 귀에 대고...

얼굴 보면 ㅈㄴ 무서울 거 같아서 진짜 고개도 못돌리고

자는 척을 계속 했는데 얘가 가질 않고 계속 웃더라고

한 진짜 몇시간이 지났을까?

예전에 신학대 다니던 형한테 라틴어 주기도문을

배운 적이 있었는데 그게 갑자기 생각나더라고

근데 내가 그때 배울 때 엑소시즘 관련 영화를 좋아해서

‘시험에 들게 마시고 다만 악에서 구하옵소서’

이 부분만 엄청 외우고 다녔거든 그게 생각이 나더라고

그래서 엄청 외워댔지 걔는 사실 한국 사람이었을텐데

그 와중에 라틴어면 더 빡세겠지? 생각하고 엄청 외쳤어

‘Et ne nos inducas in tentationem, Sed libera nos amalo. in Christo.’

이걸 한 진짜 400번 외쳤나?

그니까 이 ㅅㄲ가 존나 소리지르더니

가위가 풀리더라고 그리고 안심하고 잤는데

사실 내가 육성으로 냈는지 마음 속으로 외쳤는지

그게 기억이 안 나더라

그리고 그 이후에 야간 조장 다시 들어갔는데

그 뒤부턴 안나오더라 다른 애들도 안보인다고 하고

아무튼 그렇게 군생활 마무리하고 나왔는데

뭔가 좀 그렇더라

얘도 사람이었을텐데 여기서 죽은

얼마나 억울했을까 싶더라고

그래서 나랑 놀고 싶었던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물리쳐버려서 서운해 할 거 같아

여기까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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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글마당 (4)

달려길동아

라틴어라서 아예 보내버린듯..?!?!

추천

반대

답글

2021-05-28 14:48:44

구색만맞춰

너무 쎘나...?

추천

반대

2021-05-28 15:57:06

달려길동아

한국귀신인데 본토걸 들어버렸으니 ㅋㅋㅋ

추천

반대

2021-05-28 20:05:53

가난이좋았어

내 친구도 모태 개신교인인데 군대갔을때 꼬마귀신 붙었었다고 하더라구요ㅋ 빼꼼이 금방 떨어져서 다행이네여!

추천

반대

답글

2021-06-01 16:0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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