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아ㅏ아아 나 저거 사줘어어어"

성빈은 은영의 치맛 자락을 잡고 길게 늘어지며 말했다.

"성빈아!! 엄마가 오늘은 장난감 못 사준다고 했지!!!"

은영은 미칠거 같았다. 1년전 갑자기 "모르스를 찾아야해" 라는 이상한 말을 하며 사라진 남편... 그 덕에 벌써 1년이나 혼자서 성빈을 키우고 있는 은영에겐 문제가 한둘이 아니였다. 하지만 그중 가장 큰 문제는 돈이었다.

다행히 남편이 집을 나가기전 모아둔 돈이 조금 있어 근 1년간은 그래도 잘 버텼지만 이제는 그럴 돈도 없었다.

"어 엄마 우리 저기 한번 가보자!!!"

성빈은 어느새 울음을 멈추고는 어딘갈 바라보며 은영을 재촉하고 있었다. 성빈의 시선을 따라간 곳에는 어느 노점상이 하나 있었는데 주변에 붙은 작은 전구들 때문인지 여느 가게들 보다 화려하게 빛이 나고 있었다. 은영도 알 수 없는 호기심이 들어 성빈을 데리고 그 노점상으로 향했다.

그곳엔 백화점 보다는 아니였지만 다양한 장난감들이 있었다.

「5000원」

"안녕하세요 혹시 무슨 장난감이 5000원 인건가요?"

"....전부다"

"네? 진짜로 전부 다요?"

"...그래 5000원"

노점상의 주인은 좀 무뚝뚝한 사람인거 같았다. 그나저나 이 많은 장난감들이 다 5000원 이라니 은영은 비싼 장난감은 못사줘도 이 장난감 들은 사줄수 있겠다 싶어 성빈에게 원하는 것 하나를 고르라고 했다.

"엄마 나 이걸로 할래!!"

성빈은 한 5분간 이 장난감 저 장난감 뒤집어 보다 하나를 골라 높이 들며 말했다. 다만.. 그 모양이 좀 이상했다. 우선 당연히 장난감 인줄 알았지만 그것은 폭신한 인형이었다. 생긴건 곰이었지만 곰이라기엔 좀 기괴하게 생겼었다.

그래도 자식이 좋다는데 뭐라할 부모가 어딨으랴 가격도 싸겠다 은영은 그냥 그 인형을 사기로 했다.

“5000원 맞죠?”

“.....어”

“여기요. 감사합니다 많이 파세요”

뒤돌아 서서 집을 향하는 은영에게 노점상 주인이 말했다.

“절대 그 인형이랑 둘이서만 같이 있지 말어”

“네???”

은영이 뒤를 돌았지만 그 노점상은 어딜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은영은 소름이 끼쳤지만 ‘별일이야‘ 있겠어 하며 서둘러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성빈은 그 인형이이 마음에 드는지 하루종일 손에서 놓지 않았다.



“엄마 퍼피가 뭐야?”

“응? 퍼피?”

“응 여기 인형에 퍼피라고 적힌 스티커가 있어!!”

“그럼 그 인형 이름인가보다”

“우와!! 안녕 퍼피야!”



그로부터 2주일후



성빈은 이제 퍼피와 둘도없는 절친이 되었고 은영은 그런 성빈을 보며 성빈을 혼자 두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어 성빈을 집에 두고 일자리를 구하려 잠시 밖을 나왔다.

하지만 당장에 일할만한 그런 일자리는 없었다. 은영이 망연자실 하며 집을 향하고 있는데 그때 뒤에서 어떤 노인이 은영에게 소리치며 말했다.

“내 말을 뭘로 들은거야!!!!”

은영이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니 2주일전 인형을 샀던 노점상의 주인장이 서 있었다.

“ㄴ..네?”

“내가 그 인형이랑 둘이서만 있으면 안된다고 했잖아!!”

“네? 저 혼자 안 있었는데?”

“너말고!!! 느그 아들 말이야!!”

순간 은영은 아차 싶어 서둘러 집으로 뛰어 갔다. 원래라면 그런 미신 따위는 믿지 않는 은영 이었 지만 왜인지 첫 만남부터 이상했던 노점상 주인의 말은 그저 미신 따위가 아닌거 같았다.

은영은 서둘러 집에 도착했다. 하지만 집은 어째서인지 매우 조용했다. 분명 지금쯤이라면 성빈이 한 장 퍼피랑 놀고있어야 하지만 성빈의 말소리도 퍼피 아니 그 인형이 눌리면 나는 노래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은영은 순간 심장이 내려 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어디선가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툭.... 투둑... 질퍽....}

“ㅁ...무슨 소리지..?”

은영은 그 수상한 소리를 향해 걸어갔다. 그 소리는 다름 아닌 냉장고 안쪽에서 나는 소리였다.

은영은 심호흡을 한번 하고는 냉장고 문을 조심스레 열었다.
.
.
.
{투둑.... 퍽..}

냉장고에서 떨어진 것은 다름 아닌 성빈의 팔이었다. 은영은 깜짝 놀라 냉장고 문을 벌컥 열었다.

그곳엔 다름아닌 성빈의 것으로 보이는 다리 한쪽과 그 인형 이었다.

은영은 공포에 소리치며 그 인형을 집어 바닥으로 세게 내팽겨 쳤다. 그 인형은 아니 그것은 더 이상 인형이 아니였다. 그저 사람을 잡아 먹는 괴물일 뿐이었다.

은영은 부엌으로 달려가 그 괴물을 부셔버릴 물건을 찾고 있었다. 그때 뒤에서 어떤 소리가 났다.

{ㄴ.....ㅓ....도.....ㅎ..ㅗ....ㄴ..자...ㄴ...ㅔ???...킥,,,키,,,ㅋ,,,ㅋ.....ㅣㄱ,,,ㅋ,ㅣㄱ,,,킥,,,,,ㅋ,ㅋ,,,,,,킥}

잠시뒤 은영의 짧은 외마디를 마지막으로 집안에는 정막이 찾아왔다. 인형의 가슴팍에 붙어 있던 스티커가 검붉은 피로 인해 떨어져 나갔다.


「퍼피」




「모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