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재주가 없어서 대충 써보겠습니다 제가 겪은 실화입니다

때는 여름 해안gop에 투입돼 얼타던 일병이였음
보통 해안gop는 여러개의 초소가 있고 그 초소마다 일정시간 경계하고 다음초소로 이동해 또 경계작전하고 이런식으로 근무를 섰음
그런데 오래된 몇몇 초소에는 적군이 바다에서 봤을때 사람이 있는것처럼 보이게 마네킹를 세워놓음
그래서 마네킹이 있는 초소는 건너뛰고 다음초소로 가는식으로 근무를 섰음
근데 3번초소는 예외였음 지어진지도 몇년 안됐는데 귀신을 봤다는 얘기가 너무많이 나와서 부대에서 무당불러서 굿도 해보고 고사를 지내봐도 거품물고 쓰러지는애가 나와서 대대장이 아예 쓰지말라해서 마네킹을 세워놓고 안쓰는 초소가됐음
내가 투입된곳에는 전설같이 내려오던 3번초소 괴담이 있었음
귀신 이야기 특성상 여러가지 버젼이 있지만 그중 목격담이 가장 많은 괴담은 바다에서 귀신이 파도소리에 맞춰 스윽 스윽 기어서 초소까지 온다는 괴담이였음
아무튼 이야기의 시작은 푹푹찌는 한여름 새벽이였음 나랑 최상병 둘이 초소투입을 했음
가뜩이나 해안은 여름철 꿉꿉한 바닷바람으로 인해 소금에 절여진기분이였음
그 눅눅하고 꾸리하고 습한기분은 다신 느끼고싶지않음
그렇게 2번초소에서 최상병은 잠들고 나홀로 외로이 지평선을 바라보며 근무를 서고 있었음
다음초소로 가야할 시간이돼서 최상병을 깨우고 같이 다음초소로 가고있었음
초소마다 거리가 15~20분정도 걸리고 거기에 해안이라 모래밭에 전투화가 푹푹 빠져서 걷기 난이도 상급인곳이였음
그때가 2번에서 4번으로 가는길이였는데 그사이에 3번초소가있었음
3번 초소옆 쪽길로 지나가려면 통문을 열고 닫아야하는데 최상병이 열쇠를 놓고왔다며 나보고 여기 있으라며 혼자 2번초소로 가버렸음
그때까지는 아무생각없이 그냥 후레쉬 하늘에 쏘면서 장난치고있었음
내 후레쉬는 좀 비싼거여서 하늘에 쏘면 기둥생길정도로 번쩍번쩍했었음
그러다 문뜩 선임이 말해준 3번초소 괴담이 생각났음
인지를 하는순간 괜히 섬뜩해지고 분위기가 싸해지는 느낌이 났음
그래도 군인신분에 손에 총도있고 gop다보니 실탄도 끼워져있고해서 괜한 자존심에 초소를 후레쉬로 스윽 비춰봤음
난 그러지 말았어야했음
원래는 해안쪽을 바라보고있어야하는 마네킹들이 반대편인 내쪽을 바라보고있었음
안쓰는 마네킹에 군복을 입혀놓고 철모를 씌워놓는데 누가 그린건진 몰라도 눈코입이 그려져있었음
그 대충 매직으로 그려놓은 눈이 선명하게 나를 보고있었음
눈이 마주치자마자 나는 바로 후레쉬를 끄고 그자리에 주저앉았음
느껴본사람만 알거임 그 공포 압도감 숨쉬기도 버거운압박감
철썩이는 파도소리마져 소름끼치게 느껴지고 바람에 수풀이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얼마나 기괴스러운지
나는 속옷까지 젖을정도로 식은땀을 뻘뻘 흘리며 최상병이 오기만을 기다렸음
그렇게 몇분이 지났을까 3번초소에서 갑자기 무전기 소리가 들렸음
지...지지직....지직...지지직
주파수 맞출때 들리는 그 소리가 너무 선명하게 들렸음
그 상황에 나는 이상한 생각이 듬 공포가 너무 심해서 미친걸수도 있는데
혹시 북한군이 넘어와서 마네킹 위치를 바꿔놓고 지금 침투했다고 지원군을 요청할려고 하는 무전소리가 아닌가 라는 허무맹랑한 생각을함
그래서 총기를 조정간 단발로 맞춰놓고 다시한번 후레쉬로 비춰봄
근데 보여야하는 마네킹이 없어진거임
그때 뒤에서 야!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최상병이 왔음
나는 일단 괜히 욕먹을까봐 내가 봤던걸 말 안하고 3번초소 마네킹이 없어졌다고 보고함
후레쉬로 비춰보니 최상병도 없어진걸 확인하고 통문 열고 같이 확인하러 들어갔음
나도 내가 왜 들어간지는 모르겠는데 둘이라서 든든한 느낌때문이였을까? 아무튼 들어갔음
그런데 마네킹들이 두개다 쓰러져었음 최상병은 바다바람때문에 가끔 이런일이 있다고 나를 안심시켜줬음
둘이 낑낑거리면서 마네킹을 세우는데 순간 갑자기 파도소리가 바다 바로앞에서 듣는것처럼 엄청 크게 들렸음
그 철썩 소리에 아까 느꼈던 그 섬뜩한 기분이 또 밀려오면서 소름이 쫙 끼쳤음
최상병도 느낀건지 나랑 동시에 눈이 마주쳤음
곧바로 마네킹 목이 끼릭 끼릭 괴상한 소리를 내며 내쪽으로 돌아갔음
그 매직으로 그린 소름끼치는 눈동자가 날 보고있었음
그걸 최상병도 같이봄
둘이 3초정도 침묵하고 진짜 누가 먼저랄것도없이 소리지르면서 뛰쳐나왔음
다음초소까지 전력질주해서 도착하자마자 상황실에 보고했음
상황실에서 일단 진정하라하고 확인한다고 3번초소로 인원 보내줬음
그리고 30분 정도 흘렀나 최상병이랑 나는 둘이 손잡고 벌벌떨고있었는데 상황실에서 연락이왔음
"아 최상병님 3번초소 어제 바람에 마네킹 박살나서 다른마네킹 구할때까지 빈초소로 돌린다고 했답니다. 그리고 오늘 당직 부소대장님이라 통신병대리고 가봤는데 아무것도 없다고 하지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