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의무경찰로 군복무할 당시 얘기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생각하는 의무경찰의 주임무는 크게 두가지 일것이다, 시위에서의 폭력사태 예방및 진압, 그리고 방범순찰...

그 두가지 임무가 주된 임무는 맞지만 의무경찰들은 거기에 더해 몇가지 일을 더 하고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후술할 실종자 수색이다...

20xx년 12월 전역을 코앞에둔 어느날 고령의 노인이 근무지 근처의 산에 나물을 캐러 올라갔다가 집에 돌아오지 않는다는

실종신고가 들어와 수색작업에 투입하게 되었다. ' 아 x발 말년에 이게 뭔 개고생이냐'

길어지는 수색시간과 줄어드는 휴식시간,, 폭설,,,하필이면 오늘인 새벽 위병근무,, 여러 짜증나는 상황에

불만이 튀어나오던 도중 ' 사자 발견했습니다.'라는 무전이 무전기에서 흘러나왔고 상황은 종료됐다.

그러나 밤늦은 시간에 폭설까지 오는 바람에 어찌어찌 사망자의 시신을 산 중턱에 있는 부대내 까지는

옮겨왔지만 담당 경찰서로는 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어쩔 수 없이 오늘 하루는 시신을 방수포로 덮어

연병장에 모셔놓고 다음날 경찰서에 인계 시키기로 했고 나는 별로 신경쓰지 않고

지친몸을 씻고 위병근무 투입전까지 짧은 잠에 들었다.

새벽 1시....우리중대는 다른곳과 달리 위병근무를 혼자섰기에 시신이 안치 되어있는 연병장 바로 옆에 있는

위병소는 그날따라 으스스 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준비해온 책을 읽고 전역하고 나서는 뭘해야하나,, 내일아침은 뭐였지...?

등의 잡생각을 하다보니 시체 옆에서 근무한다는 무서움 같은건 까맣게 잊고 있었다.

그렇게 1시간 정도 지났을 무렵이었던것 같다....이시간에 평소라면 절대 울릴리 없는 위병소 전화기가 울린게..의아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안받을 수는 없는 노릇....'충성 위병 근무자 수경 김xx 전화받았습니다'....

무서움을 무릎쓰고 받은 수화기 너머로는 한참동안 대답이 없었다...

'충성 위병 근무자 수경 김xx'..'사자 바랑'..'뚝'...다시한번 관등성명을 대는 내말을 끊은 상대는 이상한 말을 남기고 전화를 끊어 버렸다....

너무 겁이나고 무서운 마음에 위병소에서 나와 담배를 무는데 행정반 불이 켜져있는게 보였고

행정반에 있는 후임들이 전역 얼마 안남았다고 장난을 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그때 다시 전화기가 울렸다

'뚜우우....' '철컥,,,,충성 위병 근무자 수경 김xx입니다.'...

'사자 바랑...사자 바랑.... 사자 바랑....뚝'....

'아...x발 이x끼들 선넘네??'라고 생각하며 다시 전화기를 들어 행정반에 전화를 걸었다...

행정반 후임들이 또 장난을 친다고 생각했다..아니... 그때는 그렇게 믿고 싶었던것 같다......

'충성 행정반 근무자 상경 박oo입니다' ...'야 나 xx인데 니네 한번만 더 장난치면 내일 깨스다 장난도 적당히 해야지 이x끼들아!!'...

'그게 무슨소리 싶니까 김수경님..저희 오늘 야근이라 근무중인거고 전화기든 건들지도 않았슴다.'....심장이 내려앉는 기분이었다..

분명 후임의 목소리는 거짓말이라고는 생각도 들지 않았다. 하지만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믿고싶었고 그래야만 했다...

'개구라 치지말고 장난치지마라 분명 경고했다...뚝' 후임에게 소리친뒤 전화를 끊어버리고 공포에질려 전화선을 아예 뽑아 버렸다..

그렇게 몇분이 지났을까...? '뚜우우....' 분명 울리면 안될 전화기가 다시 울렸다.

'씨x이게 뭐야 이게뭐야 씨x!!' 공포에 질려 혼비백산이 된채 위병소 밖으로 뛰쳐나왔고 나는 그자리에 굳을 수 밖에 없었다...

몇시간째 계속되는 폭설에 분명 없어야할 발자국이 방금찍은것처럼 선명하게 연병장에 잔뜩 찍혀 있었다.....

극도의 공포로 온몸에 소르이 돋는 감각과 함꼐 그대로 기절했다....

다음날 생활관에서 깨어나 후임들에게 그후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내가 기절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다음번 근무자가 교대를 하러 나왔고 기절한 나를 발견해 생활관으로 옮겼고

노인의 시신는 사라져 있어 전중대원을 투입해 재수색 했고 결국 찾지 못해 다시 들어왔다고 한다.

동이 트고난후 연병장을 다시 찾아보니 분명 연병장 동쪽끝 창고의 차양막 밑에 있던 시신이 반대편 끝에 있던 느티나무 밑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방수포로 덮어놓은 시신의 발바닥에 눈이 뭍어 있었다는 것만 빼면 별다른 이상은 없었고 시신은 정상적으로 인계되어 사건은 마무리 되었다.

그후 나는 무사히 전역했지만 이제는 첫눈이 온 다음날 누군가 찍어놓은 발자국을 보고 있자면 으스스한 기분이 든다...

시간이 지나며 대부분의 무전음어는 잊었지만 사자 바랑,, 그 두개의 음어 만큼은 잊혀지지가 않는다...

（사자=죽은자）..가 （바랑=도망친다） 는 뜻의 그 두단어 만큼은... ....

의경시절 선임한테 들었던 이야기를 각색해서 올립니다~!

무전음어는 그대로 사용할수 없어 약간 변경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