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공게에 올렸던 글 대회 참여하면서 살짝 첨삭한 후 재업로드 합니다 !
원주민 작가님 늘 항상 재밌게 보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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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전에도 공포게시판에 글을 올리려 한적이 있는데,
아이패드로 글을 한참 작성하던 중에 실수로 글이 날라가 버려 올리지 못한적이 있었어.
자주는 아니지만 한번 들어오면 한 두시간씩 글을 읽곤 했는데, 나도 뭔가 보답하는겸? 내 썰을 다시 한번 풀어볼게.
모두 내가 직접 듣거나, 겪은 실화고 무서운 썰은 아니지만 과장없이 담담하게 서술할게.
1. 공포의 각인
199x년생들은 어릴때 KBS에서 하던 예능프로그램 '스펀지'라고 한참 유행하던거 기억할거야.
그 당시 겪었던 이야긴데, 자세하게 찾긴 귀찮아서 대강 찾아보니 2004년 무렵이던거 같아.
당시 부모님은 맞벌이를 하고 계셨고 동생이 있었는데 그 날은 정확하게 기억나진 않지만 집을 나혼자 지키고 있을때였어.
오래전 일이나 등불처럼 희미한 기억에도 생생하게 떠오르는 하나는 저녁무렵 티비에서 생방으로 방영 중이던 스펀지 였어.
스펀지가 뭔지 모르는 뉴제네레이션을 위해 살짝 설명하자면, 스펀지는 한 회차에 여러 흥미롭거나 놀라운 주제를 두고,
빈칸（네모）을 출연자들이 유추한 뒤 이에 대한 내용을 시연, 설명하는 포맷의 예능이었어.
그날 방송 중 선명하게 기억나는 주제는 '코끼리는 ㅁ를 보면 공격한다' 였던거 같아.
네모는 거울이었고, 코끼리가 거울의 비친 자신의 모습을 적으로 인식하고 공격한다는 뭐 그런 내용이었지.
방송을 보던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나는 앞서 말했듯이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어.
하늘이 어둑어둑해질 무렵의 고요함, 희미한 거실 형광등, 낮게 흘러나오는 티비 소리 외엔 적막만이 가득했지.
소파에 앉아 멍하니 티비를 보고 있던 그 때에
내 옆에서 숨소리가 들렸어.
'흐아아... 하아아...'
입으로 느리고 낮게 입김을 내뱉는 것과 같은 그런 호흡.
내 귓가에 들리는 소리에 순간 나는 몸이 얼어버렸어...
심장이 철렁하는 느낌과 온몸의 신경이 곧두서는 상황에도 티비에서 눈을 땔 수 없었어.
본능적으로 고개를 돌리면 안될거 같았거든.
재채기나 기침소리 그리고 숨소리만 들어도 성별이라던가 나이대를 어느정도는 구별할 수 있잖아?
내가 들었던 숨소리는 분명 중년 남자의 숨소리 였어.
그리고 내 왼쪽 그러니까 거실에서 배란다 창이 있는 방향에서 나는 소리였고,
귓가 보다는 멀지만 배란다 쪽에서 나는 소리는 아닌,
딱 내 바로 옆에 사람이 앉은 사람이 나를 바라보며 냈을때 딱 그 정도의 소리였어.
어릴때도 그다지 겁이 없었던 나였었고, 티비소리나 다른 곳에서 나는 소리를 착각한건 아니었어.
그 소리를 듣자마자 직감적으로 느껴지는 무언의 존재가 주는 압박이 단순한 착각이 아니란 증거였지.
그 상황 속에서 나는 몸이 굳어버린채 공포에 벌벌 떨면서 한 10여분을 티비에 하던 스펀지만 바라보고 있었어.
무언가 반응을 보이거나, 존재를 의식한 티를 내면 안될 것 같았거든.
다행이도 그 이상의 특별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지만, 등에서 흐른 식은땀이 식어버린 서늘함을 느끼면서
긴장이 채 가시지 않는 무거워진 몸을 애써 움직여 어머니에게 전활 걸었어.
다행이 어머니는 근처라 금방 오셨고, 어머니를 만나자 긴장이나 공포가 풀렸어.
그 일이 있고 한 동안은 불을 키고 자곤 했었지 ㅎ
10년이 훨씬 지난 일에도 생생하게 기억나던 TV속 장면은 그 당시 공포가 내게 심은 각인이라 생각해
그 때 들은 그 숨소리는 뭐였을까 ㅎ
2. 꿈 속의 기억
라디오스타 였나? 암튼 관련해서 웃자에 올라온 글이 있던데.
착각이나 꿈 속에서 겪은 기억인줄 알았던게 실은 어릴적 겪은 희미한 기억의 일부였단 내용의 글이었어.
나도 이와 관련된 경험이 있어.
정확한 트리거가 뭔진 모르겠는데 성인이 된 이후에 어느순간 문득 어떤 기억이 떠올랐어.
기억이라기 보단 몽환적인 꿈의 느낌, 우리가 분위기라고 부르는 어떤 상황적인 느낌에 가까웠지만...
아무튼 그 기억에 대해 풀어보자면, 단편적인 몇개 장면들이 있어.
쿵하는 어떤 묵직한 느낌과 동시에 하얗게 번쩍이는 장면,
차에서 어머니 아버지가 다투시는（?） 모습,
이마에 개미가 기어가는 느낌, 이런 장면과 분위기가 뜨문뜨문 떠올랐어.
순간 번뜩 떠오르는 기억이라기 보단 알고 있었지만 잊고 살았던 기억이나
오늘도 아니고 어제 꾼 꿈이지만 희미하고 어렴풋이 떠오르는 꿈에 대한 기억같은 느낌이었어
문득 떠오르는 몇몇 장면에 꿈이었나?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지
그런데 어느날 어쩌다 어머니랑 내 어릴적 이야기를 하는데
그때 아! 이 기억이 내 어릴적 그때의 기억이구나하고 깨닫게 되었지.
내가 3살이던 무렵 나는 머리를 크게 다쳤어.
그 날은 내 생일 전날이었고 어머니는 한참 잠에 든 나를 굳이 깨우지 않고 집에 두고,
5분 거리에 있던 시장에 잠깐 다녀올 요량으로 갓난배기 동생을 업고 장을 보러 가셨지.
생일상 차려주려고 미역이며, 생일 케이크며 사러 가셨다고 그러셨어.
당시 우리가족은 평범한 주택집 2층에 세를 들어 살고 있는데, 저녁무렵 잠에서 깬 내가 엄마를 찾았나봐
그러다 2층 집밖에 나와 1층으로 가는 계단 난간에서 아래 마당쪽을 내려다 봤었지.
그런데 그 나이대에 애들은 성인과 다르게 몸에 비해 머리가 무겁기 때문에 엄마를 찾아 아래를 내려다 보던 나는 그만,
2층에서 1층 마당에 시멘트 바닥으로 떨어졌어.
쿵 하는 소리에 놀란 1층 주인집 아저씨가 바로 나왔고, 머리에 피를 흘리고 의식을 잃은 나를 발견하시곤
화들짝놀라 품에 들쳐안고 근처에 있던 동네 병원으로 뛰어가셨지
우연히도 시장에 있던 어머니는 웅성웅성 하는 소리에 누가 피흘리는 애를 들쳐안고 뛰어가는 모습을 보셨고
찰나에 그 애가 나인걸 알아차리고 장보던거 다 던지고 뛰어가셨대.
아무튼 그렇게 어머니는 나를 안고 동네 병원 응급실에 갔지만,
여기선 손을 쓸 수 없고 옆 도시에 대학병원으로 가야한다는 소릴 들으셨어.
어머니는 일하고 계시던 아버지를 다급하게 불렀고, 아버지 차를 타고 대학병원으로 달렸대.
희미하게 기억 나는 장면 중 하나가 뒷자석에서 어머니 무릎을 베고 쓰러져 있던 내가 잠깐 의식이 들었을 때 인거 같아.
내가 기억하는 다투시는 장면은 아버지가 혼이 빠질듯 패닉상태 였던 어머니에게 정신차리라 다그치셨던거였어.
그렇게 아버지는 어머니를 달래며 200가까이 밟아서 대학병원에 나를 데려가셨어.
머리를 24바늘 정도 꿰맸지만 다행이 뇌에 손상을 입고 그런건 아니라 큰 후유증 없이 회복할 수 있었지.
개미가 기어가는 느낌은 수술할때 어렴풋이 남은 기억이거나 꿰맬때의 느낌이지 않을까 싶어 ㅎ
지금은 이마에 희미하게 남아있던 흉터마저도 지워서 이젠 흔적도 안남게 되었지만
그때의 기억은 희미하게라도 남아있네 ㅎ
3. 도끼
이 썰은 내가 겪은 이야기는 아니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잠 못드는 밤에 군대 동기가 해준 이야기야.
동기가 해준 이야기는 자신이 꾸던 악몽에 관한 내용이야
동기는 예전부터 똑같은 내용의 악몽을 여러번 꾸곤 했었데, 잊을만 하면 한번씩 꾸는 꿈이었지.
반복되는 꿈의 내용은 이래,
이 꿈은 아주 허름한 화장실에서 동기가 소변을 보면서 시작돼.
동기가 묘사해준 화장실은 서부배경 헐리웃 영화 속에 나오는, 고속도로 옆 한~적한 휴게소에 있을법한
아주 낡고 관리안된 그런 느낌의 화장실이야.
지하 1층에 설치된 화장실인건지 가파른 계단을 걸어 내려오면 일자로 쭉 늘어선 화장실이 보여.
계단을 내려와 입구에서 보면 왼쪽엔 벽면엔 대변보는 칸이 쭉 늘어서 있고,
오른쪽 벽면엔 10개 정도 되는 소변기가 쭉 늘어서 있어.
등은 한 두개씩 꺼져있고 수명이 다해 지지직 거리고 있고, 끝자락엔 환풍기가 힘없이 돌아가고 있지.
게다가 흰색이었을 타일이며 소변기가 누렇게 때가 껴서 전체적으로 어둑하고 칙칙한 느낌이야.
무튼 이런 아무도 없는 침침한 화장실에서 가운데쯤 소변기를 골라잡고 소변을 보려는데
오른쪽에 보이는 계단으로 누군가 터벅.. 터벅... 내려오더래
지하로 내려오는 계단구조상 내려오는 사람의 다리부터 보이잖아?
카우보이 부츠 같은걸 신은 사람이 내려오는게 보이더래.
특이한 신발이네 하곤 고개를 돌리고 소변을 보는데,
하필이면 하고 많은 자리 냅두고 자기 옆자리 소변기 앞에 서는거야.
눈은 물론 자기 소변기를 쳐다보는데 주의는 옆사람한테 가있는거지.
알다시피 대게 남자들은 옆자리 붙어서 소변을 잘안보니까.
속으로 이 새끼 뭐지 하필 옆에 서냐 이러면서 괜히 긴장하고 있는데.
갑자기 옆사람이 나지막한 중저음의 목소리로 '야...' 하고 부르더래
그래서 쳐다보려 고개를 돌리는 순간 갑자기 손도끼로 머리를 찍었어.
꿈인데도 불구하고 나무에 도끼를 찍히는 그런 느낌과 쩍! 하는 느낌과 함께 깜짝 놀라 '악' 소리를 지르며 깻데.
처음 이 꿈을 꾸고 딱 깻을땐, '아 꿈이었구나; 뭔 이런꿈이 다있냐' 하고 생각하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갔지.
근데 이런 똑같은 내용의 꿈을 드물게 꾸는거야, 잊고 살만하면 한번씩.
같은 내용과 전개로 반복 되는 꿈에 어느 순간부터는 꿈이란걸 자각하게 됐데
그러자 동기는 머리속으로 '아 시발 또 이꿈이구나' 하고 고개를 돌리니 아니나 다를까 또 그 남자가 계단을 내려오고 있어.
당연히 또 옆에 섰지.
동기는 체념하고 속으로 꿈이 빨리 깨지길 빌고 있었지.
그 순간 옆에서 그 남자가 이렇게 말했어.
'어? 꿈인거 눈치챘네?'
그 말에 헉! 하고 옆으로 고개 돌리니 바로 또 도끼로 머리가 찍히며 꿈에 깻지
그러다 곰곰히 생각하니 열받는거야 이유도 내용도 없이 자꾸 꿈에 나와 머리를 찍으니까 ㅋ
그래서 다음번에 또 이꿈을 꾸면 그 남자가 도끼로 찍기전에 먼저 선제공격하자 맘을 먹었데.
그렇게 맘 먹은 한참 후에 또 꿈을 꾸게 됬는데, 역시나 오른쪽엔 남자가 내려오는게 보였어.
이번엔 안당한다 하고 다짐하면서 시선은 다시 소변기에 두고, 남자가 옆에 서고 말을 거는 순간
바로 피하고 반격해야지 하고 속으로 맘 먹었지.
뚜벅뚜벅 걸어오는 발걸음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면서, 옆에 선 뒤 말을 거는 타이밍을 재고 있었데
머리속으로 시뮬레이션을 돌리면서.
그렇게 온 몸의 촉각을 곤두세우며 긴장하고 있는데
이번엔 갑자기
남자가 옆에 오자마자
'그게 맞다'
이러면서 바로 찍어버리더래
결국 동기는 이번에도 머리를 찍혔고, 헉! 하면서 잠에 깻지.
당시엔 또 당했다는 생각에 부들부들 했지만,
어째선지는 몰라도 다행이 이 이후로는 더이상 이 꿈을 안꾸게 됐다네
여기까지가 동기에게 들은 꿈 이야기야.
아! 이건 여담인데 나는 일, 이병때 선임들 모시고 생활하다
선임대접 받기 시작한다는 상병 3호봉이 되자마자 동기 생활반을 하게 됬었어 ㅋㅋ;
덕분에 일, 이병 때 닦던 변기를 전역 3일전에도 닦고 나왔지 ㅠ ㅋㅋ
이건 이거대로 공포썰 아닐까 ㅋㅋ
이런 경험 외에도 짧은 썰 몇개 풀자면,,,
무한 가위에 빠졌던 일?
몽중몽이라 해야 하나
나는 가위에 잘 눌리는 체질이라 이젠 익숙해져서, 가위 눌리면 '아?! 가위네 시발' 하고
바로 손가락에 힘주고 풀거든.
한번은 가위에 눌려서 손가락에 힘 줘서 바로 풀었는데, 또 걸린건지,
꿈속의 꿈에서 가위를 푼건지 바로 또 가위에 눌린 상태더라고
그런데 이번엔 손가락을 써도 안풀려;
그래서 손발가락 다 써가며 겨우 풀었어..
겨우 풀어내고 깬 다음 한숨돌리면서 '휴... 이제 편하게 자야겠다' 싶은데 뭔가 이상해
보니까 여전히 꿈안이었던거야
게다가 이번엔 손발 다쓰고 몸을 비틀고 악을 쓰고 소리를 질러도 안풀리는거야
당황스럽고 괴로워서 계속 악을 쓰는 도중
엄마가 탁 하고 나를 깨우면서 풀리더라
거실에 있던 엄마가 내 끙끙대는 소리에 와서 깨우신거래
나도 거실에 자던 엄마를 이런식으로 한 번 구해준? 경험이 있는데 되게 감사했어 ㅋㅋㅋ
다음 썰은
고3때 나 빼고 가족들 여행가서, 야자 끝나고 혼자 집에 들어간 적이 있는데,
당시 신발장 있는 곳 센서가 잘 안됬었어.
그래서 어둑한 빈 집에 불꺼진 상태로 중문 여는데
그림자 같은 검은 형체가 쑉하고 화장실로 들어가는거야.
흠칫하고 잘못봤겠지... 하고 화장실 불키고 보니까 당연하게도 아무것도 없더라 ㅋㅋ
괜히 쫄려서 허공에 대고 '야 좋은 말로 할 때 나가라, 뒤진다...' 이랬었어 ㅋㅋㅋㅋㅋ
묘한건 키우던 강아지가 소심한 공주같은 성격이라 3일에 한번쯤 살짝 짖는걸 들을 정도였는데
그 날은 현관쪽을 보고 몇차례 짖더라;
괜히 기분이 묘했지.... ㅎ
또 전역하고 대학동기들이랑 한참 흉가 찾아다닐때,
한 블로그에서 폐교라고해서 찾아간 곳이 있어.
자물쇠로 잠겨진 철문 넘어서 불빛하나 없는 운동장을 떠듬거리며 들어서는데
폐교 건물쪽에서
'거기 누구요!'
하고 어떤 남자가 나와 소리치는 거야.
그 소리에 우린 화들짝 놀라서 혼비백산하면서 도망갔지 ㅋㅋㅋ
도망나와 진정하고 보니 귀신은 아닌거 같다 싶고, 건장한 남자 넷이 있는데 왜 쫄았나 싶어 다시 들어갔어 ㅋㅋㅋ
그런데 알고보니 어떤 분이 폐교를 인수해서 가정집으로 해놓고 살던계셨고, 주무시던 와중에 소리가 들려 나오셨데 ㅋㅋ
괜히 안쫀척 하면서 다시 들어섰을때 행동대장 격인 친구놈이 그 분께 다가가서
너무 해맑게 '안녕하세요 저희는 흉가를 찾아다니고 있던 학생들인데요~ 폐교인줄 알고 잘못들어왔어요' 하고 설명하니까
말씀해주시더라ㅋㅋㅋㅋ 물론 공손하게 죄송하다고 90도로 인사하며 사과드리고 나왔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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