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20년전쯤 얘기입니다.

저는 초등 3~4학년이었고 큰 아파트에 살며 아파트 상가에 있는 학원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8시쯤 마치고 친구들과 단지내 작은운동장에서 공놀이하고 9시쯤에 집에 오는게 일과였어요

어느 11월 이었습니다.

그날도 저 포함 5~6명 되는 친구들은 해는 진지 오래지만 그 가로등 불빛에 기대어 공놀이하는게 행복이고 기대였습니다.

그런데 그날따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더군요. 학원 마치고 축구공을 옆구리에 낀채 애들과 고민을 많이 했어요
'날이 이런데 할까말까..?'
하지만 그땐 축구에 진심이었던거 같습니다.

소운동장 가기로 결정이 나고 단지를 가로지르고 있었는데

주차되어있던 샤니빵차（트럭）가 있었어요
（샤니빵은 지금은 시중에 잘 안보여도 그땐 공장이 성남에 있었어요）
그런데 그냥 있는게 아니라 화물칸문이 활짝 열려있었고 그 안엔 빵이 수두룩 쌓여있었습니다.

우리들은 호기심+식욕 으로 가까이 가봤는데 기사아저씨도, 주변 사람들, 아무도 없어 보여서
축구고 뭐고 빵이나 먹자 라는 생각으로 한두개씩 챙겨 집으로 갔습니다.
공짜빵이라 그런지 맛있었어요.

다음날도 학원은 8시에 마쳤고...

역시 축구공을 들고 운동장으로 가는길인데...

그 빵차는 여전히 화물칸문이 열려 있는 상태였습니다.
말도 안되는 일이라 생각해서 기분이 안좋아 이번엔 빵을 훔치지 않고 공놀이 하러 바로 갔습니다.

그렇게 한시간 가까이 놀고 집에 가서 가족들과 저녁식사를 하는데 아버지께선 매번 mbc 9시 뉴스를 보셧습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우리 아파트가 나와 기사가뜨는데
'수능 성적비관 여고생 투신자살'이 뜨고 투신장소를 모자이크와 함께 줌인을 했습니다.

그런데 그 줌인하는곳이 샤니 빵차 지붕이었고 지붕위에 떨어진 누나의 충격으로 뒤문이 열려있었던 것입니다.

그 뉴스를 보고 저는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