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바닥에서 나온 것은
평범해 보이는, 솔직히 말하자면 좀 삭은 아저씨였다
그래, 나이 34에 새치 가득 얼굴에는 수염만 덥수룩하고
주름살이 깊게 페인, 그 남성.

도대체 왜 내가 그를 보고, 노인이 아니라 남성이라 생각했는지 모르겠지만
그럼에도, 그는 이 새벽 수로에서 담배를 깊게 들이마시며
별 흥미 없다는 눈으로 날 보고 있었다.

“스으으읍.”

저 깊은 수로 밑에서, 어떻게 나온 것인지
그리고 대체 어떻게 젖지도 않은 것인지
모두가 의문투성이이다.

저 남자는 누구일까?
담배는 왜 꺼지지 않았을까?

나의 공포심과 무력함이 옮겨갔다
내 앞에 서있는, 그 남성을 향해서 말이다.

“이봐 소년, 거기 서 있으면 재미있어?”

그는 담배연기를 후~ 하고 뱉으며
나를 바라보았다, 마치 무언가 대답을 원하는 양.

“네… 재미는 없어요.”

“그래.”

대화가 끝났다
대체 무슨 말이 하고 싶었던 거야?

“….”

왜일까? 왜 ‘저기요 당신은 누구죠?’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을까?
어차피 나랑 10m는 족히 떨어져있어 보이는데?

고작 담배나 피는 아저씨인데?

“스으으으읍─.”

그가 담배를 전부 빨아드리고
담배가 흰색 재가 되어, 수로로 빠지는 물길에 툭하고 떨어진다.

“…다 폈네.”

그가 자그마하게 중얼거리며
나를 쳐다보았다.

“그럼 이제 갈까?”

“가다…니요?”

***

눈을 떴다
그곳은… 내 방이었다
작고 습한, 반지하의 내 방
언재나 그렇지.

도배 따위는 되지도 않았고
그저 습기도 가득해 이끼도 벽에 붙어있고
사방에는 쓰레기가 잔뜩이다.

언재 먹었는지 모르겠는 콜라캔
누가 쓴지 모르겠는, 고무받이
어쩌다 흘린지 모르겠는 금반지와
어떤 이의 눈알과 뼈.

작고 습한 반지하
어둡고 축축하며, 타르와 같은 끈적한 느낌을 만든다
그리고, 언재나 나는 언재든지 그들을 본다
내 발 밑을 지나는, 그래 바로 너를 말이다.

??? : 아니 그래서 그 아저씨가 누군데요?!
그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