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몇 년이 지났던 것 처럼...


익숙하지만 낯선 풍경..


차가운 공기..









결국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 시간 저녁 7시..


오늘은 일부러

모든 불들을 켜지 않을 겁니다......










그날의 저는 뭐랄까요..











두려움을 대적하기 충분한

악에 받친

억울한 상태

정도로 표현하면 되겠네요..









그녀석들에게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나 괜찮다고
내 발로 천천히 내집에 다시 왔다고..
（미리 조치를 취해두었다는 고모분의 말씀도 제가 용기를 내는데에 한몫했던 것 같습니다.）








마음을 다시 한번 다잡고..

제 방으로

들어갔습니다.....









마치 몇 년은 사람이 살지 않았던 것처럼..

많은게 엉클어져 있고 먼지는 수북이 쌓여 있었어요..












조금은 떨리는 목소리로

억지로 흥얼거리며 책들이며, 필기구며..

정리하였습니다.











아무일도 없었던 일상처럼..



다시 살아보기 위한 의식처럼 제 방바닥도 깨끗이 닦아냈습니다....











모든 일을 마무리 하고

제 방 침대에 반듯이 누웠습니다.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 장면 이 모습은

정말 오랜만인 것 같이 느껴지더라구요..










내 방 침대에 내가 누워 있는 모습...











아참! 말씀을 서두에 못드렸지만







오늘은

제가

꼭 해야하는게 있습니다......!













제 방 제 침대에서 자는 것,

그리고 또 하나..... 보여주는일..













그것들이 들어오지 못하게는 해뒀지만..

언제든 기회를 엿보는 놈들이기에

나 스스로가 강해져야 한다는거...


하나도 안 무섭다고 보여주는거..


그게 제가 해야할 일이 었습니다..













아직은 초저녁..





조금은 덜 무서운 지금

잠이 들어 버리려 합니다....








오지않는 잠을 억지로 청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한............. 두시간 정도 지났나요.......








그 와중에도

몽롱해지기는 하더군요..








이게 자는 건지 ..


눈만 감고 있는건지

경계가 모호해질 때 ..










그때...










"띠리리릭! 띠리릭! 띠띠띠띠!...."











갑자기 울리는 알람..











근데.....저거.......

분명........

건전지가......

없습니다..........











제가 매번 건전지 갈아줘야하는걸 잊었거든요...

그래서 갈아준적이 없습니다..












그 알람 소음 속에

진짜인지 머릿속 상상으로 만든 소리인지...









"킥..킥"

대는 웃음소리도





다시..... 들었습니다.......











너무 무섭지만...

그것들이 다시 오긴 온것 같습니다.....







이제 시작해야겠군요..




고모님이 말씀하셨던 그것을요...











상체는 긴장으로 굳은 채,

마치 내몸이

레고라도 된것처럼

경직이 되어서 침대에서 일어 났습니다.











그리고는 베란다 창문으로 다가갔습니다.











베란다와 작은방을 연결하는 문지방

정중앙을 밟고

옆 책상에 미리 놓아둔

플라스틱 칼을 들고

허공을 일정한 간격으로 찌르며












"꺼져..사라져...."

라고 낮게 계속 중얼거렸습니다.














“난 널 죽일 거야,

꺼져,

난 니가 우스워,

넌 날 이길수 없어.”







뭐 대충

이런 말들을 했던 것 같습니다.











하고 있는 내 자신이..

또 내 등 뒤에

비어있는

모든 공간들이 ..












너무 오싹했지만

티를 낼수 없었습니다.

그러면

모든게









수포로 돌아간다고

신신당부 하셨거든요..










그 순간의 모습......

정말 이런게 공포구나..... 싶었습니다..








분명 내 뒤로는

뭔가 왔다~ 갔다~하는 느낌이 느껴지고..






베란다 낡은 창은

바람에 끼~익 끼익~ 흔들리고..







그 순간에 저는










‘내가 내가 아니었다.....’고

표현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자 이제 플라스틱 칼을

베란다 쪽으로

소리나게 집어던져 놓고..!!!







（이때 바지에 오줌을 지렸던 것 같습니다..）








베란다로 한발 넘어가










화분앞에 있던

빨간 물감（?!）으로

얼굴을 칠했습니다.









그리고는 창너머에 있는

테니스장을 계속 노려보았습니다..








분명 아직도 내 등뒤.....

작은방쪽에

누가 있는 듯 소리가 나고 있습니다....











덜그럭.. 덜그럭..










중간중간




킥킥" 대던 소리도








이제 웃음소리가 아닌

일부러 들으라는듯 화난








"킥!!!!키이��!!!!!"

이렇게 바뀌었습니다......













이때부터 소리는

정확히

'귀에서 들렸다기 보다는

머리에서 들렸다.'











'그러다... 귀에....까지... 들렸다.........'

라는 표현이 맞을것 같습니다..















너무 무섭고

울고 싶고

.........죽고 싶었습니다..















당장이라도

다리에

힘이...... 풀릴것만 같아.............













계속...!

두손으로

다리를 꼭

붙잡고 있었습니다..













이제 마지막입니다..










마주할......... 시간입니다..!








소리나는 쪽을 향해













몸을 작은방 쪽으로.....

서서히 돌렸습니다.













절대!

눈을 감거나....
겁먹은 듯.... 있으면 안되었죠..









마치 영혼이
하나도 없는 사람처럼.....









천천히...


한발 한발.....











작은방쪽으로 걸어 갔습니다.










순간 '나자신도

머리와 몸이

따로 움직이고 있네?'









라는 생각을 했던것 같습니다..











그런데
다행이 아무일도 없었습니다...









아무것도 없었습니다..











머리속 소리는


점점


잦아드는 것 같고..









저는 조금 더 용기를 내








"끼이익~" 거리는



나무 미닫이 베란다문을













닫고 다시 침대에 누웠습니다.........











억지 하품도 하고


억지 기지개도 키며.....


자려고 애를 �㎲�..










그냥 그러고 계속 있었어요..













온몸은 식은땀에 절여져 있는데..












행동은 마치
미동조차 없는 듯

편안한 듯 누워 있었어요,,












한참의 시간이 지나도 잠은 오지 않고

머리맡에 둔 핸드폰을 살짝 열어보니..














새벽 2시정도 되었더군요..


새벽 3시가 되었구요..





새벽 4시가 되었어요..









머리끝까지 차 있던 긴장이

조금 씩 풀려가며..










완전한... 잠에 들었습니다..












그리고 잊혀지지 않는












꿈을

하나 꾸었어요..











흑백같은 화면에

토토와 엄마와 아빠,

다 같이 집 뒤 테니스장에서 뛰노는 꿈..










그러다 꿈속 날이 어두워지고

갑자기 내리는 보슬비에




바로 옆 놀이터

미끄럼틀에서


비를 피하는데....







갑자기 토토가

제 품을 떠나







놀이터 수풀담장 너머로



뛰어나가는 꿈.......


그런데 그 모습이





토토가 신나하는 것 같아

행복하게 보내주는 모습.









문득, 고개를 돌려



우리집 베란다를 바라보니



왠 모르는 사람 여러명이



우리 가족을 보고 손가락질하며



수군수군 거리는 모습.........










마지막으로 엄마 아빠가

우리집 베란다를 향해


걸어가려는데







갑자기 해가 비추는 장면









그림자가.... 없는....


엄마 아빠의..... 모습......








의심이 든 꿈속의 내가




엄마 아빠 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우리집이 몇호야? 하고 물어보니









그냥 "저~어기!"

라고만 대답 하더라구요..










느낌이 이상해서

"계단으로 가자!"

라고 하며 아랫집 공실을
（꽤 오랜 시간동안 공실이라 이웃주민들이 하시는 소리를 통해 미리 알고 있었습니다..）


데려다 주니








"이제야 우리집에 왔네" 하시며,




주위를 둘어보시는 모습..


집에 들어선 다음부터는




절대 본인 얼굴을 안보여 주려 하시더라구요












띵똥! 띵똥!
띵동~띵똥!








현관 초인종 소리가 울리며 저는 잠에서 깼습니다.
















베란다문이 열려 있고....








모든 물건의 머리쪽이





저를 향해 누워 있더군요..







마치 모든 물건이 화살표라도 된것처럼..











아직까지 그게 어떤 걸 의미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주변 환경과는 달리







몇일은 푹~자고 일어난것처럼


저는 개운한 느낌까지 들더라구요











그일 이후
제가 그 집에서 이사를 가기전까지 두달동안은
별다른 일은 없었습니다.










제 얘기에 신경이 쓰이셨는지

아버지가 다른집을 알아봐 주셨어요.......

















마지막...

제가 이 떠올리기 싫은 이 일을... 기록하는 진짜 이유는........












예전 저희 아래집 304호에

새로 이사왔다는 신혼부부가

부동산을 통해 윗집인 저를 찾았고,

연락처를 알려달라고 하더랍니다..




"자꾸 이상한게 보인다고..."

그러면서 전화 너머로 난처하다는 목소리로

"근데 왜 윗집을 알려달라는지 본인도 모르겠다."고....











모든 기억을 지우고 도망치고 싶었던 저는..

제 연락처 알려주지 말라고 말했습니다..














이 글을 써도

보지 못하시겠지만

너무 죄송합니다..














너무 늦은 답변이지만....

그 당시 저는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여기까지가 제가 겪은 모든일입니다..
두서없이 적은 내용들이 많지만.. 모두 사실입니다. 모두 진실입니다..








전 지금 괜찮습니다..

하지만 제가 꾸는 그 당시의 기억들은 언제까지나 제 악몽속에 뻔한 레퍼토리로 남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