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는 병원침대에 누워있었다.

남편은 눈물이 가득한 눈으로

미수의 손을 잡고 앉아있었다.

나의 영웅, 동반자.

얘기를 진행하려면

미수의 머리가 까맣고

피부가 빛이 나던 시절이 있었고,

그런 그녀를 납치하고 감금한 사람이 있었다는 걸

당신에게 알려줘야겠다.


몇달동안 지하실에 감금된 채 얼굴을 가린 그 놈에게서

고문을 당했다는 것도 당신에게 알려줘야겠다.


그리고 미수가 비명을 지르거나 질문을 하거나 말을 걸 면

'오스베타'

라는 단어를 느리고 굵은 목소리로 답했다는 것도.


그러나 지옥같은 상황에서도 빛은 있었으니

바로 지금의 남편이라 하겠다.


그는 보일러를 고치러 왔다가 지하실의 그녀를 우연히 발견하였다.

납치범은 그를 공격하다 오히려 죽임을 당해,

적어도 그녀가 납치범이 자신에게 다시 찾아오게 될 걱정은 하지 않게 되었다.


그는 정당방위와 그녀의 투서로 아주 적은 형량만 받고, 미수와 맺어지게 되었다.

그는 미수가 허락할 때까지 미수에게 잠자리를 강요하지 않았다.

집을 밝고 안전하게 만드려고 노력하였다.

사람들의 시선을 두려워하는 그녀에게 계속해서 좋은 멘토들을 만날 수 있도록 주선해주었다.


미수가 살아가는데 있어서 인간성을 잃지 않도록 늘 옆에서 힘을 주던 사람이었다.


세월이 흐르고

미수는 이제 생명의 불이 꺼져가는 걸 느꼈다.

힘든 인생이었지만 남편이 있어서 행복했다.


미수는 힘을 짜내 말을 했다.


"고마워, 여보."


남편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주름진 미수의 이마에 입을 맞췄다.



그리고 귓가에 속삭였다.




느리고 굵은 목소리로.

오스베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