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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보고 생각나는 일이 있어서 써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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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바야흐로 2009년, 무더운 8월쯤이었음.

어무니와 아버지는 맞벌이를 하셨기에 맞은편 동네에 따로 사셨고, 나는 할머니집에서 9살 터울 늦둥이 동생과 나, 할머니 셋이서 살고 있었음.

여름방학이라 새벽까지 게임을 하고 아침 5시~6시쯤 자서, 낮 1시쯤 일어나는 게 일상이었음.

그날도 여느날과 똑같이 밤새 게임을 하고, 해가 중천에 떴을 때 깼음.

할머니랑 동생은 집에 없었고, 나는 배가 고파서 라면을 먹으려고 봉지를 뜯는 찰나에 누가 문을 두드림.

할머니 집은 연립주택이었고, 공용철문? 현관? 메인문? 암튼 365일, 24시간 열려있었음.

가끔 친구들이 연락없이 와서 문을 두드리고 했었기에, 대수롭지 않게 문을 열려고 하는데, 손잡이를 잡기 직전에 정말 느낌이 쎄했음.

그렇게 멈칫하고, 5초 정도 흘렀나? 또 두드리는거임. 그 당시에는 한두살 위에 형들만 무서워 하는 질풍노도의 시기라 일부러 시비조로 "누구세요ㅡㅡ" 라고 함.

그러니까 정말 걸걸한 목소리를 가진 중년 남성이 잠시 얘기 좀 나눌 수 있냐고 하길래, 그 말 듣고 바로 문을 열었음（지금 생각하면 진짜 미친짓임）

열었더니 검은 정장을 입은 두명의 남자가 서있었는데, 너무 오래되어서 생김새가 잘 기억나지 않지만 한명은 키 195정도에 덩치도 엄청 컸었고, 한명은 키 170정도에 왜소했음.

무슨 일이냐고 물으니, 종교 관련해서 얘기 했던 것 같음.
근데 확실히 기독교는 아니었음.

끊임없이 설명하길래 "아 됐어요, 관심 없으니까 그냥 가세요"라고 함.

순순히 가길래 사이비 종교 or 잡상인이겠지 하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라면 먹음.

그리고 그날 저녁에 곰곰히 생각을 해보니까 소름이 돋았음.

우리 할머니랑 동생만 있었다면?
내가 쌀쌀맞게 대했다고 해코지를 했다면?
왜 한 여름에 검은 정장을 풀세트로 입었을까?
다음에 또 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 뒤로 한 일주일은 전투준비태세에 들어갔음.

다행히 수상한 남자들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아직도 의문으로 남아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