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먹은 내 오래된 친구가 세상을 떠났습니다. 월요일 아침에 보니 갑자기 떠나있었다고 하네요.. 나이가 먹어서 생긴 피부병이 있고 노견치고는 동안에다가 팔팔해서 건강한줄만 알았는데 아니였나 봅니다. 취업준비한다고 유난떠느라, 날씨가 덥다는 핑계로 저번 주말은 집에 오지 않고 기숙사에 있던 머저리같은 내 자신이 너무 원망스럽네요. 주말이라 내가 올줄알고 기다렸을 텐데.. 항상 웃대에서 즐거움을 찾아가곤 했는데 이번에는 심심한 위로를 받고자 글을 올려봅니다.

친구야! 내 인생의 절반가까이를 함께 산 친구야. 형제가 없던 내게 형제가 되어주고 내성적이고 집순이인 내게 최고의 친구가 되어줘서 고마워. 저번에 집에 왔을때 나한테 꼭 붙어있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줄은 몰랐어. 너만큼 눈이 땡그랗고 귀엽고 앙칼진 강아지는 너가 처음이였는데...
더 비싸고 더 좋은 것 많이 먹이고 이쁜 옷도 많이 입혔어야 했는데 언니가 돈이 없단 핑계로 많이 해주지 못한 것 미안해. 지금 살고 있는 집에 처음 이사올때부터 함께지내서 네가 없는 집이 너무나도 허전하고 텅 빈것 같아. 나는 앞으로 너 없는 세상에서 다른 추억들은 만들며 살아가게 된다는게 너무 아쉽고 마음아 아파. 항상 비밀번호 분실시 물어볼 질문 중에서 '나의 보물 1호는?' 항목에 너의 이름을 적었었는데..
사후세계라는게 진짜 있다면 꼭 너와 다시 만나서 지난 세월은 어떻게 지냈는지 수다도 떨고, 같이 놀고 싶어.. 이제 내 사진첩에 너의 모습이 더이상 추가되지는 않겠지만, 꼭 잊지않고 너를 기억할게. 지난 시간들이 잘 놀다 간거면 좋겠어. 행복했던 거였으면 좋겠어